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의 안전 고려한 대응·대비 부족
전문가들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장애인 재난 안전 전담부서’ 설치돼야”

▲ '장애인이 안전해야 모두가 안전하다'를 주제로 장애포괄적 재난, 안전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 '장애인이 안전해야 모두가 안전하다'를 주제로 장애포괄적 재난, 안전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안전취약계층의 효과적인 재난 대응을 위한 ‘장애인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연맹 등 장애계단체와 자유한국당 소속 나경원·이종명·유민봉 의원,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은 지난 19일 ‘제2차 장애인 안전 정책 토론회’를 열고 장애포괄적 재난안전 종합대책 수립을 논의했다.

국내에는 재난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자연재해대책법’를 비롯한 21개 법률 등 관련 규정들이 존재하지만, 어디에서도 장애인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근거조항은 없어 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29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개정돼, 안전취약계층을 위한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토론회에서는 장애포괄적 관점이 들어간 ‘장애인 안전 종합대책안’이 제안됐으며, 적극적인 대응을 위한 전담 조직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안전취약계층 위한 ‘장애인 재난·안전 전담부서’ 필요

유엔재난경감사무국이 지난 2013년 126개국의 5,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변의 도움 없이 대피가능한 장애인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며, 재난대비계획이 없는 장애인이 71%인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의 재난안전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

이에 대책안 마련을 위해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의 BF인증사업연구실과 한국장애인연맹이 연구를 진행했다.

대책안은 ▲장애포괄적 재난 안전관리 체계화 및 강화 ▲장애포괄적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장애·재난 특성별 안전교육 및 훈련체계 강화 ▲안전한 환경조성을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 등 4대 추진 목표를 기본으로 한 12개의 추진과제가 구성됐다.

▲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권영숙 실장이 ‘장애인 안전 종합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권영숙 실장이 ‘장애인 안전 종합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의 권영숙 실장은 “연구 조사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은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복지가 미흡하다고 체감하고 이를 위해 위험요소 진단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며 “당사자들의 욕구를 바탕으로 제시된 대책안의 목표·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의 재난을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92.3%가 관련부처에 장애인 재난 안전 전담부서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현재 국가 안전과 관련한 조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안전, 재난, 특수재난 등으로 포괄적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장애유형을 고려해 실질적인 예방과 피난 방법이 포함돼야 하는 안전취약계층의 재난대비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권 실장은 재해별로 안전취약계층을 분리한 재난대응책이 필요하고, 이를 주관할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권 실장은 “순환 보직을 맡게 되는 지금의 공무원 사회 구조에서는 장애에 대한 전문성을 갖기 어려운 환경으로, 안전취약계층을 고려한 재난대비·대응이 어렵다.”며 “이것이 장애당사자와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부서 마련이 필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장애인행정과 김승완 교수 역시 해외 사례를 설명하며 전담부서 설치의 필요성에 힘을 더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장애인을 고려한 재난관리를 위해 지난 2010년 특별보호가 필요한 시민과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통합조정부서’를 신설했다.

▲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장애인행정과 김승완 교수가 ‘장애인 재난·안전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더하고 있다.
▲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장애인행정과 김승완 교수가 ‘장애인 재난·안전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더하고 있다.

통합조정부서에서는 △기존 대피소계획에 ‘기능적 요구를 지원하는 서비스’ 지침 발간 △재난 생존자에 접근가능한 의사소통 기기 제공하는 재난복구 도구 개발 보급 △재난대응기관에서 장애인 통합조정부서를 위한 교육과정 개설 △장애인 통합조정부서 수화통역사 자리 마련 △장애관련 단체와 협력 구축 등 실제 장애당사자에게 유용한 재난 대응·대비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권 실장은 “지진, 화재 등 복합재난에서 소관부처 협의나 정보전달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재난·안전에 따라 조직이 구성되면 각 부서간의 상황·정보 공유에서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을 고려한 대응·대비가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며 “복합재난 발생 시 책임과 긴급대응을 위해 반드시 전담부서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한 재난 안전 대책과 관련해서는 국민안전처에서도 대책안이 마련되고 있고, 오늘 제시된 내용과 비슷하다.”며 “앞으로 전문가와 유관부서 등의 의견을 모아 올해 안에 최종 완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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