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준 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이현준 열사 동생 이현제씨와 가수 이지상이 헌화하고 있다 @전진호 기자

“나를 위한다고 말 하지마!”

고 이현준 열사 13주기 추모제가 지난 16일 서울 대학로 노들야학 교육장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서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이현준 열사와 24년간 알아오며 많이 술도 마시고 놀러 다니기도 했지만 함께 장애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라며 “당시 집에서 나온 형에게 힘든데 왜 나와서 사냐 물었더니, ‘나같은 장애인이 혼자 살아야 정부에서 활동보조인도 필요하고, 특별교통수단도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겠냐’라며 ‘장애인 중 가장 소심한 장애인이 근육장애인이다. 이들을 장애운동의 선봉에 세워보고 싶다. 그러려면 나라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옛 추억을 되새겼다.

이현준 열사 유가족인 이현제 씨는 “돌아가시기 얼마 전,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려면 뻔뻔해야 하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화가 많이 났다.”며 “당시엔 그 말이 정말 서운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이들이 살아가기 위해선 여전히 뻔뻔해야 하는 현실이 이해가 간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이현준열사추모사업회 오영철 집행위원장은 “당시 이현준 열사가 ‘너는 끝까지 장애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장애인들은 살 수 없다’는 이야기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며 “열사들이 활동했던 것을 잊지 않고, 현실에서 동지들과 연대해 활동하는 것이 큰 힘이라는 것을 13주기를 맞이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제에는 가수 이지상 씨의 문화공연 등에 이어 분향, 헌화로 고인의 정신을 잇고 넋을 기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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