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10년, “‘노동자’ 고통 외면하면 미래는 없다”
사회서비스 10년, “‘노동자’ 고통 외면하면 미래는 없다”
  • 이명하 기자
  • 승인 2017.05.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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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비스제도개선을위한공동행동, 19일 사회서비스 10주년 기념 기자회견 열어
▲ 사회서비스 10주년 기념식 장 앞에서 공동행동이 사회서비스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회서비스 10주년 기념식 장 앞에서 공동행동이 사회서비스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시행 10년 째,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이 사회서비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사회서비스 4대바우처사업인 ▲노인돌봄종합서비스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사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노동권 확보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실현을 위해 ‘사회서비스제도개선을위한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조직했다.

보건복지부가 ‘누구나, 일상 속에서, 오늘과 내일을 함께하는 사회서비스’를 주제로 ‘사회서비스 10주년 기념식 및 포럼’을 진행하기 한 시간 전인 19일 오전 9시 30분, 공동행동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회서비스 10년의 교훈, 노동자의 고통 외면하면 사회서비스의 미래는 없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회서비스’도 ‘노동’이다 … “처우 개선 절실”

공동행동은 지속 가능한 사회서비스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안정된 고용환경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권리로 보장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을 받고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아줌마’, ‘도우미’로 불리거나 집에 물건이 사라지면 ‘도둑’으로 의심을 받는 등 사회서비스 노동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인돌봄, 가사간병 서비스 제공기관의 곽말라 씨는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해서 요양보호사를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우미 아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 제공기관 이진심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 제공기관 이진심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또한 근무 시간의 쉬는 시간도 허용되지 않은 채 시간외 근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 제공기관의 이진심 씨는 “휴게시간으로 1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사회서비스 직업 특성상 일을 쉬는 일이 쉽지 않다.”며 “산모관리사의 경우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끊임없이 노동이 이어진다. 퇴근시간이 다가와도 아이가 울기시작하면 아이를 두고 퇴근하기 어렵다. 업무 지침과 현장이 매우 다르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사회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부정수급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인권침해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전덕규 조합원은 “활동보조인의 경우 바우처시스템으로 감시를 받으며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 부정수급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핸드폰번호, 신용조사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며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처우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에 걸 맞는 ‘수가’ 책정돼야

공동행동에 따르면 2017년도의 노인돌봄 수가는 9,800원, 가사간병 수가는 1만200원, 장애인활동지원 수가는 9,240원이다. 이 수가에는 노동자의 인건비(임금, 주휴수당, 년차수당), 퇴직금, 사업비(4대보험, 운영비)가 포함돼 있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노동자의 인건비와 제공기관의 사업비를 계산할 경우 각각 △노인돌봄 936원 △장애인활동지원 1,496원 △가사간병 536원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사회서비스가 법정임금에 따른 인건비,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면 제공기관이 사업운영을 지속하기 힘들고, 사업운영을 하고자 한다면 법을 어겨야 하는 상황이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가 최저임금 보장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가 최저임금 보장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 조합원은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이 모이는 자리가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최저임금, 주휴수당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일반기업의 경우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등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만, 정부에서 주도하는 사회서비스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돌봄, 가사간병 서비스 제공기관 곽 씨는 “사회서비스는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고, 힘든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다.”며 “서비스 제공자들이 생활이 어려워 서비스를 못하게 된다면 사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은 뻔하다. 노동자로서 정당한 직업인이 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보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김유정 사무국장은 “이번 하반기 일자리 추경 예산에서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1만1,000원으로 인상과 함께 오는 2018년에는 최저임금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가가 예상돼야 한다.”또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서비스 10년 째, 제공기관의 문을 닫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중.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으로 국가는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동행동은 앞으로도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회서비스 제도 개선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사회서비스 10주년 기념식 및 포럼’ 행사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사회서비스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전덕규 조합원이 행사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행사장 앞에는 행사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며 공동행동의 건물 출입을 막았다.
▲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전덕규 조합원이 행사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행사장 앞에는 행사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며 공동행동의 건물 출입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