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소비되는 요즘 음악이 아닌, 정성이 들어간 음악을 하고 싶다.”

▲ 가수 김지호씨가 사진 촬영을 하며 자세를 잡고 있다.
▲ 가수 김지호씨가 사진 촬영을 하며 자세를 잡고 있다.

김지호 씨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지난 2009년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의 노래가 더욱 주목을 받았던 건 어쩌면 그가 시각장애가 있는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지 일회성의 관심으로 사라지기엔 김 씨가 가진 음악적 재능이 분명 뛰어 났다. 또한 스스로 음악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도 뚜렸했다.

진심이 가득 담긴 음악을 통해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꾸준히 자신의 음악적 세계관을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는 김지호 씨를 만나봤다.

현재 20대 청년이 돼 자신만의 주관을 뚜렷하게 만들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자랑하고 싶어 방송에 출연했던 17살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지금과는 다른 마음가짐이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방송에 나왔을 때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어렸기 때문에 그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뽐내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밴드로 활동하던 아버지와 유명한 만화영화 주제곡을 부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 씨는 어린 시절부터 나이 또래가 흔히 듣던 동요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팝, 클래식, 재즈 등 서양음악을 접하다보니 훗날 그가 관련 분야의 연주법과 기술을 익히는데 도움이 됐다.

▲ 가수 김지호 씨.
▲ 가수 김지호 씨.

본격적으로 음악에 대한 욕심이 생긴 건 중학생 무렵. 다른 가수들의 무대와 음악을 들으며 ‘나도 저 가수처럼 큰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침내 방송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었다.

“음악에 대해 더 깊이 생각을 하게 된 건 대학교 3학년이 되고나서였어요. 교수님께서 현재 한국의 음악시장이 상업적인 음악 위주다 보니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해주셨어요. 그때 ‘아, 내가 순수예술로서의 음악을 하는 음악가가 돼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김 씨는 시각장애로 청각이 발달돼 다른 사람들 보다 음을 짚어내는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한 곡을 들으면 남들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 곡을 기억한다.

그는 그의 능력이 빠르게 만들어 지고 빠르게 소비되는 한국의 음악시장을 보다 마음이 담긴 음악들이 많아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사, 작곡 과정 뿐만 아니라 한 곡을 구체화하는 편곡 작업에 더욱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김 씨. 기술의 발전으로 틀린 부분을 손쉽게 컴퓨터로 손볼 수 있지만 그는 직접 마음에 드는 연주와 소리가 나올 때 까지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악기 하나하나, 음 한음한음 마음에 들 때까지 연주를 하고 소리를 합치면서 음악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정말 마음이 들어간 따뜻한 음악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는 꼼꼼한 자신만의 소신으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함께 곡 작업을 진행하는 동료들이 길어지는 작업에 다소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음악에서 만큼은 단호하게 자신의 작업 방식을 지키고자 한다.

“오래 걸리는 작업일지라도 여러 조합을 연구하고 시도해보면서 결국 마음에 드는 곡이 나오면 정말 기쁘죠. 그렇게 공들여서 음악을 만들고 그 안에 나만의 이야기를 듬뿍 담으면 사람들이 결국 제 음악을 들으면서 저와 소통을 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년이자 음악가 김지호 씨는 앞으로 한국에서 보다 다양한 음악이 만들어지고 사랑받길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부터 정성들여 음악을 만들고 꾸준히 세상에 알리는 중이다. 그런 그의 진심이 한국의 음악시장을 좀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장애인이기 때문에 동정으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음악을 평가 받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목소리만 좋다거나, 고음을 잘 내는 가수로만 남고 싶진 않아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음악으로 서로 치유하는 아름다운 곡을 만드는 가수이자 작곡가로 사람들이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 가수 김지호씨가 사진 촬영을 위해 사진작가와 촬영 직전 조명을 맞춰보고 있다.
▲ 가수 김지호씨가 사진 촬영을 위해 사진작가와 촬영 직전 조명을 맞춰보고 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