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수용시설 폐지, 1호 공약으로 약속하라!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 1호 공약으로 약속하라!
  • 박준성 기자
  • 승인 2017.04.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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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공투단, 대선 후보들에게 장애계 3대 적폐 청산 요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공약에 포함시키겠다’ 약속
▲ 천막을 설치하려는 420공투단과 경찰이 대치하는 와중에 부상을 입는 장애인도 발생했다.
▲ 천막을 설치하려는 420공투단과 경찰이 대치하는 와중에 부상을 입는 장애인도 발생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 시작한 1박2일 투쟁과 행진 끝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게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를 포함한 장애인 정책을 공약 약속으로 받아냈다.

420공투단은 장애계 3대 적폐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장애인 수용시설 청산을 요구하며 1박2일 노숙투쟁과 행진을 진행했고, 대선 후보 정당들을 찾아가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특히 ‘죽음의 공간 대구시립희망원(이하 희망원)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며 시설폐지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사 앞을 찾아간 420공투단은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경찰이 천막 설치를 제지했다.

결국 천막은 부서져 설치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장애인도 발생했다.

▲ (왼쪽부터)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근배 활동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활동가
▲ (왼쪽부터)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근배 활동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활동가

이에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경찰이 천막을 처참하게 짓밟은 것처럼 장애인들의 삶도 이렇게 무참히 짓밟고 있다. 정부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며 “우리는 우리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 싸워나갈 것이다. 장애인 3대 적폐 청산을 위해 죽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근배 활동가도 천막을 부순 경찰들을 비판하면서 희망원 사태의 원인을 대구시와 천주교대구대교구의 비리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능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서 끄집어냈다.

▲ 420공투단이 더불어민주당사 앞 도로변에 스프레이페인트로 ‘대구시립 희망원 사건 해결! 장애인수용 시설 폐지’를 쓰고 있다.
▲ 420공투단이 더불어민주당사 앞 도로변에 스프레이페인트로 ‘대구시립 희망원 사건 해결! 장애인수용 시설 폐지’를 쓰고 있다.

전 활동가는 “장애인들이 힘겹게 세운 천막을 부수기 위해 투입된 공권력이 지금 얼마나 되는가. 이 공권력 중 단 한 명이라도 희망원에 투입됐더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겠는가.”라며 “더불어민주당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 많은 공권력은 희망원 사태 때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 유력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도 왜 희망원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1년 도가니 사건 이후로 장애인 수용시설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과 학대가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해결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는 장애인들에게 무엇 하나 선택하지 못하고 순종적으로 살아왔던 삶에서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희망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활동가 역시 장애인 수용시설 거주민의 시설 이전이 장애인의 인권 보장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활동가는 “장애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해바라기 시설은 계속 운영돼 왔다. 이뿐만 아니라 시설의 법인은 반성은커녕 변명으로 일관했고, 해당 관계자들은 벌금만 내고 풀려났다.”며 “마침내 해바라기 시설의 폐쇄가 결정됐지만, 시설 내 거주민 42명은 2,3명씩 다른 시설로 전원 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쁜 시설에서 좋은 시설로 옮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장애인들에겐 단지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옮겨진 것뿐이다. 장애인 수용시설 하나 폐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대선 후보들이 얘기하는 모두가 잘 사는 나라에 과연 장애인은 포함되는가. 장애인이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야만 좋은 나라다.”고 강조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국민의당 정중규 전국장애인위원장에게 ‘대구광역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사건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안’을 전달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국민의당 정중규 전국장애인위원장에게 ‘대구광역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사건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안’을 전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본부장과 국민의당 정중규 전국장애인위원장에게 ‘대구광역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사건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안’을 전달하고, 이들로부터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를 공약에 포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후보 정책공약집에 ‘범죄시설 폐지 및 탈시설정책 추진을 위한 대구시립희망원을 시범사업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을 넣겠다고 약속했다.”며 “물론 공약집에 넣지 않을 수도 있고, 당선되더라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약속을 지키는지 계속 지켜보고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420공투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앞 도로변에 스프레이페인트로 ‘대구시립 희망원 사건 해결! 장애인수용 시설 폐지’를 쓰고, 당사 현판에 대구희망원 폐쇄를 요구하는 손팻말과 화환을 다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420공투단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현판에 대구희망원 폐쇄를 요구하는 손팻말과 화환을 달았다.  
▲ 420공투단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현판에 대구희망원 폐쇄를 요구하는 손팻말과 화환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