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아동학대 정책 총체적 부실 ‘여전’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아동학대 정책 총체적 부실 ‘여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10.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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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이하 복지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이하 국감) 자리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아동학대에 대한 정부의 예방 및 대응 정책에 대한 이야기 나왔다. 특히, 국감장에는 아동학대 피해가족들이 나와 아동학대 문제의 실태를 증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먼저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아동학대 관련 자료를 꺼내 보이며, 최근 5년 간의 아동학대 5만3,514건이 발생한 가운데 91명의 아이들이 학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 의원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정부대책의 부재가 아동학대 발생 건수를 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아동학대사건 피해가족 A씨에게 피해 이후 상황과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물었고, 아동학대 이후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게 된 아이를 돌보는 A씨는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고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 속에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3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어 모든 것을 내가 다 도와야 하는 상황이고, 더욱이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데 경제적 활동이 어려워 아이가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와 피해가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법안 마련 필요

더욱이 “가해자를 위한 법은 너무 잘 만들어져 있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한 법안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피해자가 법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또한 인 의원은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에게 아동학대피해자들의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를 하며 ‘실제로 정부의 조치처럼 현장에서는 제대로 집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동학대피해자가족 관련 기관 B대표 역시 참고인으로 참석해 “학대받은 아이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일시보호조치가 끝난 다음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또 다시 학대를 받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여전히 정부의 대책은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B대표는 “피해를 당한 아동학대 피해가족에게 향하는 막말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부실수사가 여전하다.”며 아동학대 사건의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적 태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나온 어린이집 학대사건 피해가족 C씨는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의 안이함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부실대응을 다시 한 번 꼬집었다.

C씨는 실제 “아동학대사고 당시 경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피해아동들이 의심되지만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들 또한 어떤 절차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 잘 알지 못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피해자들의 실제 상황을 들은 인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의 예방 대책은 변죽만 울린 꼴”이라며 “새로운 정부에서 보다 실효성 있고 강력한 아동학대 근절 시스템을 재구축해 아동학대를 받는 아이들을 국가와 사회에서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아동학대 피해가 발생한 후의 경찰수사 과정 등의 체계적인 지원이 잘 안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책임을 갖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턱없이 부족한 아동학대 예방 예산 늘려야

한편, 복지위 국감에서는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예산부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B대표는 이와 관련해 “올해 아동학대 예방 예산이 266억 원이었다.”며 “이러한 소규모예산으로는 아동학대피해자들의 쉼터를 더 이상 늘릴 수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B대표에 의해 국감에서 밝혀진 내년도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21억 원 줄어든 245억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아동학대 예방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할 경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정부는 전혀 그럴 의지가 없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 의원은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아동 보호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춰진 쉼터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