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계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조속 제정하라" 성명
사회복지계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조속 제정하라" 성명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0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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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계가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나섰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영화 ‘1987’의 소재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벌어진 1987년에 발생했으나 여전히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전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회기종료로 인해 폐기됐으며 지난 2016년 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민의당 권은희,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형제복지원 피해사건과 관련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계류 중인 상황이다.

이에 한국사회복지학회,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등 사회복지계 단체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형제복지원사건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부랑인시설이었던 형제복지원은 1975년 ‘내무부훈령 410호’를 근거로 급속도로 확장됐고, 연 3-4천명을 단속・수용했다. 집이 없어 떠돌아다니는 사람, 껌팔이나 구두닦이를 해서라도 살아보려던 가난한 사람들을 ‘부랑인’으로 낙인찍어 가뒀다. 1981년에는 전두환의 직접적인 지시로 사회정화란 미명 하에 사람들을 마구 잡아가뒀다. 형제복지원은 군대처럼 소대・중대로 편성・운영되었고, 강제노역과 폭력・성폭력, 과다약물투여 등이 일상적으로 존재한 ‘지옥’ 그 자체였다. 당시 검찰 수사로 밝혀진 수만 해도 513명에 달할 정도였다.”며 “이런 생지옥을 만들어 놓았으면서 원장인 박인근은 국고를 착복해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윗선’의 지시로 축소, 왜곡돼 부산 본원의 수용자들에 대한 인권침해조사는 전혀 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 게다가 ‘특수감금죄’의 성립여부를 두고 무려 7차례에 걸친 재판이 고등법원과 대법원을 오가며 진행됐고 이는 아마도 건국 이래 전무후무할 재판기록이지만 결국 대법원의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로 특수감금죄는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인권유린 범죄자요 살인용의자인 박인근은 외환관리법 위반 등 터무니없이 가벼운 형만 적용받아 2년 6개월을 복역했고, 출소 후에는 사회복지법인의 이름만 바꿔 2016년 사망 시까지 ‘복지사업’을 계속했다.”고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소문으로만 떠돌다 잊혀져가던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난 2012년 피해생존자 한종선 씨의 1인 시위로부터 다시금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그 전까지 형제복지원 인권유린사건의 피해자들은 존재하였지만 존재하지 않았고 목소리가 있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공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한 국가의 잘못이다. 또 검찰수사를 가로막고 재판마저 왜곡시킨 국가의 잘못이다. 이러한 국가의 잘못을 규명하고 바로잡기 위해 형제복지원 진상규명특별법이 발의되고 많은 요구가 제기됐지만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문제해결에 지극히 소극적이었다.”며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 일은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0년 전 형제복지원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가담했던 당시 사법부와 검찰의 적폐세력, 그리고 이들을 지휘하고 사건의 축소를 지시했던 전두환과 형제복지원 사건의 시발이 됐던 박정희 등의 적폐를 모두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복지는 언제나 시혜적인 이미지로 묘사됐지만 시혜는 그 이면에 시혜하는 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권위주의를 숨겨두고 있다. 이러한 권위주의는 언제라도 전면에 나와 시혜 받는 자에게 복종과 감사함에 대한 보답을 강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시혜적 복지는 통제와 억압의 수단이다.”며 “형제복지원 사건은 시혜적 복지가 가진 통제와 억압이 국가 차원에서 극대화된 것이다. 통제와 억압은 국가 차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비호를 직・간접적으로 받는다면 민간시설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통제와 억압의 복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제2, 제3의 형제복지원은 대구에서도 경기도에서도 광주에서도 존재하였고 전국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가 가진 시혜적 복지, 통제와 억압의 복지를 청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회에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조속한 제정 ▲제2, 제3의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 기본법 조속한 제정을 요구했으며 정부는 △복지시설 등에서의 인권유린사건으로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 그리고 이미 사망한 사람들과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응분의 보상 시행 △두 번 다시 이런 인권유린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이 조치를 강구하고 시행해나가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제도 마련 △복지시설 등에서의 인권유린사태를 축소・은폐하는 데 가담했던 자들을 모두 공개하고 법령에 따라 응분의 조치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