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대한장애인체육회 관리 부실”, 뒤늦은 항공권 구매로 선수들 일비 지급 못해

지난 7월, 2017 삼순데플림픽에 출전하는 농아인 국가대표 선수단이 세 번에 걸친 환승으로 30시간의 비행으로 터키 삼순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비행 편까지 합치면 다섯 번의 환승으로 54시간의 비행 일정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출·귀국에서 한번 씩 만 환승해 닿을 수 있는 여정.

국제 종합대회에서 52개의 메달을 거두며 종합 3위에 오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벌어진 황당한 사건은,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이하 연맹)이 챙긴 비리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 2017삼순데플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국 모습. ⓒ웰페어뉴스 DB
▲ 2017삼순데플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국 모습. ⓒ웰페어뉴스 DB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대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맹이 항공권 구매 대행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겼다 적발됐다.

박 의원은 “그 결과 선수들은 예정보다 훨씬 긴 항공시간을 감수해야 했고, 아직 일비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연맹의 비리, 그리고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관리 부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맹, 대행업체 수의계약하고 뒷돈 챙겨… 연맹은 여행사, 체육회는 연맹을 형사 고소

박 의원이 대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농아인올림픽인 데플림픽 참가 선수 70명은 대회가 열리는 터키 삼순까지 왕복하는데 5차례 비행기를 환승해야 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비행기를 2차례 만 갈아타면 됐지만, 연맹이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해 선수들은 환승하는 데만 10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총 비행시간(환승 대기시간 포함)도 애초 계획했던 39시간 15분보다 15시간이상 더 늘어나 무려 54시간 35분이나 걸렸다.

▲ 2017삼순데플림픽 선수단 항공권 구매계획 변경에 따른 금전적·시간적 피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 2017삼순데플림픽 선수단 항공권 구매계획 변경에 따른 금전적·시간적 피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선수들이 삼순으로 출발해야 했던 지난 7월 13일을 불과 엿새 앞두고까지 대행업체가 항공권을 확보 하지 못한 탓이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항공권 구매를 맡은 여행사 ‘A항공’이 선수들의 왕복 항공권 비용인 1억1,000만 원을 유용하면서 선수들은 출국을 코앞에 두고도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출국일 하루 전에야 항공권을 구했지만 항공권 구매에는 기존 계획보다 1억8,600여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

특히 연맹이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

연맹은 A항공을 항공권 구매 대행업체로 임의 선정하고 계약이행보증보험 없이 대금을 한꺼번에 치렀다. 그 대가로 연맹 측이 1,500여만 원을 리베이트로 챙겼다.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것처럼 했으나, 실제로는 리베이트를 약속한 A항공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대한장애인체육회 내부감사 결과 드러난 것.

현재 연맹은 해당 여행사를,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연맹을 각각 형사 고소한 상태이다.

더욱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선수들에게 지급하려 계획했던 일비 총 6,100여만 원을 전용해 항공권 구매로 사용하면서, 선수들이 대회 기간 지급 받아야 할 일비조차 아직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연맹을 부실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이라며 “다른 가맹단체 관리도 이처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연맹을 부실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진 것으로, 다른 가맹단체 관리도 이처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가맹단체 사무국에 대한 종합 점검을 실시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명호 회장은 “선수들에게 훈련비는 지급이 됐고, 일비가 지급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변경이 가능한 예산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연맹에 대해서는 감사를 진행해 고발 조치 한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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