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법 시행 10년, 양적 향상은 ‘성과’ 질적 성장은 ‘글쎄’
특수교육법 시행 10년, 양적 향상은 ‘성과’ 질적 성장은 ‘글쎄’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12.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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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대상자 증가,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확대 등 특수교육법에 따른 양적 지원 체계 향상… ”학교 내 차별, 지역간 격차 심화 등 질적 측면에서 특수 교육 현상은 크게 변한 것 없어“
▲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19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특수교육법 10년 토론회’를 열었다.
▲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19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특수교육법 10년 토론회’를 열었다.

장애 영·유아 교육 대책 마련, 통합교육 촉진, 특수학급 설치 기준 구체화 등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해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이 시행 된지 10여 년이 흘렀다. 전문가들은 특수교육법 시행으로 특수교육의 양적 확대는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19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10년, 새로운 10년을 향한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특수교육법 시행 이후 성과를 살펴보고 향후 10년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수교육법의 목적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특별한 교육 요구가 있는 사람에게 통합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생애주기에 따라 장애유형·장애정도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실시해 이들이 자아실현과 사회통합을 하는 데(특수교육법 제1조) 있다.

법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과정별 특수교육지원대상자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특수교육지원센터 기능 강화 등을 통해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지원, 특수교육 연수 등의 기능을 부여하도록 했다.

특수교육법에 근거해 교육부는 제4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2012~2017년)을 추진하면서 학생의 능동적 사회참여 실현을 위한 특수교육 교육력·성과 제고, 특수교육 지원 고도화, 장애학생 인권 친화 분위기 조성, 학생의 능동적인 사회참여 역량강화의 4대 분야 11개 중점 과제를 추진했다.

국립특수교육원 기획연구과 김종무 과장은 “특수교육법 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새로운 정책들이 추진됐고, 아울러 특수교육 현장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의의를 전했다.

통계로 알아 본 특수교육법 10년… 대상자 증가, 서비스 확대

김 과장에 따르면 특수교육법 시행 이후 특수교육의 양적 향상은 각종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토론회를 통해 발표된 통계는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2017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 기준이다.

▲ 국립특수교육원 기획연구과 김종무 과장.
▲ 국립특수교육원 기획연구과 김종무 과장.

먼저, 특수교육대상자의 의무교육 연한 확대에 따라 특수학교는 올해 174개교로 지난 2008년부터 매년 평균 2.5개교를 신설했고, 특수학급은 지난 2008년 대비 62.5% 증가한 1만325개(2008년 6.352학급)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자 수를 살펴보면 유치원 학생은 2008년 3,236명에서 2007년 5,437명으로 68% 증가했고 고등학교 학생은 2008년 1만5,686명에서 2017년 2만3,655명으로 50.8%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2006년 장애학생 특별전형 실시 대학 수는 전체 360개 대학의 18.6%인 67개 대학 뿐이었으나 2008년 87개 대학 560명의 학생이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2016년에는 약 50% 이상 증가한 124개 대학 816명의 학생이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이는 특수교육법 시행 이후 법에 근거해 대학의 장애학생 지원을 위한 특별지원위원회 설치·운영, 장애학생지원센터 설치·운영, 각종 학습보조기기 지원·교육보조인력 배치 등 지원 정책이 활발히 추진된 결과다.

또한 특수교육법 상 장애영아의 조기 발견·무상교육 확대에 따라 지난 2008년 영아를 위한 무상 교육이 실현되면서 총 85명의 영아가 시범으로 무상교육을 받았다. 올해에는 약 6.5배 증가한 549명이 무상 교육을 받고 있다.

전공과 설치 학교 현황을 살펴보면 학교 수, 학급 수, 학생 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는 매년 19.4% 증가해 지난 2008년 64교에서 2017년 155개로 91개 증가했다. 학급 수는 매년 29.1% 증가해 2017년 609급이 운영되고 있다. 전공과 학생 수 역시 매년 23.2% 증가해 2008년 1,755명에서 2017년 4,989명으로 3,234명 증가했다.

김 과장은 “특수교육법에 전공과가 포함되면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진로·직업교육 기회를 보장하고자 전공과를 확대했고, 결국은 현장중심의 직업교육과 장애학생의 직무전문성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도 확대됐다. 특수교육법은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의료 지원을 요하는 치료교육 영역을 관련서비스의 치료지원에 포함시켰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2017년 4만2,467명의 특수교육대상자에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치료지원과 보행훈련, 심리·행동 적응훈련 등 기타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8만9,353명 중 약 50%를 차지하는 수치다.

장애학생의 통합교육도 촉진됐다. 특수교육법 제20조·21조는 일반학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통합교육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고, 보조학습기기 제공, 일반교사의 특수교육 연수 실시 등을 통해 내실 있게 통합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2008년 67.3%의 학생이 통합교육을 받았으나 2017년에는 70.7%의 학생이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김 과장은 “한국 특수교육계가 전반적으로 큰 발전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특수교육법 시행 이후 나타난 통계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러나 특수교육의 발전된 모습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에 대한 끊임없는 담론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는 향후 특수교육법에서 논의가 필요한 과제들로 ▲장애영·유아 지원 체계 안정화 ▲통합교육 지원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인식 개선 ▲특수교육 관련 정부 조직의 기능 확대 등을 꼽았다.

김 과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특수교육법은 장애영아에 대한 무상교육과 장애유아에 대한 의무교육을 규정하고 있지만, 지원체계가 정착되지 않았다.”며 장애영·유아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문제를 꼽았다. 특히 이원화 된 보육과 교육 정책으로 인한 부처(보육-보건복지부, 교육-교육부)간 역할과 책임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로 이동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현상과 관련해, 통합교육 지원을 위한 인적·물적 기반의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일반학교에서 장애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특수학교로 이동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표면상 원인으로는 학생의 문제행동, 일반학교의 통합교육 기반·교사의 전문성, 프로그램, 자료 등과 관련해 문제점 등을 거론하고 있다. 통합교육은 특수교육 전달체계의 중요한 요서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수교육의 질적 성장은 과제로 남아… 지원체계 고도화 돼야

특수교육법 시행 10년차를 맞아 여러 통계를 통해 장애학생 교육권의 양적 향상은 증명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질적 향상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 중부대학교 김기룡 교수.
▲ 중부대학교 김기룡 교수.

중부대학교 김기룡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특수교육은 특수교사 확충, 특수교육기관 확대 등 특수교육 기반 구축에 필요한 양적 성장에 집중했다.”며 “하지만 질적 측면에서 10년을 되돌아보면 특수교육 현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진학률 또는 취업률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고, 통합교육 현장에 장애학생에 대한 직·간접 차별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수교육에 대한 인식 수준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특수교육법이 시행된 이후 대부분의 특수교육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특수교육 환경의 지역·학교·학생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 교수는 특수교육법이 장애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법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통합 교육 적극 실천 △개별화 교육 강화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교육권 보장 △국가 차원의 특수교육 책무 강화 △장애인 교육 정책 집행을 위한 강력한 기반 마련(부처간 협력) △학교 구성원간의 협력을 역동적으로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먼저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의 통합교육이 물리적 통합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고등학교의 통합 교육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는 “특수교육법은 교육과정 통합 또는 사회 통합이라는 통합 교육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육부, 시·도 교육청, 각급 학교의 통합교육 실시에 대한 책무를 분명히 명시하고, 다양한 통합교육 증진 사업을 시행하며 통합교육을 실시 할 수 있는 인적 환경을 구축하는 등 통합교육을 선도하는 법률로써 기능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과 학업 성취 수준 향상을 위해 학교에서 지원 가능한 사항이 자세히 명시돼야 하며, 이는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를 통해 학부모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별화 교육이 어떠한 교과목 별로 교육목표와 내용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교육 적응 지원, 학교에서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를 구성원과 학부모 합의된 문서를 통해 이뤄야 한다.”며 “현장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나 연수, 학부모가 회의에 참여하고 요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 제대로 안 돼, 개별화 교육이 애초 법률이 기대했던 형태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지적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특수교육법이 향후 10년 동안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책무 강화와 지원체계의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간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인당 지원되는 치료지원 바우처 비용, 방과 후 학교 바우처 비용 등에서 지역별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특수교육 사업 중 교육 격차 심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집행하는 방안 찾아볼 필요 있다. 특수교육에 대한 국가 차원의 행·재정 지원에 관한 사항이 법률로 명시되고, 전담부서 설치·전담임력 확충·특수교육지원센터 강화 등 이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