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의입원 환자 4명 중 1명은 민간지정병원의 ‘자체진단’
비자의입원 환자 4명 중 1명은 민간지정병원의 ‘자체진단’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11.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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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지정병원 자체진단율, 국공립병원 자체진단율보다 6배 이상 높아
정춘숙 의원 “빈번한 자체진단 줄이기 위해 복지부 발 벗고 나서야”

민간지정병원의 비자의입원 자체 진단 비율이 국공립병원에 비해 5~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시행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비자의입원시 전문의 1인의 진단과 함께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 진단이 추가로 이뤄져야만 2주 이상 입원이 가능하다.

개정법 시행 초기, 추가진단을 할 다른 병원 소속 전문의 인력이 부족할 것을 감안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한시적으로 올해 말까지만 자체진단을 허용했지만, 개정법 시행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체진단은 민간지정병원들을 중심으로 높은 비율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자료제공 / 정춘숙 의원실.
▲ 민간지정병원과 국공립병원의 비자의입원 환자의 자체진단 건수 비교표. 자료제공 / 정춘숙 의원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민간지정병원에서 이뤄진 신규입원에 대한 추가진단 1,901건 중 무려 25.1%에 달하는 477건이 자체진단이다.

같은 기간 국공립병원의 신규입원 자체진단 건수는 전체 1,421건 중 68건으로 4.8%에 그친다. 민간지정병원과 국공립병원이 5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9월 한 달 동안 민간지정병원에서 내려진 입원연장에 대한 추가진단 역시 1,899건 중 238건(12.5%)이 자체 진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공립병원은 980건 중 자체진단은 6건으로 0.6%다.

정춘숙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개정법 시행과 함께 계획됐던 대로, 각 지역으로 파견돼 추가 진단을 수행할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속 추가진단전문의 확충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라고 꼬집었다.

추가진단제도 시행을 준비하던 올 해 초, 복지부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16명의 추가진단전문의를 채용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정춘숙 의원실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에 현재 추가진단전문의 채용에 대한 상황을 문의한 결과, 채용인원 16명 중 고작 6명(기술서기관 1명, 전문임기제 가급 4명)만 채용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8월에 있었던 추가 채용 공고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아 채용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 의원은 “비자의입원에 대한 추가진단 제도는 정신질환자 인권보호라는 관점에서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로 꼽히면서도, 제도 시행 시점부터 꾸준히 졸속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부분.”이라며 “5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도 보완을 위해 누구보다도 복지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쏟았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체진단이라는 예외지침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은 매우 참담한 현실.”이라고 복지부를 질타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속의 추가진단전문의 채용에 나서야 할 텐데, 시행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채용에 대한 모든 절차를 맡기고 정작 복지부는 손을 놓고 있는 지금 상황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 개정 취지에 맞는 추가진단 제도의 올바른 시행과 정신질환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복지부는 주무부처로서 그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