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시민·사회 단체, ‘노동권·복지가 보장되는 사회로’
대선, 시민·사회 단체, ‘노동권·복지가 보장되는 사회로’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3.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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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노동·공공성 강화를 위해 각 분야 시민·사회 단체들이 대선 주자들에게 정책을 제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5개 시민·사회 단체는 22일 ‘개발국가, 재벌독식을 넘어 돌봄사회, 노동존중 평등사회로’란 주제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사회 단체는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복지국가로 향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 시민·사회 단체는 22일 ‘개발국가, 재벌독식을 넘어 돌봄사회, 노동존중 평등사회로’란 주제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 시민·사회 단체는 22일 ‘개발국가, 재벌독식을 넘어 돌봄사회, 노동존중 평등사회로’란 주제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장애계·빈곤, “낙인의 사슬, 빈곤의 사슬을 끊어달라”

장애계의 핵심 요구 사항은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다.

‘낙인의 사슬’이라 불리는 장애등급제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의학적 판단에 기초해 1~6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라 차등으로 급여와 수급량을 결정하는 제도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국장은 “장애등급제는 선별적 복지의 극대화된 모습.”이라며 “우리나라 장애인 예산은 OECD 평균의 1/4의 수준이다. 최소한의 예산으로 장애인 복지가 운영되고 있다. 새로 출범될 정부는 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반영한 맞춤형 복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조 국장은 장애등급제 폐지의 세부 정책 과제로 △장애인복지예산 증액 △개인별 지원체계 마련 △공적전달체계 마련 등을 내세웠다.

장애등급제와 함께 장애계 주요 현안은 수용시설 정책 폐지다. 조 국장은 수 년 동안 이어진 시설 내 거주인 의문사와 인권침해, 시설 비리 등을 척결하는 방법은 시설 폐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돌봄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감금사회를 끝장내야 한다. 흔히 시설을 ‘보호의 공간’이라 생각하지만, 거주인들은 구조화된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대구 희망원, 형제복지원 사건이 대표 사례다. 심지어 최근에는 광주 인화원 폭행 피해자가 임시보호시설에서 조차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시설은 복지에 답이 될 수 없다. 우리는 거주이전·신체·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되는 지역사회로 시설거주인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빈곤의 사슬’이라 불리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기초생활 수급권자의 1촌 직계혈족(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 수준이 제도가 정한 수준(2016년 기준 484만7,468원 이상)에 미달해야만 수급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신청자가 부양 받지 않고 있음에도 법률상 1촌 직계혈족의 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 신청에서 탈락되는 등 수급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늘어나고 심지어 죽음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정당의 모든 대선 후보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약속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어떻게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되는가에 고민 해야 한다. ▲가난할 바엔 죽음을 선택하는 사회 ▲빈곤의 족쇄에 묶여, 부양의무가 버거워 죽음을 선택하는 사회 ▲부양의무자의 ‘능력 없음’을 증명하는 수치를 겪어야 하는 사회, 우리는 이런 사회를 버리고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외치는 것이다.”

이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복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가족과 개인에게 복지와 가난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빈곤의 마지막 해결선에 국가가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빠진 폐지는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열악한 노동자 처우, “처음부터 다 뜯어 고쳐야”

짧은 근속연수, 최악의 청년실업, 비정규직 처우 등 노동 문제도 대선에서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체 노동자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며, 월 임금 총액이 중위임금(200만 원)의 2/3수준인 133만 원 미만인 저임금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 1,963만 명 가운데 468만 명에 달한다.

노동시간은 지난 2015년 취업자 기준으로 2,27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장노동시간에 속한다. 성별임금격차 역시 OECD 1위에 해당한다.

민주노총은 열악한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비정규직 없는 사회·비정규직 권리 보장 △노조할권리·노조3권보장 △재별책임·재벌독식체제 청산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기반 확충으로 100만 개 ‘좋은 일자리’창출 △생명·안전 존중사회, 안전한 일터 △성평등 일터 △박근혜 표 ‘나쁜 노동정책’ 청산을 대선 공약으로 요구했다.

민주노총 이창근 정책실장 “노동계 정책 요구안이 결코 이룰 수 없는 사안들이 아니다.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재벌체제 청산, 적폐 청산의 과제를 안고, 노동과 평등, 복지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사회를 재구성 해야한다.”고 전했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도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전하며 ‘고용보험 적극 검토’를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실업급여로 지출하는 재정과 예산은 0.2~0.3%다. 이는 OECD 평균 2~3%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김 위원장은 “고용보험의 노동시장 폭력에 맞서 열악한 일자리를 거부할 수 있는 자유이자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실업상태를 경험했음에도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10~15%인 것이 현실이다. 고용보험 제도에 대해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장애계, 노동계 뿐만 아니라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민변 노동위원회 등이 참석해 복지·노동·공공성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