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농성 5주년 D-26, “부글부글 투쟁 시작”
광화문 농성 5주년 D-26, “부글부글 투쟁 시작”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7.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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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글부글 결심대회가 끝난 뒤 활동가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부글부글 결심대회가 끝난 뒤 활동가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광화문 농성 투쟁 5주년을 앞두고,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시 한번 투쟁 의지를 다졌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광화문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5일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광화문 농성 5주년을 한 달 앞두고, 본격 활동을 예고하는 결심대회를 진행했다.

공동행동의 광화문 농성 투쟁 역사는 지난 2012년 8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와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광화문 지하 농성에서 투쟁을 시작했다. 쉽게 폐지될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지킴이를 했던 활동가들은 저마다 농성장에 얽힌 추억들을 하나씩 꺼냈다.

▲ 농성장 지킴이들이 농성장을 지키면서 있었던 다양한 일화를 말하고 있다.
▲ 농성장 지킴이들이 농성장을 지키면서 있었던 다양한 일화를 말하고 있다.

집보다 농성장이 더 익숙하고 편하다는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창준 활동가.

그는 “전남에서 올라오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성장이 내 집 같이 느껴진다. 부양의무자기준·장애등급제가 폐지돼 농성장이 사라진다면, 오히려 더 아쉽게 느껴질 것 같다.”고 조금은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정선 활동가는 농성 지킴이를 하면서 경험했던 남다른 동료애를 전했다.

그는 “감기몸살로 몸이 정말 힘들었는데, 당시 농성장 지킴이가 부족해 급하게 농성장 지킴이를 했다. 1박을 한 후, 이형숙 대표한테 전화가 왔다. 나에게 부족한 지킴이는 서울에서 해결 할 테니, 내려가서 쉬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다. 마음은 무거웠지만, 다시 대전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모든 동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농성장 지킴이 역을 해주니, 5년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앞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장애등급제가 폐지될 때까지 꾸준히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6년~2017년은 공동행동에게 특별한 해로 기억된다. 이들은 지난 1년을 혁명의 시기라 명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촛불 집회를 회상했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측근 비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헌정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연스레 광화문 농성장을 접하게 됐고, 화문 농성장은 다양한 수많은 인파로 때로는 축제 열기를 때로는 위기감을 맛봐야 했다.

홈리스 행동 황성철 활동가는 “촛불집회가 열릴 당시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는데, 통로에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밤새 서명을 요구하면서 활동하니, 점점 모금함에 모금액이 쌓이는 것을 느꼈다. 3통이 푸릇푸릇(?)했다. 집계를 해보니, 그날이 농성 역사상 가장 많은 모금액이 모인 날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촛불집회기간 동안 광화문 농성장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농성장에 있었던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서기현 소장은 당시 농성장에서 발생했던 위기의 순간을 이야기했다.

그는 “태극기를 든 노인들이 농성장을 찾아왔다. 농성장에는 ‘박근혜 퇴진’이라는 팻말이 있었는데, 노인들이 팻말을 보고, 우리에게 ‘빨갱이냐’, ‘얼마 받고 여기 있냐’며 모욕적인 말을 했다. 이후 팻말을 다 찢어버리고, 험악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들 리본도 다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이후 경찰이 농성장에 와서 겨우 사태가 수습됐다.”고 전했다.

‘완화’, ‘단계적’ 폐지 아닌, ‘완전’ 폐지를 위해 투쟁

5년을 맞이하는 광화문 농성장. 공동행동은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통해 장애인 관련 주요 추진 과제로 부양의무자 기준·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탈시설 등 지역사회 정착 환경 조성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완전’ 폐지가 아닌 ‘단계적’ 폐지란 말이 영 미덥지 못하다. 이에 활동가들은 ‘완전 폐지’를 위해 더 힘찬 투쟁 각오를 다졌다.

공동행동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완화, 단계적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한민국에서 차별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완전 폐지를 꼭 만들어 내야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투쟁했고, 앞으로도 투쟁할 것을 약속한다. 부글부글 투쟁!”이라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