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장애인 단체 간 이전투구 내던지고 협력해야 상생
[현장칼럼] 장애인 단체 간 이전투구 내던지고 협력해야 상생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16.10.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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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명실 이사장

최근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탈시설 운동 진영에서는 보건복지부 예산안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당장 탈시설-자립생활 기반이 부족하고 탈시설 할 수 있는 여력이 안되는 사람도 있는데 무작정 장애인거주시설 등과 관련한 예산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명실 이사장의 칼럼 게재를 요청해왔다.

이에 반론이 있는 분의 의견을 받는다.

▲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명실 이사장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명실 이사장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지난 8월 30일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이 발표된 이후 일부 장애인단체들이 ‘2017 장애인 예산 쟁취추진연대’ 등을 출범하고, 장애인활동지원 예산 동결과 관련하여 정부의 예산안을 비판하고 증액을 요구하는 한편, 이들 관련 단체들은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사업비의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 간에 예산 증액을 위해 협력하기보다 동일 분야 사업에 예산을 삭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에 대단히 당혹스럽다.

2016년도 장애인분야 전체 예산은 1조9천억원이며 장애인활동지원 5,009억, 장애수당(연금) 6,729억, 장애인거주시설운영 4,370억 등으로 3개 사업이 장애인 전체 예산의 8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사업들 중 2017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거주시설운영비는 181억이 증액되었고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시간당 활동보조 수가가 2016년 수준인 9,000원으로 동결되자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관련 단체들은 활동보조 수가 동결이 사업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며 연일 천막농성과 삭발, 기자회견등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도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예산 현실화를 위한 정책제안’에 의하면 장애인활동보조인의 임금이 1,183,200원으로 최저임금 1,260,270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활동보조인들이 국회와 고용노동부등의 압박을 통해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사업주체들은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75%이상을 임금으로 주고, 나머지 25%의 운영비 내에서 활동보조인의 퇴직금적립과 법정수당을(주휴수당, 연장수당 등) 지급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를 지급하지 못해 고발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2017년도에 최소 시간당 활동보조 수가를 1만원으로 증액이 되지 못한다면 장애인활동지원 중개기관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2017년 장애인거주시설운영 사업비 증액 내용을 살펴보면 2016년 국고지원대비 3%내외의 인상분과 신규시설 16개소에 대한 운영비 그리고 인권 및 학대피해 장애인들을 위한 쉼터 등 필수적으로 소요되어야 하는 부분의 예산이 반영된 것이다.

자세히 내용을 알아보니 2016년 국고지원대비 3% 내외의 인상분은 정부가 국고예산 확보를 못해, 2016년도에도 2014년 복지부지침 수준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고 신규시설 16개소는 지적장애인 11개소, 중증장애인 5개소이며 총 480명의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시설들로 이미 지난 2년 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운영되어 온 시설들을 이번에 지원하는 것이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과 장애인거주시설운영사업 모두 정부예산의 빈약함으로 인해 발생된 문제이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활동보조서비스 중개기관들에 의해서 추진되는데 특히 자립생활을 사회운동화하기 위해 설립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에서 본 사업에 참여하여 중개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표방하고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택과 자기결정권을 실천방안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집단적으로 수용되어 있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고 집단수용 과정에서 다양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설은 없어져야 하고 이용자들은 탈시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복지부 통계를 보면, 장애인거주시설은 2012년 장애인복지법 개정 이후 소규모화 법적 근거에 의해 20인이하 시설이 126개소, 20인이상 30인이하 시설이 182개소로 4년 만에 전체 626개소 중 50%에 해당되는 시설이 30인 이하 소규모 시설이 차지하게 되었으며, 서비스는 이용자의 선택과 자기결정권 존중을 서비스 이념으로 하여 개별적 삶 지원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분명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사회운동으로 이끌어온 활동가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IL센터를 비롯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제공하는 기관들과 장애인당사자 단체들의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적극 공감한다. 그런데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예산 증액을 위해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어쩌면 장애인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을 줄이는 것이 ‘탈시설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로 나올 장애인들에 대한 지역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고는 시설 거주자들과 지원하는 사람들의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통합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정부정책에도 특수학교는 150개, 2011년 155개, 2012년 156개, 2013년 162개, 2014년 166개 2015년 167개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특수학교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이 있기 때문이다.

평생 누군가의 밀착 서비스가 없으면 생명을 위협받는 최중증 와상장애인이나 자기주장이 현저히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생활환경을 고려할 때 탈시설의 의미를 단순 거주형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광의적 의미로 ‘주관적인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는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조성까지로 확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2016년 정부예산 386조7천억 중 14.4%에 해당되는 55조8천억이 보건복지예산이며 전체 예산의 0.5%, 보건복지 예산의 3.4%에 불가한 1조9천억이 장애인복지분야 예산이다. 그리고 전체인구 5천1백만명 대비 등록장애인수가 0.5%에 해당되나 세계보건기구(WHO)는 10%를 장애인이라고 보고하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 현황과 장애인복지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부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의결이 진행될 때 장애인복지 예산이 조금이라도 더 증액 될 수 있도록 관련 단체들이 상호 협력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정부는 제한된 파이를 놓고 서로 다투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에 책임을 지고 우리나라 장애인복지 예산이 OECD회원국 중 GDP대비 장애인복지 예산이 최하위인 터키와 멕시코에 이어 꼴찌에서 세 번째임을 감안하여 장애인복지 예산 증액에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