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의사결정 지원제도, 핵심은 당사자의 ‘의사’ 존중
유럽의 의사결정 지원제도, 핵심은 당사자의 ‘의사’ 존중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9.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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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개인 옴부즈만 제도 시행
프랑스, 미래 보호 위한 위임·개별화된 사회적 지원 수단
▲ 가인권위원회와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는 지난 14일 정신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제도와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따.
▲ 국가인권위원회와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는 지난 14일 정신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제도와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따.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해 법정대리인 역할 등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성년후견인제도.

제도 도입 이래 성년후견제도가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해주는 것이 아닌, 의사를 대신 결정해준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새로운 의사결정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와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는 지난 14일 정신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제도와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프랑스, 스웨덴, 일본 등 해외 의사결정지원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Center for the Human Rights User and Survivors of Psychiatry(센터 포 더 휴면 라잇츠 유저 앤드 서바이버스 오브 사이캐어트리) 티나 밍코위츠(Tina Minkowitz) 대표는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할 점으로 개인의 자유 보호를 꼽았다.

그는 “자유는 법적행위 동의할 자유, 거부할 자유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며 “즉, 심리 사회적으로 장애가 있다하더라도, 장애 때문에 개인 자유를 보호해주는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티나 대표는 자유를 위해 전제돼야 할 것은 ‘동등한 기회 부여’라고 말하며, 조력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할 때 긍정적인 조치를 줘야한다. 동등한 기회를 줘야한다. 일부 장애인은 타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스스로 한다던 지, 내가 내린 의사결정을 타인이 존중해야한다.”고 의사 조력자 역할을 설명했다.

이에 장애인권리협약 비준국은 의사결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의사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오랜 기간 신뢰에서 비롯된 스웨덴 개인 옴부즈만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후견인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함에 따라, 새로운 의사결정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의사결정 지원 모델로 개인 옴부즈만(이하 PO)을 도입했다.

매스 제퍼슨(Maths Jesperson) 씨에 의하면, 스웨덴의 PO 제도는 지난 1995년 스웨덴 정신과 개혁에서 비롯됐다. 개혁의 목적은 이전 25년간 오래된 정신병원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발생한 일부 문제들을 바로잡는 데 있었다.

1850년에 스웨덴의 정신병원에는 800명 정도의 환자들이 있었다. 1900년에는 수가 1,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1920년대에는 스웨덴의 정신병원 내 정신질환자수의 합이 4,000명에 이르렀다. 이후 입원 환자 수는 급격히 늘어났고, 3만7,000명에 달했다.

입원수가 늘어나자 시민단체와 정부는 정신병원이 수용시설로써 구금과 영구적 장애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는 것에 동의하며, 1970년대에 정신병원 폐쇄 절차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장기입원한 사람들이 병원 대신 지역사회에 살기 위해 지방자치제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수립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주거, 재활, 취업 지원 등에 관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앙 차원에서 의회 의원회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했고, 그것이 PO이다.

초기에는 PO에 대해 명확한 개념이 없었지만, 여러 논의와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 2002년 기준 310명의 PO들이 6,000명 이상의 개인들에게 의사결정 지원을 제공한다. 전국 지방자치제의 84%에 해당하는 245개 곳에서 사회복지 제도에 PO를 포함시키고 있다.

PO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PO는 매우 숙련된 전문가로 100% 정신질환자의 위임을 받아 일한다. 특히 PO는 정신과나 사회복지 또는 기타 권한기관과 동맹의 관계에 있지 않는다. 또한 환자의 가족이나 주변인들과도 동맹 관계를 맺지 않는다.

PO는 오로지 자신의 의뢰인이 원하는 것만 이행한다. 의뢰인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까지, 그리고 그것을 말할 용기가 생길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PO는 기다려야 한다. 즉, PO는 내담자들과 수년간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제퍼슨 씨는 PO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집단에 맞게 조정된 방식으로 일하는 방법들을 개발해내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은 주로 의뢰인들이 스스로를 체제에 맞춰야 하지만, PO는 반대다. 집단과 일치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매우 융통적이고, 창의적이고 비관습적이어야 한다.

그는 “정신질환자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의심쩍어하거나 적대적이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이 사람들에게 정말로 다가가 그들과 함께 의사결정에 관한 조력을 실천하기를 원하는 경우 오랜 시간 기다리며 당사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PO는 당사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 ▲접촉 ▲의사소통 전개 ▲관계형성 ▲대화시작 ▲위임받기 각 단계를 실행한다. 이 관계가 형성되고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PO는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받을 수 없다.

또한 PO는 온갖 종류의 문제에 의뢰인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제퍼슨 씨에 의하면 의뢰인의 우선순위는 가족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가 경험한 8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의뢰인의 우선순위는 주거나 직업이 아니라, 실존 문제(내가 왜 살아야 하나, 왜 나의 인생이 정신질환자의 삶이 됐나), 성생활, 가족과의 문제가 보통이다. 따라서 PO는 단지 문제를 해결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주제에 대해 의뢰인과 많은 시간동안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제퍼슨 씨는 “당사자들은 비록 자신의 결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일부 도움이 필요할 수 있을지라도 자신에게 의사결정권이 남아있어야 한다. 이것이 당사자의 의사결정권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후견인 제도가 아닌, 조력 의사결정제도가 도입되야 되는 이유.”라고 전했다.

모든 것을 당사자로부터 위임받아야 하는 ‘미래 보호 위임’

University of Nantes(유니버시티 오브 낭트) 마리 보델(Marie Baudel) 연구원은 프랑스의 미래 보호를 위한 위임서를 소개했다.

▲ University of Nantes 마리 보델(Marie Baudel) 연구원
▲ University of Nantes 마리 보델(Marie Baudel) 연구원

미래 보호를 위한 위임은 특정행위의 실행을 위해 한 명 이상의 사람들을 지명할 수 있다. 일단 효력을 발휘하면, 위임인은 위임상항에 포함된 모든 행위를 실행할 수 있다.

위임서 내에서는 특정행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당사자가 지명하는 사람은 가족, 배우자, 친구, 전문가 등 누구라도 상관없다. 다만, 수임인은 위임받은 권한을 타인에게 넘겨줄 수 없다.

당사자가 위임의 범위를 정의하는 데 위임인의 재산과 웰빙 등 물리적 활동, 행동, 관계 등 모든 것이 들어간다.

위임을 받은 수임인은 자신이 취한 모든 행동을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 행위를 감독할 사람, 단체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연간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수임자가 제대로 위임 내용을 행동하지 못한다면, 때에 따라 위임자가 법원으로 가서 소송 제기할 수 있다.

위임자가 모든 행동을 정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가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지만, 위임은 법적능력이 박탈당한 사람들은 배제한다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위임를 만든 사람은 기간 효력, 언제 효력, 중단할 것인가 통제력이 없다. 위임인 더 이상 법적 능력이 없고, 정신적 능력도 안 된다고 수임자가 판단하면, 수임자는 반드시 의사를 불러서 의사에게 당사자 재평가를 시켜야 한다. 의사가 동의해줘야 수임자가 마음대로 결정내릴 수 있다. 또한 위임서가 발효된 후에는 위임인이 폐지할 수 없다.

그는 “판사가 위임서를 취소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위임서의 존재의미가 없게 된다. 위임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만든 것인데, 판사가 취소할 수 있다면 본래 의도를 훼손하게 된다. 대체의사결정과 다를 바가 없다.”고 제도의 아쉬움을 표했다.

프랑스는 당사자의 의사결정,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개별화된 사회적 지원 수단도 갖춰졌다. 이는 법적능력과 별개로, 개인과 사회서비스기관 간의 자발적인 계약에 의해 이뤄진다.

개인이 사회복지사와 꾸준한 만남을 통해 도움을 받고, 사회복지사들은 개개인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분석한다.

장애인의 예산관리, 사법 접근성, 지역사회 통합, 문화 활동 도움, 사회보장 제도 혜택 여부 등 모든 분야를 도와준다.

이에 당사자는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함께 독립된 삶을 보장받게 된다.

이밖에도 프랑스는 장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다양한 권리를 제공한다.

누구든지 장애에 따른 결과로서 생긴 여러 상황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상 권리가 대표 예이다.

마리 연구원은 “장애인은 어떠한 장벽을 마주치게 되면, 일상생활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타인과 비교했을 때 그 장벽이 내 삶에 방해가 된다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상권리는 맞춤식으로 제공 가능하다. 경제상 어려운 사람에게는 재정 보상을 해주고, 집이 당사자가 살기에 힘든 구조라면 집을 장애유형에 맞게 개조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