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스마트 AAC’ 출시
문장 자동 완성 기능과 자유로운 제작·공유 특징

지체·뇌병변장애, 언어장애 등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사전에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입력하는 의사소통 보조기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즉석에서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기존 의사소통 보조기기에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스마트 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를 지난 1월 출시했다.

웰페어뉴스는 스마트 AAC를 출시한 센터를 찾아가 개발 계기와 제작 과정, 이용인의 사용 소감 등을 직접 들었다.

센터 안재완 과장은 스마트 AAC 개발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준비했다. 국내에 발달장애 특성을 고려한 의사소통 보조기기는 많이 나와 있지만, 지체·뇌병변장애를 고려한 의사소통 보조기기는 많이 뒤처져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말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기는 시중에 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입력하고 선택해야 말이 나오는데, 이를 입력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분이 많았다.

특수 스위치나 단말기 거치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개발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은데,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아 고가의 제품이 많았다. 이런 부분에서 이용인의 사용 환경이 많이 제한됐다.

이에 센터는 기기 접근성을 높이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지난 2015년부터 사업을 본격 진행했다.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 더 많은 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AAC는 문자형, 특수 키보드, 그림형, 상징 제작 등 총 4개의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됐다. 이용인이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느끼도록 하는 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

▲ 스마트 AAC 문자형(오른쪽)과 그림형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 스마트 AAC 문자형(왼쪽)과 그림형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기존 의사소통 보조기기는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지만, 스마트 AAC는 ‘안ㄴ’까지만 입력하면 ‘안녕하세요’를 선택할 수 있는 문장 자동 완성 기능을 갖췄다. 외국 보조기기의 사례를 참고해 스캐닝 방식으로 한 번 입력해 두면, 자주 쓰는 문장을 간편하게 입력하고 전달할 수 있다.

그림(상징) 추가·공유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그림형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하는 그림 외에도 전용 홈페이지(www.projectaac.or.kr)에서 1만여 개가 넘는 그림을 내려 받아 추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전용 홈페이지에 제작한 그림을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스마트 AAC 홈페이지에 그림(상징)을 공유하는 화면 갈무리.
▲ 스마트 AAC 홈페이지에서 그림(상징)을 공유하는 화면 갈무리.

추후 단말기를 바꿔도 서버에 동기화하는 기능이 있어 새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하나의 단말기에 여러 개의 계정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 스위치를 사용해 스마트 AAC에 글자를 입력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안재완 과장.
▲ 특수 스위치를 사용해 스마트 AAC에 글자를 입력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안재완 과장.

지체·뇌병변장애인, 휠체어 이용인 등을 고려해 특수 스위치, 마우스, 키보드, 거치대 개발도 함께 이뤄졌다.

안재완 과장은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랩 팀과 협업해 기능 개발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용인의 욕구가 워낙 다양하고 어휘 범위가 넓어 이를 적용하는 데 고민이 컸단다.

이에 기기 개발 과정에서 꾸준히 이용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용인·보호인의 욕구조사와 전문가의 설문조사를 통해 알맞은 사용 환경 기준을 잡아나갔다.

안 과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뒤, 이용인 뿐만 아니라 치료실이나 학교에서 치료·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의 만족도 또한 높다.

안 과장은 “하나의 기기로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 치료·교육 환경에 최적화 돼 있는 것 같다. 본인이 원하는 그림은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이용인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AAC 개발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제공했던 이용인 최익종 씨는 ‘대화에 더 적극 참여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마트 AAC 덕분에 말을 빨리 할 수 있어 의사소통이 더 편리해졌다. 기기를 개발해준 센터와 삼성전자 개발팀이 정말 고맙다.”

▲ 글자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말을 하고 있는 이용자.
▲ 최익종 씨가 문자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말을 하고 있다.

안재완 과장은 이제 막 출시했지만, 이용인의 반응을 발 빠르게 반영해 기기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후원 등을 통해 IOS 운영체제 스마트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13개의 음성이 지원되는 현재 버전을 발전시켜 더 자연스러운 음성이 나오도록 개발하고, 스캐닝 기능도 좀 더 다양화해 중증장애인이 기기에 더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의사소통은 사람의 가장 기초 욕구인데, 신체가 불편해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더 많은 분이 스마트 AAC를 사용해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면서 건강한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 이용자에게 스마트 AAC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모습.
▲ 안재완 과장이 최익종 씨에게 스마트 AAC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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