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자조모임 등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일시·단편적’ 한계
AAC·자조모임 등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일시·단편적’ 한계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7.12.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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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실시 된 서울시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당사자 주도 보완의사소통 사용위해 자조모임 확대, 각 부처별 지원 체계 개선 필요”
▲ 지난 13일 한뇌협은 '서울시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결과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 지난 13일 한뇌협은 '서울시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결과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시의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에 대해 각 부처별 지원체계와 제도, 자조모임 확대로 인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자기주도 활용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완대체의사소통은 말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을 보완하고 대체 할 수 있는 보조기기다.

서울시는 올해 7월부터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의사소통권리 홍보와 인식개선사업 ▲상담과 진단평가를 통한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사업 ▲보완대체의사소통의 당사자 주도 활용을 위한 자조모임 사업 ▲의사소통권리 증진대회, 권리보장 토론회 등 사례관리 사업 등을 진행했다.

지역사회의사소통권리 홍보와 인식개선 사업은 의사소통권리지원 지역 선전전, 인식개선 교육, 네트워크 회의 등을 실시했고,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사업으로는 개인별 초기상담과 욕구조사, 개인별 진단 평가 등이 있다.

사례관리 사업은 의사소통 권리 증진대회,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 토론회 등이고, 자조모임 사업은 인권강사 양성, 문화체험, 보완대체의사소통 등으로 나뉘었다.

이처럼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에 의사소통 지원체계가 있지만 ‘일시적이고 단편적으로만 진행돼 실제 당사자가 의사소통에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13일 서울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결과발표 토론회’를 열고, 진행된 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의사소통권리지원사업, 짧은 사업기간과 당사자가 익숙치 않아 한계 있어…안정적 지원, 제도, 지원체계 점검 등 개선 필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정책실장은, 당사자의 사례로 문제점을 설명했다.

소뇌위축증을 가지고 있는 A 씨는 사업을 통해 초기상담과 개인별 진단평가를 진행했고, 결과로 휠체어 이너와 손목지지대 등 자세유지 보조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소뇌위축증의 원인이 정확하지 않아 병원 진단서 발급이 어려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다.

이에 보조기기센터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뇌병변장애가 아니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실장은 “기존 지원체계가 지원이 되지 않고, 지원을 해주는 곳도 폐쇄적 운영을 하고 있어 해결도 접근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산에 거주하는 B씨는 한밤중 복통증세가 나타나 119센터에 연락을 했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시간 뒤 친구를 통해 접수했다.

또한 병원 도착 후에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검사의 어려움을 겪었다.

김 실장은 “자신의 아픈 곳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어 검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의료적 접근에서도 의사소통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밖의 문제로 각 부처별 지원체계의 부실과 사업기간이 짧아 당사자가 사업의 안정성을 느끼기에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에 김 실장은 해결 방안으로 △사업의 안정적 지원 △제도 개선 △의사소통 배리어프리 위원회 구성 등을 제시했다.

그는 “사업 프로그램 참가자 다수가 보완대체의사소통이 익숙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조모임 등 일상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을 사용할 수 있게 일상적 지원이 필요하며,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각 부처별 지원이 있지만 기기 또는 짧은 지원 기간 등 사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지원체계 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정보통신 보조기구 지원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보완대체의사소통을 일시적, 한시적, 단일 품목만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일상적, 보완대체의사소통 주변기기 지원 등 입체적인 지원으로 개선해야 된다.”고 제시했다.

또 “교육현장에 보완대체의사소통 전문가가 부족하다.”며 “보완대체의사소통 전문가의 조기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때, 의사들의 의견에 서비스 제한이 생긴다며, 의료적 판단에 치중하기 보다는 작업치료나 보조공학의 진단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당사자, 전문가, 가족, 담당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의사소통 베리어프리위원회를 구성해 사법행정, 관공서, 편의시설 등 지역사회의 자립을 위해 지침서 제작, 인식개선 사업,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완대체의사소통, 자조모임으로 일상적 지원과 전 생애에 걸친 지원으로 확대해야

▲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김경양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김경양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김경양 교수는 “김 실장의 발제에서 제일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자조모임’.”이라며 “당사자가 자조모임을 통해 소통의 대상을 만나고 생각과 감정을 교류하게 된 것은 서울시 의사소통지원사업의 매우 바람직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일회성이나 몇 회의 프로그램으로 유지되지 않는 ‘모임’이라는 특성 때문에 제한이 있다며 이에 대한 지원 방향을 제언했다.

그는 자조모임이 보다 활성화 되고, 당사자 간 연결과 만남이 유지되도록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와 대화 상대방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교수는 “자조모임이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와 전문가 또는 서비스 제공자인 보완대체의사소통 비사용자만의 연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국내의 경우 현재까지 의사소통 지원사업 자조모임 외에는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 모임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국외의 경우 성인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의 모임, 아동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의 부모모임, 가족모임, 형제모임, 여가 모임 등 다양한 보완대체의사소통 모임이 존재한다.

이에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 자조모임이 지속돼 사회 속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 사용자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소통 지원이 성인기 또는 아동기만으로 분리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 생애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는 학교에서부터 체계적 의사소통 지원이 전문가를 통해 제공해야 하고, 복지부에서는 전 생애에 걸친 의사소통 지원이 바우처와 같은 제도 내에서 제공해야 한다.”며 김 실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정부차원의 바우처 서비스는 그 성과에 따라 통·폐합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실시되는 ‘보완대체의사소통 기기 활용 중재서비스’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성인 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지원에 대해 제도 지원이 도입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앞서 김 실장이 소개한 사례 가운데 위급한 상황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즉시 도움을 받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장애인 뿐만 아니라 아이, 노인 등 구어로 소통이 어려운 사람이 겪는 현실적이고 시급히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완대체의사소통과 의사소통 한 두 번 정도의 사례발표 또는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는 진행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의사소통 지원사업의 앞으로 방향은 의사소통 권리에 대한 보편적 인식개선을 통해 나타나야 된다고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의사소통 지원이 특정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의사소통 지원의 필요성으로 인식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의사소통 지원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 단위의 관심과 지원이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