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 비리 제보했다고 인사조치?
장애인거주시설 비리 제보했다고 인사조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02.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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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시설 측에 내부고발자 지목된 이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 중지 긴급구제 결정

경기도 이천의 한 장애인거주시설이 내부고발자로 찍힌 직원을 인사 조치하려고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A장애인거주시설 내에서 벌어진 거주인간 성폭력 사건을 방치하고, 거주인 금전갈취 의혹 등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거주시설 시설장과 생활지원팀 간부들에게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신고의무 소홀의 책임을 물어 행정처분 할 것을 이천시장에게 권고하고, 해당 시설장을 장애인들에 대한 금전갈취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A장애인거주시설은 내부고발자를 찾기 시작했고, 팀장에게 거주인간 성폭력 사건을 보고했다고 인권위에 진술한 B사회복지사가 내부고발자로 지목됐다.

시설 측, 인권위 내부 고발했다고 ‘징계’?

A장애인거주시설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B씨가 인권위 조사 나오는 날 개인적인 용무로 휴가를 쓰자 시설 측에선 그걸 빌미로 의심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시설 측은 인권위 결정문이 나오자 직원들을 일대일로 면담을 실시하며 내부고발자를 색출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성폭행 사건을 해당 팀장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이 결정적으로 반영되자 찍히게 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권위 조사 이후 B씨에 대한 집단 따돌림은 물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형사고발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경 스테이플러 작업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직원들 없는 사이 CCTV를 설치하는 등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A장애인거주시설은 지난달 30일 B씨에게 ‘시설에서 부당하다는 대우를 받는다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한 적이 있으며,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임에 불구하고 외부기관(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하여 기관의 명예를 실추함’을 이유로 징계를 목적으로 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보냈다.

그러자 B씨는 지난 9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사위원회 출석요구를 인지한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5조 제1항 위반’을 근거로 시설 측에 징계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자 시설 측은 인권위를 언급한 부분만 빼고 근태 등의 이유로 B씨에게 오는 13일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보냈다.

▲ 인권위는 12일 오전 임시상임위원회를 열어 진정사건의 참고인이 인사상 등 불이익 조치를 받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시설 측에 인권침해 행위 중지를 권고하는 긴급구제를 결정했다. 또 법률적 대응을 통한 효과적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에게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인권위 긴급 구제 결정문
▲ 인권위는 12일 오전 임시상임위원회를 열어 진정사건의 참고인이 인사상 등 불이익 조치를 받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시설 측에 인권침해 행위 중지를 권고하는 긴급구제를 결정했다. 또 법률적 대응을 통한 효과적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에게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인권위 긴급 구제 결정문

인권위, 시설 측에 인권침해 행위 중지 긴급구제 결정

그러자 인권위는 12일 오전 임시상임위원회를 열어 진정사건의 참고인이 인사상 등 불이익 조치를 받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시설 측에 인권침해 행위 중지를 권고하는 긴급구제를 결정했다. 또 법률적 대응을 통한 효과적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에게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시설 측은 지난해 12월 20일 임시진상조사위원회에 B씨를 출석시켜 제보자인지 추궁했으며, 지난해 12월 8일과 지난 1월 8일 시말서 작성을 각각 요구했고, 사무원에서 단순작업을 하는 부서로 업무위치를 변경하는 불이익 조치한 것은 인권위 참고인 조사에 응한 것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상황서 오는 13일 예정된 인사위원회는 B씨 징계를 전제로 회부된 것이기 때문에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의결한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평판의 저하와 심리적 고통은 물론 징계 수위에 따른 신분상 변화가 예상되므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발생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해 A시설에게 B씨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중지할 것을 직권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한 시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