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부터 지역사회 지원까지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부터 지역사회 지원까지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7.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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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복지센터,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돼야
지역사회, 정신장애인 탈원화로 인한 주거·고용 지원체계 마련 필요
▲ 많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4일 서울시의회에서 정신장애인 복지전달체계와 서울시의 역할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 많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4일 서울시의회에서 정신장애인 복지전달체계와 서울시의 역할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정신장애인 복지전달체계가 새롭게 개편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통합지원 역할도 중요해졌다. ·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장애계 단체는 지난 24일 서울시의회에서 ‘정신건강복지법 시대, 정신장애인 복지전달체계와 서울시의 역할’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토론회를 통해 현재 정신장애인의 복지 증진 역할을 하고 있는 정신보건센터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새로운 역할과 권한을 강조했다.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통합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존 정신보건센터는 ▲중증 정신질환자 사례관리 ▲자살예방‧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인식개선 사업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사업 ▲중독 관련 사업 등의 사업을 수행했다.

주요 업무는 조기 퇴원자의 증상관리나 지역 내 정신질환자의 조기발견‧상담, 정신의료기관으로의 연계 등 정신보건업무에 집중됐다.

뿐만 아니라 정신보건센터는 광역‧기초 단위의 정신보건센터가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에 위탁돼,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통합을 위한 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이 명시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기존 정신보건센터의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지역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이 규정한 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은 여전히 개별 사례관리에 치중돼있고, 주민센터‧구청과의 연계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정신장애인 자립지원의료 제공 등에 대한 자격의 결정기능을 수행할 권한도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정신장애인의 복지 서비스 증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영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운영 △사례관리업무 보다 위기 시 응급대응 구축 △정신과 전문의 상근근무하며, 직접 정신질환자 진단‧약 처방 담당 등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센터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센터가 직영형태로 운영돼야 한다.”며 “센터장이 지자체가 고용하는 공무원이 맡고,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상근하는 형태로 가야한다. 또한 주요 업무도 사례관리가 보다 일상에서 중증 정신질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전했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는 최근의 사례를 설명하며, 정신보건센터의 역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에 평소 알고 지내던 정신장애인이 경찰서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찾아간 적이 있다. 당시 정신질환 당사자는 증상이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평소 내가 알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고, 본인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했다

이어 “이 사람이 제대로 본인을 방어하려면, 일단 평소 먹던 약을 먹어야 한다. 가장 급한 것은 약 처방이지만, 당사자가 등록돼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약 처방 권한이 없다. 결국 당사자는 며칠 뒤 국립의료원에서 약 처방을 받아, 약을 먹고 제대로 된 조사를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면, 바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신장애인의 탈원화… 후견인‧탈시설 지원 체계 마련돼야

정신건강복지법의 강화된 비자의입원(강제 입원) 요건에 따라 정신장애인의 탈원화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사람은 본인의 뜻에 따라 입원을 결정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후견인을 선임해 조력을 받아 입소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전국적으로 약 500명에 대한 후견법인을 지정해 임시후견인의 역할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이는 무연고자 시설입소인이 약 1,500명 임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
▲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

김 변호사는 “무연고자 시설입소인이 1,500명인데 약 500명의 사람에게만 임시 후견인이 있다.”며 “이는 약 1,000명의 사람이 부당한 인식구속을 받아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더 문제는 이 수치가 시설에만 국한됐다는 것이다. 병원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후견인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탈원화 이후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탈시설 전환 지원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시복지재단 산하에 장애인전환지원센터를 설치해 장애인의 탈시설을 공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두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장애인전환지원센터는 정신질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이는 현행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 염형국 변호사는 “정신질환자의 탈원화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삭제되기 전까지는 기존 장애인복지전달체계와 별도의 전달체계로 갈 수 밖에 없다. 서울시 조례 차원에서 정신질환자 탈원화를 위한 별도의 전환지원센터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염 변호사는 지역사회 거주 지원과 고용‧직업재활 지원이 최우선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사회복귀시설들 중 주거‧고용 사업들을 확대하고 부족한 지역에 신설하기 위한 조례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주거서비스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 LH, SH와 연계해 다양한 유형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안정된 지역사회정착을 위한 지원서비스가 별도로 결합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증진을 위해 근본적으로 복지서비스 전달체계가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장애인에게는 복지와 보건서비스가 모두 필요하다.”며 “한국의 경우 복지와 보건서비스 경계가 불분명 했다. 오히려 그동안 정신장애인의 보건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는 보건과 복지가 함께 논의 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