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 중심을 지키는 맏형… “수십만 가지 퍼즐을 맞추는 전술을 위해 철저한 공부”

▲ 투구를 하는 정승원 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 투구를 하는 정승원 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여기는 대한민국, 다른 나라에게 금메달을 걸어 줄 수는 없다. 최고의 전술과 팀의 응집력으로 반드시 이기겠다.”

올해 나이 예순,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서드인 정승원 선수의 각오는 단단했다.

그리고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강릉컬링센터에서 만난 정승원 선수는 우리 대표팀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컸다.

“전술로는 한국이 전 세계 최고.”라고 자랑한 그는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운동선수가 됐으면 패럴림픽 무대는 올라봐야 했다”

그가 처음 휠체어컬링을 시작한 것은 15년 전.

20년 전 산업재해로 장애판정을 받은 뒤 재활을 위해 론볼을 시작했다. 이후 휠체어컬링을 만나면서 운동에 대한 집념이 커졌고, 늦은 나이에 국가대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사비를 털어 대관료를 내며 연습을 하기도 했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모니터에도 열중했다.

예순의 나이에 운동을 계속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kg가까운 스톤을 투구하는 것은 물론, 빙판 위에서 8엔드의 경기 동안 추위와 싸워야 해 체력훈련도 뺄 수 없었다. 여기에 전술을 익히고 집중력을 위한 멘탈 훈련까지 공부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동료들과의 팀워크도 준비해야 했다.

▲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정승원 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정승원 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그는 “휠체어컬링은 수십만 가지 퍼즐을 맞춰가는 경기.”라며 “동료들과 맞추고 뒤지지 않으려면 엄청난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망막박리 치료를 받은 뒤 눈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선글라스를 쓰는 것으로 해결했다.

그는 “경기 중에는 빛 때문에 바닥에 라인이 잘 그려지지 않을때면 선글라스를 쓴다.”며 “시력에는 문제가 없어 경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승원 선수가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처음 나간 것은 2009년.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US오픈과 캐나다 오픈 등 세계선수권대회를 누비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드디어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무대에 올랐다.

정승원 선수는 “선수가 됐는데 패럴림픽 한 번은 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오랜 세월을 준비해 드디어 패럴림픽에 왔다.”고 뿌듯함을 나타냈다.

“목표는 금메달” 집중력과 팀워크는 한국이 ‘최고’

정승원 선수는 “이번 대회의 목표는 단 하나 금메달.”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단호한 목표의 이유를 동료들에 대한 믿음에서 찾았다.

우리 대표팀에서 그의 역할은 8개 스톤 중 5·6번 스톤을 투구하는 ‘서드’다.

정승원 선수는 “서드는 중심이기도 하지만 저격수의 역할도 해야 한다.”며 “상대가 만든 ‘판’을 저격해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마지막 투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넘겨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 실수가 있더라도 동료들이 뒷받침 해준다는 믿음이 있기에 나는 물론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무기는 고도의 집중력과 탄탄한 팀의 응집력, 많은 훈련의 기록.”이라고 자랑했다.

▲ 경기 중 작전을 상의하고있는 정승원 선수(가운데)와 차재관(왼쪽)서순석(오른쪽)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 경기 중 작전을 상의하고있는 정승원 선수(가운데)와 차재관(왼쪽)서순석(오른쪽)선수.ⓒ대한장애인체육회

특히 “여기는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펼쳐지는 대회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게 금메달을 걸어줄 수는 없다. 반드시, 확실하게,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라고 강조한 정승원 선수는 “나는 태극기를 가슴에 단 휠체어컬링 국가대표.”라며 다짐하 듯 힘줘 말했다.

한편 휠체어컬링은 지난 10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미국, 러시아, 슬로바키아, 캐나다, 독일, 핀란드, 스위스, 노르웨이, 스웨덴을 차례로 만나 7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는 오는 15일 영국과 중국이 남아 있다.

▲ 정승원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상대 선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 정승원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상대 선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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