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증장애인생존권예산쟁취공동행동, 눈물의 삭발통해 장애인 예산쟁취 위한 목소리 알려
장애인연금 증액,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단가 등 예산 증액돼야

▲ 2017 중증장애인생존권 예산쟁취를 위한 2차 삭발식.
▲ 2017 중증장애인생존권 예산쟁취를 위한 2차 삭발식.

지난 9월 정부는 2017년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 예산안 중 장애인 예산은 총 1조1,513억 원. 이는 장애계가 요구했던 2조2,381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터무니 없이 낮은 예산안에 분노한 장애계는 2017년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 쟁취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결성해 지난달 9일 1차 삭발식에 이어 지난 19일 또 다시 삭발을 통해 예산쟁취를 위한 장기 투쟁을 예고했다.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
▲ 장애인연금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 장애인연금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2017년 정부예산안으로 또 다시 우리를 우롱하고 있다. 장애인의 완전한 자립생활은 결국 또 다시 멀어진 것.”이라고 비판하며 “우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은 자립뿐만 아니라 생존권 쟁취를 위해 23주년, 33주년이 되더라도 투쟁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장애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장애인 복지 예산 중 장애인연금의 경우 2016년 20만5,230원에서 2017년 20만5,430원으로 단지 ‘200원’이 증가한 금액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을 반영하지 못한 금액이라는 것.

장애인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일을 하기 사람들에게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소득보장을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장애계는 그동안 20만 원의 금액으로 실질적인 소득보장이 어렵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고, 장애인연금 증액을 요구했다.

이에 공동행동은 장애인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연금 증액에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시혜가 담긴 것을 보여준다고 분노하며, 최소 소득보장이 되기 위한 금액인 ‘30만 원’으로의 증액과 1급~3급까지의 대상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는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담은 ‘장애인연금 200원 증액’은 우리를 동정과 시혜의 눈으로 보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예산으로 우리가 진정한 자립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없어선 안 될 제도인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단가 인상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2016년 기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급자는 6만1,000여 명, 지원인력 5만4,000여 명, 제공기관 920여 곳이다. 그러나 2017년 정부예산안을 살펴보면 서비스단가와 지원대상이 지난해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활동지원서비스의 비현실적인 서비스단가(시간당 9,000원)는 활동보조인이 생활에 허덕이고 중개기관과 갈등 등 여러 곳에서 문제를 야기했다.

때문에 장애계는 그간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활동지원서비스의 단가 인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는 활동지원 서비스단가는 시간당 9,000원으로 올해와 동결됐고, 지원대상은 6만1,000인에서 6만3,000인으로 소폭 확대됐다. 

더불어 지난 5월 기준 실 이용자수는 이미 6만3,000인이 넘는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와 사실 상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공동행동은 지원대상을 7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서비스단가는 2017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고려해 1만1,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 예산 신설과 자립생활센터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욕구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이 이미 자립생활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하며, 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정보 제공과 자립생활 체험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이 예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자립생활지원과 관련한 예산을 오히려 삭감하고 있다.

정부예산안을 살펴보면 내년 센터당 지원금은 올해 금액인 1억4,900만 원에서 도리어 5% 삭감된 1억4,250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지원센터 또한 62개소로 동결됐다.

이에 공동행동은 탈시설 수요를 고려해 지원센터를 80개소로 늘리고 센터 지원금액을 2억 원으로 상향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공동행동은 시설이용인들이 자립을 하고 난 뒤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탈시설정착금으로 68억 원과 자립생활주택 마련 지원금 85억 원, 거주시설 연계 사업에 9억3,500만 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공동행동은 장애어린이와 발달장애인을 위한 △장애아동 발달재활서비스 예산 편성 △장애아동 지역사회 전환서비스 확보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시군구 설치 및 시범운영 △행동발달증진센터 확대 △발달장애인용 정책정보 제작 및 배포 예산 확보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지원 예산 확보 △위기발달장애인쉼터 운영지원 예산 확보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설치 및 운영 예산 확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발달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을 예산 요구안으로 발표했다.

‘열 번 머리카락을 잘라서라도 평등 찾겠다’

이날 공동행동은 투쟁을 외치며 예산 쟁취와 ‘평등’을 위한 목소리를 삭발식으로 알렸다.

▲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성주 소장이 삭발을 거행하고 있다.
▲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성주 소장이 삭발을 거행하고 있다.

삭발에 참여한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장애인이 거리에서 목 놓아 외치고, 길바닥에서 나뒹굴고 농성하는 등 처절한 투쟁과 희생 속에서 인권과 평등을 스스로 쟁취해왔다.”며 “장애인의 피땀 어린 생존권을 정부는 시대를 역행하며 짓밟고 있다. 우리는 그 역행을 가로막고 투쟁으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며 삭발을 통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 결연하게 투쟁중인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 결연하게 투쟁중인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이어 두 눈을 질끈 감은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성주 소장의 삭발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모인 신영노 소장, 최진영 공동대표, 최용기 회장 등 8인의 참석자들이 눈물 속에 삭발을 감행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지역 안동시 장미자 지회장은 “한 번이 아니라 열 번 삭발을 해서라도 우리 장애인의 평등을 찾겠다.”고 구슬프게 투쟁 의지를 밝혔다.

삭발식 도중 투쟁을 외치던 장애계와 경찰의 몸싸움이 있었다. 이후 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러 장애인생존권 예산 요구를 위한 면담서를 제출했으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등 각 정당 원내대표에게도 면담서가 전달됐다. 더불어 장애인생존권 예산 쟁취를 위한 1박 2일 농성을 벌였다.

▲ 삭발식을 거행중인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
▲ 삭발식을 거행중인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지역 안동시 장미자 지회장.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지역 안동시 장미자 지회장.

 

 

 

 

 

 

 

 

 

 

 

 

 

한편 삭발식에 앞서  한자협은 자립 13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시설에서 자립으로, 시혜에서 권리로’를 표어로 내건 이번 기념식은 지난 13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축하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전국에서 추천된 12인의 ‘자립왕’ 시상식이 먼저 있었다.

자립왕은 오랜 기간 시설에서 거주하다 스스로 자립을 계획해 해당 지역에서 당당한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당사자에게 부여하는 상으로서, 자립을 독려하고자 마련된 상으로 이용석, 한규선, 유재근 씨 등 총 12인이 수상자로 축하를 받았다.

▲ 경찰과 대치중인 기자회견 참가자.
▲ 경찰과 대치중인 기자회견 참가자.

 

▲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영아 회장.
▲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영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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