BC3 개인전 ‘금’ 획득… 그리스 상대로 3엔드에서 5점 대량 득점

▲ 금메달이 확정되고, 정호원선수를 번쩍 들어올린권철현 코치. ⓒ대한장애인체육회
▲ 금메달이 확정되고, 정호원선수를 번쩍 들어올린권철현 코치. ⓒ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 BC3 세계랭킹 1위 정호원 선수가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4엔드까지 진행되는 개인전 경기에서 3엔드에서 다섯점을 대량 득점하며 금메달을 미리 확정짓는 여유로운 1인자의 경기를 펼쳐보였다.

그간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만 20개, 2009년부터 단 1년을 제외한 7년간 세계랭킹을 지켜왔던 그다. 하지만 세 번에 걸친 패럴림픽 출전에서 유독 개인전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정호원 선수.

드디어 찾아온 결승전. 현지시간으로 16일 오후 5시 20분 카리오카 아레나2에 코트 위에 한국 정호원 선수가 오르고, 상대는 그리스의 POLYCHRONIDIS Grigorios선수가 나섰다.

1엔드 초반 표적구를 던진 정호원 선수가 자신의 초구를 표적구에 붙였고, 그리스 선수와 쳐내기와 붙이기를 반복한 결과 정호원 선수의 마지막 공이 좀 더 가까웠다. 결과는 1대0.

2엔드에서는 정호원 선수의 공이 표적구에 좀 더 가까이 붙으며 그리스 선수가 먼저 모든 투구를 마무리 했고, 정호원 선수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대의 공과 표적구 사이의 틈을 만들며 2점을 추가했다.

승부가 결정된 것은 3엔드다. 정호원 선수는 여기서 5점을 대랑 득점하며 승부를 확정짓는 강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 보치아 BC3 개인전 결승에 진출한 정호원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 보치아 BC3 개인전 결승에 진출한 정호원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표적구에 가까운 정호원 선수의 공을 쳐내기 위해 그리스 선수가 고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기회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든 공격이 끝나있었다. 그리고 다섯 개의 공이 남은 정호원 선수는 차분히 표적구 옆에 자신의 공을 붙여나갔다.

3엔드까지의 결과는 8대0. 한 엔드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 점수는 6점으로, 이미 승부는 결정됐다. 하지만 상대가 포기하지 않는 한 경기는 계속 진행되고, 그리스 선수는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진 4엔드, 그리스는 1점을 추가했고 최종 결과는 8대1로 정호원의 압승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권철현 코치가 정호원 선수를 번쩍 들어 올렸다. 15년의 세월을 함께했던 그들은 함께 울었고 기쁨을 나눴다.

정호원 선수는 “드디어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며 기뻐했다. 7년 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패럴림픽 금메달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자신이 답답하기도 했다. 여기에 7연속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의 보치아 전통을 혹시나 놓치지 않을까라는 부담에 지난 밤 감기로 해열제를 먹으면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정호원 선수와 권철현 코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 정호원 선수와 권철현 코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그런 정호원 선수에게 권철현 코치는 “세계랭킹 1위인데 금메달을 못 하는 것이 뭐가 무섭니, 네가 가진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며 메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중증장애 선수를 위해 홈통을 조절하고 위치를 잡으며 경기 운영을 돕는 경기 보조인 권철현 코치. 경기 진행 중 선수와 대화를 할 수도 코트를 돌아볼 수도 없지만, 공의 소리와 정호원 선수의 표정을 보며 이미 승리를 직감했던 권철현 코치다.

“정호원 선수와 나는 운명을 같이 한다.”는 권철현 코치는 혹시 자신이 놓아 준 공이 잘못 놓인 것은 아니었을까, 경로가 문제가 있지는 않았나 고민이 들어 밤에 혼자 내려와 연습을 하기도 했고, 드디어 정호원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이 함께하나 15년, 정호원 선수에게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에 늘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어머니가 있었고, 권철현 코치와 함께하는 훈련에서도 항상 후원자를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둘은 그 긴 시간을 꿋꿋하게 서로를 믿어왔고, 주변의 도움과 응원이 큰 힘이었다.

정호원 선수는 권철현 코치를 향해 “끝까지 함께해 주고, 끝까지 믿어줘서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로 진심을 담았고, 어머니에게 “강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보치아 개인전은 코트 안에 표적구를 던진 뒤 각자 6개의 공을 투구해 표적구에 가까운 공이득점으로 인정되는 경기다. 표적구와 초구는 번갈아 던지게 되고, 표적구에서 가까운 공 상대 선수가 다음 투구를 진행한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