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생계 급여는 ‘폐지’ 언급 없어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생계 급여는 ‘폐지’ 언급 없어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8.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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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발표

장애인‧노인 포함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단계적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10일 ‘제1차 기초생활보장 3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종합계획은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국민 최저선 보장’을 목표로 ▲사각지대 해소 ▲보장수준 강화 ▲빈곤탈출 지원 ▲빈곤 예방 ▲제도의 지속 가능성 등 5대 분야 12개 주요 과제로 구성됐다.

장애인‧노인 포함 가구, 단계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주거-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본인 부담 80만 원까지 인하, 교육-최저교육비 100% 지원

장애인‧노인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는다.

오는 11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나 부양의무자 가구(가구의 경우 소득‧재산 하위 70%로 제한)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2019년 1월부터는 수급자 가구 특성과 상관없이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재산 하위 70% 중증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2022년 1월부터는 소득‧재산 하위 70% 노인이 포함된 가구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비수급 빈곤층에게 1개 이상의 급여를 지원하고, 내년 10월부터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예정이다. 또 주거급여 대상자를 2020년까지 기준 중위소득의 45%로 확대하고, 주거급여 최저보장 수준도 차차 현실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급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과 연계해 보장성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2종 본인부담 상한을 120만 원에서 80만 원까지 인하하고, 아동에 대한 본인부담금도 현행 10%에서 3%수준으로 낮춘다.

교육급여는 2020년까지 최저생계비 중 최저교육비에 해당하는 금액의 100%까지 지원수준을 인상한다. 현재 중‧고등학생에게만 지급하고 있는 학용품비를 내년부터 초등학생에게까지 확대한다.

또 항목별 지급액을 내년 최저교육비의 50~70%까지 인상하고, 2020년까지 최저교육비의 100%수준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생계급여는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보장시설에 거주 중인 생계급여 수급자에 대한 시설 생계급여 기준 중위소득과 연계할 예정이며, 급격한 경기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급여수준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 개편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비수급 빈곤층 위한 보호 대책 마련 예정

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비수급 빈곤층에 대해서도 촘촘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생계급여 선정기준 이하이나 기초생활 수급을 받지 못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상정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 사업의 기획, 조사, 실시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시군구에 설치된 기구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는 수급자 선정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꼭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기준 중위소득 30%이하의 비수급 빈곤층은 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의무화해,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수급자로 우선 보장할 계획이다.

또한 주거급여는 받지만 생계‧의료급여를 받지 못하는 수급자에 대해서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호할 계획이다.

기준 중위소득 30~40% 이하의 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에 대해서는 긴급 의료비 지원을 우선 활용하고, 차상위계층에 대한 건강보험 본인부담 경감 확대 등을 통해 의료 보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청년 빈곤층 근로소득공제 확대, 월 소득 250만 원 이하 청년 부양비 면제

비수급 빈곤층을 위한 자활일자리도 올해 5만 개에서 오는 2020년 5만7,000개까지 확충된다. 자활급여도 단계적으로 인상해 수급자‧차상위계층의 자립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돌봄‧양육 등으로 종일 일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시간제 자활근로 등 자활근로의 종류를 다변화 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활참여자들이 자활기업을 창업해 독립할 수 있도록 예비 자활기업 지정과 우수자활기업 육성 등 자활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빈곤층을 위한 목돈 마련‧자립지원을 위한 자산형성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화해 9만 가구를 신규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학생과 청년층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를 확대해 생계보장을 강화하고, 만 34세 이하의 청년 빈곤층이 일을 할 경우 상여금을 지원한다. 해당 금액을 자산형성지원통장(신설)에 적립할 경우 정부가 자립지원금을 매칭해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지원한다.

아울러 청년층의 취업으로 가족이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자녀가 취‧창업해 소득 발생 시 자녀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원이 선정기준을 충족할 경우, 나머지 가구원만 별도로 보장한다.

또한 자립지원 별도가구 보장 중인 부양의무자로서 월 소득 250만 원 이하인 청년 1인 가구주에 대해서는 부양비를 면제한다.

시민사회단체, 부양의무자 기준 일부 폐지 아쉬워

이번 종합계획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주거급여) 등이 포함 되는 등 이전 정부 정책보다 진일보했으나 주거급여를 제외한 생계‧의료‧교육 급여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명시 되지 않아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는 “주거급여에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것은 굉장한 성과.”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생계‧의료 급여 보장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아닌 완화만을 명시했다. 물론 상당부분 보장을 강화하긴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약속한 만큼, 주거뿐만 아니라 생계, 의료 등 모든 부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학적 기준으로 나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이전부터 반대 해온 사항.”이라며 “생명‧생계에 장애유무, 나이 유무가 존재할 수 없으며, 가난은 모든 빈곤층에게 당장 해결해야 될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도 성명서를 내고 아쉬움을 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오늘 발표된 내용을 보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일부분에 그친다.”라며 “지금보다 개선된 조치임에 분명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의 핵심인 생계급여, 의료급여에서는 계속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선언에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3년 뒤인 2020년에는 현행 93만 명의 사각지대 빈곤층이 33~64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을 예상하지만 실질적 기대 효과는 의문.”이라며 “이전에 복지부도 보건사회연구원과 공동으로 발간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방안’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 방안을 제외하고는 범위의 조정을 통한 사각지대 축소 효과는 기대한 만큼 크지않다’는 사실을 밝힌바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또 현재 기초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40만 명 기초생활수급 노인의 ‘줬다 뺏는 기초연금’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기초수급 노인들은 이달에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 달 생계급여에서 그만큼을 삭감 당한다. 다른 노인과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나며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오늘 종합계획의 목표와도 맞지 않다.”며 “오늘 발표한 계획은 ‘어느 누구도 배제당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 주장과 조응하지 않는다. 비수급 빈곤층을 여전히 방치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와 줬다 뺏은 기초연금의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