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럴림픽〕도로에서 설원으로 간 이도연 “7경기 모두 완주 한다”
〔평창패럴림픽〕도로에서 설원으로 간 이도연 “7경기 모두 완주 한다”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8.03.14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우패럴림픽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에서 노르딕 스키 ‘신인’으로 평창에 서다
▲ 이도연 선수는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대한장애인체육회
▲ 이도연 선수는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대한장애인체육회

“7경기 모두를 완주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

마흔 여섯 세 딸의 엄마, 이도연 선수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창의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한 이도연 선수는 14일까지 바이애슬론 여자 6km 좌식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12km 좌식, 바이애슬론 10km 좌식,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1.1km 좌식까지 네 경기를 마쳤다. 폐막일인 오는 18일까지 아직 세 경기가 남아 총 7종목 출전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12위, 13위, 11위, 19위.

이미 핸드사이클에서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알려왔던 그와는 조금 다른 기록.

하지만 경기를 마치고 들어온 이도연 선수는 큰 숨을 몰아쉬며 “오늘도 완주 했다.”고 웃는 얼굴을 내비췄다 .

도로 위의 ‘여전사’에서 설원 위의 ‘신인’으로 돌아온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완주’다.

“포기란 없다. 꼴찌가 되더라도 끝까지 달린다”

이도연 선수는 이미 핸드사이클로 이름을 알린 선수다.

▲ 경기가 끝난뒤 환한 얼굴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도연 선수.
▲ 경기가 끝난뒤 환한 얼굴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도연 선수.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사이클 2관왕에서 2016리우패럴림픽 핸드사이클 은메달리스트로 승승장구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노르딕스키 선수를 찾던 지도자의 제안으로 처음 눈밭으로 눈을 돌렸다. 평창을 앞두고 선수를 찾던 지도자들에게 핸드사이클로 단련이 돼 있는 이도연 선수는 기초가 탄탄한 인재였다.

핸드사이클과 노르딕 좌식 스키는 어깨와 팔의 힘을 주로 사용하고, 폐활량과 지구력도 준비돼 있기 때문.

그렇다고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도로의 더위와 싸우던 그가 눈 위의 추위와 맞서는 일은 쉽게 적응 될 리 없었다.

훈련 중 넘어지면 혼자 장비를 풀고 눈을 헤치며 나오는 시행착오도 상상 못 할 시련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6km 경기 도중 관중들이 보는 앞에 넘어지는 수모도 겪었고, 다음 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거리 12km에서도 넘어졌다.

이도연 선수는 “바이애슬론 6km는 평창에서의 첫 경기였기에 잘 보이고 싶었는데, 시작부터 넘어지는 모습을 보여 당황하고 부끄러웠다.”며 “다음날 경기에서도 넘어졌지만 혼자 주행하던 구간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보다 당초 내 세계랭킹 보다 높은 등수가 나와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악바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승부욕이라면 빼놓을 수 없고 타고난 운동감각도 있는 이도연 선수 였지만, 새로운 도전에 국내외를 통틀어 스키선수로는 나이가 가장 많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열정'을 무기로,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며 누리는 기쁨을 선택했다.

▲ 이도연 선수의 경기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 이도연 선수의 경기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첫 동계패럴림픽을 마흔 여섯이라는 나이로 도전한 이도연 선수에게 코치진은 ‘혹시 포기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단호하게 ‘완주’를 외쳤다.

“사실 정말 힘들기는 하지만 완주만은 꼭 해내고 싶다.”고 솔직한 말을 꺼낸 그는 “꼴찌를 해도 완주를 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마지막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 만은 정말 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단단한 다짐으로 출전한 평창에서의 시간에 작은 상처도 있었다. 누군가 보여준 기사에 ‘두팔로 가는 데 그것밖에 못하냐’, ‘넘어질 꺼면 왜 나가냐’는 댓글을 읽게 된 것.

이도연 선수는 “어디에나 그런 사람들은 있다.”고 담담히 말하며 “더 잘하는 모습과 완주하는 열정으로 이겨내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 .

이어 “평창에서 완주는 당연한 것이고, 목표가 있다면 한 명이라도 더 이기고 결승점을 통과하고 싶다.”며 “혹시나 다치더라도 완주는 꼭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 이도연 선수의 경기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 이도연 선수의 경기 모습ⓒ대한장애인체육회

한편 이도연 선수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덧붙였다.

주인공은 배동현 선수단장.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동현 선수단장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것.

경기가 끝내고 인터뷰를 하는 기자 뒤로 보이는 배동현 단장을 보곤 “단장님 감사해요”라는 말을 전한 이도연 선수는 “내가 여기에 있기까지 단장님과 연맹 식구들이 많이 도와줬다. 단장님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짱’이다.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나약한 모습 보이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배동현 선수단장은 “선수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루하루가 아까울 정도.”라고 애정을 나타내는 한편 이도연 선수에 대해 “많은 나이에도 포기하지 않는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2016리우패럴림픽에서 핸드사이클 은메달을 획득한 이도연 선수 ⓒ웰페어뉴스DB
▲ 2016리우패럴림픽에서 핸드사이클 은메달을 획득한 이도연 선수 ⓒ웰페어뉴스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