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올해 제정 10주년을 맞이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제정 당시와 달라진 환경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장애인 당사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에 나선다.

인권위는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평등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난 4월 서울·부산·대구·대전·전주 등 5개 지역 순회 토론회를 통해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장애인 당사자·단체 등으로부터 더욱 폭넓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추후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선 방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에 정책 권고할 예정이다.

지난 2007년 4월 제정, 이듬해 4월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대해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으로서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적용 범위가 협소하거나 변화된 정보통신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일부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중이용시설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없다보니 해당 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이 취약한 실정이다.

현행 법령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신축·증축·개축하는 시설물 중 바닥면적의 합계가 일정 기준 이상인 경우에 한해 주출입구 높이차 제거·접근로 설치 등 정당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음식점의 96% ▲슈퍼마켓 98% ▲이·미용실 99%가 소규모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정당한 편의 제공 측면에서 장애 유형별 필요한 편의를 충분히 규정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 기술 발전으로 대분분의 장애인이 스마토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현행 법령은 정보접근성 보장의무 대상을 ‘웹사이트’로만 한정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로 인해 장애인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기기 등 사용 시 차별을 받더라도 이를 직접적으로 구제할 규정이 없다.

또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관광지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을 보장할 것’을 당사국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에 협약의 국내 이행 강화 측면에서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됐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개선 의견을 제출하고자 하는 장애인 당사자·단체 등은 양식(현행, 개정안, 개정필요성)에 맞춰 의견을 작성해 전자우편(lawinfo@nhrc.go.kr)으로 다음달 15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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