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페어밴드 김태웅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회복지 현장을 떠났지만 참 애증이다.

작년 8월, 20여 년을 함께 했던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 1년 넘게 제3자의 시각으로 사회복지 현장과 한국사회복지협회를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사회복지사들에게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없다’는 것이다.

어디서 배웠는지 ‘밀실정치’와 ‘회원을 우습게 아는 태도’, ‘선배에게 어디 감히!’라는 세 가지 모습으로 협회를 이끌어 온 것은 아닐까 싶다.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대의원으로 3년간 활동하며 별의별 일들을 겪으며 느낀 필자의 결론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나갈 방향이라는 주제를 받고, 필자는 대의원으로서 3년간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대의원 총회에 지속적으로 참여를 하면서 느꼈던 점을 짧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회원들 중심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수반과정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통해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을 대신해 의견을 개진하고, 한사협의 올바른 방향성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의원이다.

지난 3년 전, 회원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국사회복지협회장 선거에 전자투표를 도입하자는 안건이 대의원 임시총회 안건으로 올라왔을 때 당연히 관철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투표 과정서 다수결에 밀려 뒤집어지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어떻게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 엎어질 수 가 있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협회장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역겨워하는 정치판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정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다.

초등학생 학예회 수준보다 뒤떨어진 회의 진행,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밀고 넘어가려는 권위적 집행부, 그것이 현재의 한사협의 현실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며 흘러온 것이 아닐까.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참여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협회 임시총회를 한 번만 참여해본다면 이해 갈 것이다. 새로운 임기를 맞이한 협회 대의원들, 올바른 생각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실천도 중요한 법이다.

협회의 의결기관인 대의원 총회 수준이 이정도니 협회가 사회복지사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가 자랑스럽게 뽑은 수장이다. 그 수장이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말로만 떠드는 이 바닥 냄비근성,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태생적, 구조적 한계, 회원을 우습게 아는 수장, 회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협회 사무국... 수많은 이유들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시작은 관심과 참여에서부터다.

우선 대의원들이 바뀌어야 한다.

협회 대위원은 이력서에 본인의 경력 하나 추가시키기 위함이 아니다. 회원들의 입을 대신해 모든 정책의 심의, 의결하는 임시총회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대의원 선출과정서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어려움이 있는 기관장, 시설장, 최고관리자 보다 현장 실무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바닥 민심’이 협회 의결기구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활성화 방안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 (차기 회장 출마자들의 선거공약에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협회 정관개정을 통해 회원들의 뜻을 어기는 협회장에 대한 탄핵규정도 신설해야만 한다. (이것은 차기 회장후보자들의 1순위 선거공약이 돼야만 한다.)

이 세 가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이정도 안전장치를 갖춰놓는다면 지금처럼 회원을 우습게 아는 한국사회복지협회는 되지 않을까 한다.

다가오는 20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선거에서는 SNS 분위기에 함몰돼 있는 폐쇄성, 실천없이 입으로만 떠드는 포효, 이 두 가지 한계점을 극복하고 우리, 아니 당신이 원하는 수장을 뽑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필자도 지난달 소중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협회비를 냈다. 차기년도에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내볼까하는 즐거운 고민이 내게 주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

대의원은 대의원으로서, 회원은 회원으로서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됐다 이야기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참여하고 실천하기 시작한다면 두 번 다시 회원을 우습게 아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말자.

반드시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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