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법 5월 시행, 여론과 인식은 여전히 ‘정신질환자 낙인’
정신건강복지법 5월 시행, 여론과 인식은 여전히 ‘정신질환자 낙인’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2.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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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 왜곡된 발언과 이를 보도한 매체 상대로 인권위 진정 제기

장애계가 정신질환에 대한 왜곡과 편견을 키워 정신질환자의 인권침해를 불러일으킨 언론, 의료인, 정치인을 지난 22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했다.

한국장애인복지지원법추진공동행동 등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시행을 앞두고 정신건강복지법 TFT 권준수 위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위원(바른정당 의원), ○○신문 등 언론매체 네 곳을 인권위에 진정했다.

오는 5월 30일 시행되는 정신건강복지법은 강제 입원 요건으로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의 정신질환이 있으며’, ‘자해나 타해의 위험성이 있는 심각한 경우’의 2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두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하면 강제 입원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강제 입원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한 8만여 명의 환자 중 약 절반 정도인 4만 명이 요건 불충족으로 퇴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의료계와 일부 언론매체는 ‘사회 혼란’, ‘퇴원대란’, ‘길거리 시한폭탄’, ‘법에 따라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 50%(약 4만 명)가 일시에 퇴원하는 것’이라고 표현해,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정신질환자의 퇴원은 곧 사회 혼란인 것처럼 보도했다.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이용표 정책위원장은 “마치 3~4만 명의 정신질환자들이 퇴원하면 사회가 혼란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며 “이탈리아는 1980년~2000년 까지 정신과 병상이 약 9만 병상에서 1만 병상으로 줄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도 1960년대 초반 60여 만개의 공공병상을 1970년대 와서 17만 병상으로 감소시킨 시기를 소위 지역사회정신보건시대로 칭하면서 자랑스러운 역사로 여긴다. 우리는 왜 염려만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지난 2011년 대검찰청 범죄 분석 보고서 역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비정신장애인의 10%에 불과하다’고 발표한바 있다.

서울시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는 “‘정신질환자=범죄자’라는 편견과 차별은 저급한 낙인행위일 뿐.”이라며 “정신질환자는 통제·관리 대상이 아니다. 존중하고 공존해야 할 대상이다. 여론몰이로 시행목적을 둔 법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와 제37조는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하는 것’과 ‘정신장애인의 장애 특성을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신경정신과 전문의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등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여론몰이식으로 자극적인 용어들을 써가면서, 대다수 국민들로 하여금 정신질환자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의사들이 ‘정신장애인을 입원시키지 않으면 폭력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원시켜야 한다’는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 장애계 단체는 언론, 의료인, 국회의원을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 장애계 단체는 언론, 의료인, 국회의원을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