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에 처음 만난 크로스컨트리… 2022 베이징 메달 만들 것

▲ 14살 소녀 선수가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서울)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신인선수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국가대표로도 성장 중이다. ⓒ정두리 기자
▲ 14살 소녀 선수가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서울)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신인선수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국가대표로도 성장 중이다. ⓒ정두리 기자

14살 소녀 선수가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서울)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신인선수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국가대표로도 성장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크로스컨트리 여자 시각부분 5km 프리에서 16분29초80으로, 2.5km 클래식에서는 8분7초의 기록으로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시범경기였던 바이애슬론 여자 시각부분 스프린트 3km에서는 21분07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봉현채 선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장애인동계체전에서의 기록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비장애인 전국동계체전에 출전해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초등부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장애인체전과 달리 비장애인체전은 시각선수인 봉현채 선수 앞을 달리는 가이드가 없지만, 경기 코스를 외우다시피 훈련해 큰 불편은 없다.

그리고 봉현채 선수는 앞으로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모두 나가 메달을 따는 선수를 꿈꾸고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쉽지 않은 것이 매력이 있어요. 다들 어렵고 힘든 경기라고 하지만 난 오히려 그런 면이 좋아요. 훈련하며 쉬지 않고 달리다 보면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눈밭을 달리는게 좋아요”

처음 크로스컨트리를 시작 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동했던 엄마 추순영 선수를 따라 설원에 나왔다 한번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신어봤다.

봉현채 선수는 “엄마를 따라 나오기는 했는데 구경하는 것도 혼자 노는 것도 심심해 졌다. 그러다 처음 크로스컨트리를 접하게 됐다.”며 “놀면서 시작해 노는 듯이 했던 것이 애착을 가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봉현채 선수에게 꼭 알맞은 말이다.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좋은 크로스컨트리다.

그렇게 성장한 봉현채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끝나가던 11월,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신인선수로 선발돼 훈련하고 있다. 그리고 ‘훈련’이 ‘방학’의 다른 이름이 됐다.

▲ 봉현채 선수(뒤)의 경기 모습. 시각부문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 앞에는 가이드가 함께 경기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 봉현채 선수(뒤)의 경기 모습. 시각부문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 앞에는 가이드가 함께 경기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겨울 훈련이 시작되면 아침에 일어나 트레이닝장에서 자세훈련을 하고 오전과 오후, 저녁까지 훈련한다. 여름에도 롤러를 단 스키를 신고 훈련을 계속해왔다.

아직은 힘든 훈련에 투정도 생기는 중학생 소녀지만, 그래도 ‘크로스컨트리가 좋다’는 마음 하나는 단단하다.

봉현채 선수는 “무작정 열심히 한다.”며 “크로스컨트리가 좋아서 열심히 했고, 열심히 하면서 더 좋아진다.”고 특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목표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다. 나이제한으로 평창동계패럴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제대회도 아직은 경험이 없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대회에 동행했던 기억이 좋은 바탕이 됐다.

봉현채 선수는 “국제대회를 보니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배우는 것도 많았다.”며 “만 14세가 되면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어 이번 생일이 지나면 국제대회 출전도 가능하다. 국제대회에서 직접 경기하면 어떨지 궁금하다.”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멀리 보는 만큼 조금은 남다른 꿈도 있다. 패럴림픽 뿐 아니라 올림픽에도 출전해 메달을 목에거는 선수가 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봉현채 선수는 “패럴림픽의 첫 데뷔는 베이징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그리고 패럴림픽과 올림픽 모두에서 달리는 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목표를 전했다.

▲ 봉현채 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시각부문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 앞에는 가이드가 함께 경기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 봉현채 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시각부문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 앞에는 가이드가 함께 경기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특히 봉현채 선수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주목을 끌기도 한다. 바로 ‘선수 가족’이라는 것.

봉현채 선수의 아버지는 봉덕환은 전 장애인역도 선수였고, 어머니 추순영은 골볼과 사이클, 크로스컨트리, 마라톤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오빠 봉성윤은 비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동 중이다.

봉현채 선수는 “우리 가족은 모두 선수다. 엄마와 오빠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을 같이 하는데 이제 집에서는 내가 제일 잘 한다.”며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오빠는 지난해에 이미 내가 뛰어 넘었다.”고 장난스럽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가족 모두 선수인 이들의 풍경은 조금 다를까 기대했지만 “평범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신 가족들은 선수로써 봉현채 선수가 성장할 미래를 위해 조언을 하기도 한다.

이어 “엄마는 운동 보다는 영어공부에 더 욕심내라고 한다.”며 “앞으로 선수로 계속 성장하려면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집에서의 조언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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