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패럴림픽 첫 정식종목 스노보드… “이제 정말 평창의 스타트 앞에 섰다.”

▲ 평창 선수촌에 나타난 태극머리 박항승 선수 ⓒ정두리 기자
▲ 평창 선수촌에 나타난 태극머리 박항승 선수 ⓒ정두리 기자

6일 오전 10시 평창선수촌에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의 입촌식이 진행됐다.

하얀색 선수단복 왼쪽 가슴에는 태극기가, 오른쪽 팔에는 ‘Team korea’가 새겨졌다.

그리고 선수들 사이 화려한 머리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어깨에 막 닿을 듯 한 길이에 정확하게 5대5 가르마를 중심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염색된 머리카락. 주인공은 스노보드에 출전하는 박항승 선수(31)다.

“며칠 전 염색을 했을 때는 정말 ‘태!극!’이었는데 색이 연해졌다”며 멋쩍게 웃음을 보인 그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위해 일 년 반쯤 머리를 기르고 준비했다.”고 자랑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훈련에 입촌하기 전 집에 들러 염색을 ‘감행(?)’했다. 다만 예상보다 색상이 빨리 옅어져 분홍색과 파란색에 가까운 ‘파스텔톤’이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조화가 담긴 태극 색상을 완벽하게 휘날리고 싶었던 기대감에 “빨리 경기를 해야 한다.”는 농담까지 건네는 박항승 선수.

그는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데뷔하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로 설원이 질주를 앞두고 있다.

▲ ‘2017세계장애인스노보드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한 박항승 선수의 경기 모습 ⓒ웰페어뉴스 DB
▲ ‘2017세계장애인스노보드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한 박항승 선수의 경기 모습 ⓒ웰페어뉴스 DB

6년 여 전 당시 여자친구 였던 아내 권주리 씨와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처음 스노보드를 신었던 그는 평창에서 펼쳐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가 되겠다 마음을 먹었다.

특수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스노보드에 전념했고, 하루 9시간씩 체력훈련을 했다.의족을 착용하는 오른쪽 다리는 근육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80kg 레그 프레스를 가뿐히 들어올릴 만큼 힘이 붙었다.

장애인 스노보드는 무릎 위 장애와 부릎 아래 장애로 나눠 등급별 선수들이 겨루는 방식으로, 박항승 선수는 오른팔과 오른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 얼마나 균형을 잘 잡고 설원 위를 내려오느냐가 관건이기에, 훈련을 통해 근육을 만들며 노력해온 박항승 선수의 기량도 조금씩 올라왔다.

2016년 국제대회에서 8위를 했다 지난해 평창에서 테스트이벤트로 펼쳐진 월드컵에서 15위로 잠시 주춤했다. 그러다 다시 같은해 8월 트레블콘 월드컵에서는 4위까지 올라봤다.

그동안 국제대회 출전 기록을 종합해 보면 중위권 그룹에 발을 들이고 있지만, 박항승 선수가 이번 대회에 나서는 열정은 뜨겁다.

개최국의 국가대표로 출전한다는 것이 부담만큼이나 기쁨과 자부심도 크기 때문.

박항승 선수는 “입촌식을 하니 이제 정말 패럴림픽 문 앞에 왔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긴장도 되지만 세계적인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입촌식에 앞서 이미 지난 3일에 평창에 도착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컨디션이 좋다. 준비도 다 됐고, 이제 스타트라인을 출발하는 일만 남았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박항승 선수의 경기는 오는 12일과 16일 10시 30분에 전선 알파인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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