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기다림’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
“‘5년의 기다림’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
  • 이명하 기자
  • 승인 2017.08.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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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지하역사농성 1820일, ‘3대 적폐 폐지’ 촉구 농성 투쟁
장애계 단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완전 폐지 뿐”
▲ 참가자들이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수용시설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 참가자들이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수용시설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광화문역사에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 외침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장애계 단체는 이와 같은 외침이 더 이상 길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가 국정전략으로 제시되며, 이를 위한 세부 국정과제로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맞춤형 사회보장’이 제시됐다.

그러나, 여기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만 언급됐을 뿐, 구체화된 단계 목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장애등급제’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에 대한 계획과 실천 전략도 확인할 수 없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와 관련한 공약 후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이하 광화문공동행동)은 14일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 이젠 끝장냅시다!-청와대 앞 농성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청와대 앞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광화문공동행동은 지난 2012년 8월 21일부터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부여하고 복지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장애등급제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공동행동에 따르면 농성과 투쟁으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대선후보의 장애등급제 폐지 공약을 이끌어냈다. 또한 현재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관련제도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의 모순과 폐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꾸준히 이끌어 내는 등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촉구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그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의 삶이 어려웠음을 전하고 있다.
▲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그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의 삶이 어려웠음을 전하고 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그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의 삶이 매우 열악했음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장애인도 문화를 즐기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약속이라고 생각한다.”고 한탄했다.

이에 장애계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의 사람다운 삶을 위해서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이에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계획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내년에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생계·의료급여는 2019년부터 노인·중증 장애인 가구에 한해 폐지하겠다는 단계적 폐지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장애계 단체는 주거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일부 인구집단에 대한 폐지만 포함됐고, 이 밖에 다른 계획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는 ‘폐지’가 아닌 ‘완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상임활동가가 국정운영 계획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관한 내용이 '완화'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상임활동가가 국정운영 계획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관한 내용이 '완화'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상임활동가는 “맞춤형 급여를 도입하고자 하면서 소득기준을 완화하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은 9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사각지대에 계속 방치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며 “수급자들은 앞으로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으로 수급권이 떨어지지 않을까 삭감되지 않을까 고민할 것이고, 부양의무자 역시 자신의 소득과 재산으로 가족의 수급권이 박탈되지 않을지 걱정하며 미래를 저당 잡힌 채 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회 박명애 회장은 5년의 투쟁의 결과가 ‘완화’인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회장은 “광화문에서 오년의 싸움의 결과가 여전히 ‘단계적 폐지’다. 나의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고민했던 부양의무자 기준은 여전히 나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나의 자녀들이 나의 수급권을 고민하며 자신의 꿈을 펼치는데 주춤하고, 나는 아이들의 월급을 뺏고 싶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통령 바뀌고 또 바뀌어도 여전히 단계적 완화뿐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광화문공동행동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단 한 시간도 거르지 않고 오년 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설명하고 정부에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정부와 사회는 항상 기다리라고만 할 뿐 그 어떠한 대답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폐지를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켜줄 것을 촉구하며 광화문 농성 오 주년을 선포하고자 한다. 꼭 대통령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영상과 이야기로 돌아보는 광화문지하역사 농성투쟁 5년’ 영상회 시간을 가지며 다가오는 18~19일의 일박이일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 광화문공동행동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수용시설의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투쟁을 선포했다.
▲ 광화문공동행동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수용시설의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투쟁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