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통합놀이터 개념 정리와 확산을 위한 토론회 열려

▲ 통합놀이터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통합놀이터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인지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부모 역시 아이들이 노는 과정을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런 놀이터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터는 대부분 비장애어린이를 대상으로한 놀이터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가 이용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비장애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통합놀이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통합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 마련된 통합놀이터로 장애어린이와 비장애어린이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기구들로 채워진 놀이터다.

꿈틀꿈틀 놀이터 사례를 통해 보다 많은 통합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통합놀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개선이 돼야하는지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통합놀이터만들기네트워크는 지난 19일 ‘통합의 가치로 재밌는 놀이터 만들기’를 주제로 통합놀이터 확산모델 토론회를 열었다.

▲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통합놀이터가 만들어 지기 전 만드는 사람들이 ‘통합’에 대한 의미부터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마다 지향하고 있는 통합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

배 사무총장은 통합놀이터에서의 통합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통합 ▲장애와 비장애 형제·자매의 통합 ▲장애인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노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 가지의 통합을 고려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장애정도에 따른 놀이 공간 구성과 어린이의 나이에 따라 적절한 난이도의 놀이기구 배치, 놀이터 주변의 휴게 공간 까지 고려할 수 있다.

놀이기구 ‘이용’이 아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배 사무총장은 놀이터를 장애인 전용 놀이터·어린이 놀이터·무장애 통합놀이터·통합놀이터로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장애인 전용 놀이터는 말 그대로 장애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놓여 진 놀이터다. 여기에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 등 각 장애유형에 따른 놀이기구가 있다.

배 사무총장은 “장애인 전용 놀이터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놀이터가 특정 어린이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면 어린 시절부터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놀이터는 혼자서 노는 곳이 아닌, 모두가 함께 노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네 가지 유형의 놀이터가 적절하게 섞여서 만들어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 사무총장은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서 △평등 △참여의 보장 △다양한 수준 적용 △비소외를 주요 원칙으로 꼽았다.

배 사무총장은 “놀이터에서 장애어린이도 비장애어린이도 모두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평등이 있어야 한다. 그 누구라도 놀이터의 중심에서 놀 수 있어야 한다.”며 “단지 모든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대공원에 만들어진 꿈틀꿈틀 놀이터는 공간이 크기 때문에 장애어린이와 비장애어린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놓여졌다.

▲ 조경작업소 울의 김연금 대표가 조합놀이대의 디자인 사진을 보여줬다.
▲ 조경작업소 울의 김연금 대표가 조합놀이대의 디자인 사진을 보여줬다.

조합놀이대의 경우 꿈틀꿈틀 놀이터의 대표적인 놀이기구인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린이도 이 놀이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돼 있고 내부에서도 다양한 체험 판이 마련돼 있다. 

더불어 활동성이 많고 연령이 높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암벽오르기나 관미끄럼틀 같은 다양한 난이도의 놀이기구가 합쳐져 있다.

이 조합놀이대에서 다양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서로에게 순서를 양보하거나 놀이기구를 이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터의 경우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의 특성을 고려한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가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가 아닌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데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놀이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배 사무총장은 “놀이터의 본질은 많은 아이들이 함께 노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서 즐기는 놀이터는 의미가 없다.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 아이가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데 또 다른 아이가 함께 놀 수 있도록 놀이터를 구성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통합놀이터’에 대한 홍보 필요

통합놀이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린이들이 주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놀이터가 생겨야 한다. 

▲ 경기대 대학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이영범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 경기대 대학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이영범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경기대 대학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이영범 교수는 통합놀이터가 보다 많은 곳에 만들어지기 위해서 먼저 통합놀이터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사회에 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어린이대공원에 만들어진 놀이터가 통합놀이터인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보이면 장애어린이만 노는 공간이라고 인식해 놀이터를 떠나기도 한다.”며 “통합놀이터가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노는 곳이라고 사람들이 알아야 만들어 놔도 자연스럽게 배려하면서 함께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어린이대공원에 만들어진 꿈틀꿈틀 놀이터같은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공공의 장소에 좋은 선례를 만들어 계속해서 홍보하고 이후 동네에 하나 둘씩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통합놀이터를 확대해야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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