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정신건강복지법 강화된 ‘강제입원 요건’ 유지 권고
세계보건기구, 정신건강복지법 강화된 ‘강제입원 요건’ 유지 권고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3.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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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유와 안전에 관한 권리 실현을 위해 강제입원이 폐지될 때까지 강제입원 요건 강화 조항 유지해야”
▲ WHO 정신보건국 정신건강정책 및 서비스 개발과장 미쉘 풍크(Michelle Funk)가 보낸 공식 서한.
▲ WHO 정신보건국 정신건강정책 및 서비스 개발과장 미쉘 풍크(Michelle Funk)가 보낸 공식 서한.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오는 5월 30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의 비자의 입원(강제입원) 요건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개정 전 정신보건법은 비자의 입원 요건으로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의 정신질환이 있으며’, ‘자해나 타해의 위험성이 있는 심각한 경우’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충족하면 입원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신건강복지법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비자의 입원이 가능하다. 이전보다 비자의 입원 요건이 강화된 것이다.

WHO 정신보건국 정신건강정책 및 서비스 개발과장 미쉘 풍크(Michelle Funk)은 지난 2일 공식 서한을 통해 한국의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다만, 해당 조항은 장애인 권리 협약이 표명하는 궁극 목표인 강제입원이 폐지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미쉘 풍크 과장은 “본 위원회는 개인의 자유와 안전에 관한 권리에 대해 ‘위험성 혹은 치료의 필요성’과 같은 비자의 입원을 위한 기타 기준이 주어졌다 하더라도 ‘실제 장애가 있거나 장애가 있다고 인지된다는 이유로 개인의 비자의 입원이 될 수 있는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이에 당사국(한국)이 장애에 근거한 비자의 입원을 허용하는 정신건강 법률을 폐지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는 정신건강복지법에 ‘즉각적이거나 긴급한 위험의 가능성이 심각하고 동시에(and) 치료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비자의 입원을 허용하는 조항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특정한 맥락에서 본 법이 장애인 권리협약 조항과 조화를 이룰때까지 우리는 당사국의 정산건강복지법 제43조 2항이 비자의 입원으로부터 보다 강력한 수준의 보호를 보장할 수 있도록 혹은(or)’ 대신 ‘그리고(and)’라는 단어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WHO의 입장 표명으로 논란이 됐던 개정법률의 강제입원 요건 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의료계 일각에서는 개정법률의 강제입원 요건으로 자‧타해 위험성, 치료 필요성을 모두 요구하는 것은 WHO 지침서를 오역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WHO 지침서에 따라 비자의 입원의 기준이 위에서 제시한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만 충족하면 강제입원이 가능하도록 주장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료계가 제시한 WHO 지침서는 이미 지난 2008년 UN 장애인권리협약의 발효로 철회돼 효력이 없다. 두 가지 요건 모두를 충족하는 것이 WHO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복지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을 앞두고 당사자, 가족․인권단체, 의료계 등과 꾸준한 의견수렴을 통해 시행령‧시행규칙안을 마련해 지난 3일부터 입법예고를 진행 중이며, 새로운 입원제도 시행을 위해 입‧퇴원 시스템을 개발하고 매뉴얼을 제작 중에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입원판정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공립병원 전문의를 16명 증원하고 지자체별 시행계획 수립을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며, 입원 필요성을 독립적으로 심사하는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시범사업을 오는 6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아울러 입원판정제도 강화에 따라 법 시행 후 환자 중 일부가 퇴원할 수 있으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입원환자의 절반에 달하는 4만명이 퇴원한다’는 의견은 근거가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밝히며, 퇴원 환자는 자택 혹은 시설에서 꾸준한 통원치료와 재활훈련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복지부 차전경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0년만에 강제입원제도가 개편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부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신질환자의 인권보호제도가 한걸음 더 나아가도록 합심해 노력할 때이다.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