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권위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했다.

2.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난 2013년 12월 23일,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공동대표 강경선, 박경석, 박김영희, 박래군)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생존자 28명과 함께, 피해생존자들의 인권침해를 국가차원에서 조사하도록 당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 진정’을 제기했었다.

3. 하지만 2014년 1월 1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4호의 규정에 따라 “1년 내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각하’ 결정을 내렸고, 정책적인 사건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위원회 인권정책과로 송부해 검토하도록 했었다. 대책위는 몇 차례에 걸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이 겪는 경제적, 사회적, 의료적 트라우마가 심각하니 그 실태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그때마다 외면했다.

4. 지난 4년간 박근혜 정권은 “과거사를 다루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그리고 서슴지 않고 해왔다. 올 1월 10일, 20대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이게 다른 유사 과거사 이런 데에 대한 파급효과나 형평 측면, 현재 지금 대구 희망원이라든가 대전 성지원 사건 또는 장항 수심원 사건 등 여러 가지 이런 것들이 논의가 되고 있고 또 더더군다나 국가 재정에 많은 부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건은 개별 각론보다 원론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정부로서는 이것을 입법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좀 부담이 된다”(국회 속기록)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또, 정부 측은 안행위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단일 사건에 불과하다”며 “부랑인 수용정책이 어쩔 수 없는 국가정책이었다”고 항변했었다. 방청을 하던 피해자들이 울분에 떨었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5. 20대 국회가 개원하자 2016년 7월 진선미의원 등은 다시 법안 발의를 했다. 그리고 5월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새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사 청산’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았고, 피해생존자들은 새정부의 의지를 믿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여전히 법안심사소위에서 조차 합의되지 못해 「형제복지원 특별법(안)」은 여전히 잠자고 있고,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과 함께 논의한다며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행자부도 의지를 갖고 의원들에게 조속한 법안 통과를 제안했다고 하지만, 국회는 ‘중차대한 인권침해 사건’을 정쟁의 한복판에 놓은 채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월, 9월, 11월 세 차례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고도, 지금까지 합의하지 못한 것에 국회는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6. 2017년 12월 7일 오늘도 국회 앞에서는 지난 5년간 법안 통과를 위해 싸워온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들(한종선, 최승우)이 거센 바람과 싸워가며 31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매일 국회 의원실을 돌아다니며 호소하고 있다. 왜 당사자들에게서 일상을 빼앗고 있는가.

7. 새정부 출범 후, 국가인권위가 정부 기구로써 처음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국회에 조속한 법안 통과를 요구한 결정에 이제 제발, 국회가 화답하길 바란다. 피해생존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는 것도 역사에 반드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