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떠넘긴 사회복지서비스, “국가가 책임 있게 시행하라”
민간에 떠넘긴 사회복지서비스, “국가가 책임 있게 시행하라”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3.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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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일자리 제공과 처우 개선 등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노동조건 개선 촉구
민간위탁 제도 개선 방안 등 마련해 사회복지시설 공공성 강화해야

“한국 사회복지는 정부 주도의 공적 사회복지서비스가 확립되기 이전에 민간단체의 자선사업을 중심으로 발달해 민간의 사적 소유물처럼 인식되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의 공적책임성이 약한 상황이다.”

▲ 30일 사회복지사의 날을 맞아 420공투단과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 30일 사회복지사의 날을 맞아 420공투단과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은 30일 사회복지사의 날을 맞아 사회복지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3대 적폐 폐지 및 사회복지 공공성 강화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3대 적폐 폐지 요구안과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사회복지 공공성 강화 요구안을  냈다.

먼저 3대 적폐 폐지 요구안에는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이 담겨있다.

이어 공공운수노동조합 사회복지지부의 대정부 요구안은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노동조건 개선과 사회복지시설의 공공성 강화 부문으로 나뉜다.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노동조건 개선 요구안으로는 △인건비 지침 준수 의무화 및 결정 방식의 개선 △사회복지시설 적정인력 확보를 통한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확대 △근로기준법 실태조사 등의 내실화 △사업비와 인건비의 포괄지원 금지 및 교섭권 보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을 담고 있는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노동조건 개선을 내세웠다.

사회복지시설의 공공성 강화 부문은 ▲사회서비스공단을 통한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사회복지법인의 지도감독 강화 ▲내부고발자 보호에 고나한 대책 마련 ▲민간위탁 제도 개선 방안 ▲시설 운영위원회의 운영 강화 ▲시설장 자격기준 완화, 자격박탈 등 인적 기준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희생·헌신·봉사 등 강요 아닌 사회복지노동자 처우개선 통해 서비스 질 향상해야

▲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안정된 일자리를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국내 사회는 사회복지노동자에게 희생, 헌신, 봉사 정신이 투철해야 하는 사람으로 단정 짓고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복지노동자들의 희생, 봉사, 헌신 등의 마음은 존중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밤낮없이 노동하며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것들이 곧 장애인을 바라보는, 장애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대등하지만 동등하지 못한 관계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면 질적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노동에 먹고사는 일만 생각한다면, 누가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소명을 가지며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현재 민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정부에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에 모든 문제를 떠넘기면, 사회복지가 하나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고, 이는 서비스 질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민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가 아닌 국가가 더 체계적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탈시설이냐 사회복지노동자 일자리냐’의 딜레마… 공공성 확보로 해결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최재민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최재민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활동 최재민 활동가는 거주시설노동자의 일자리와 거주인의 탈시설에 대한 딜레마가 아닌 지역사회 내 공공서비스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활동가는 지난해 거주시설 실태조사 나갔을 당시 회상하며 “거주인을 비롯해 거주시설 노동자들과 탈시설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탈시설에 대한 노동자들의 의견은 긍정도 있었고 다양했지만, 공통 분모는 ‘거주인이 탈시설을 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염려였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해 탈시설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또는 장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회복지노동자의 일자리를 후순위로 생각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를 딜레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시설 수용 중심으로 전개한 복지정책의 역사로 인한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설을 과거의 일로 정리하고, 앞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사회 복지 일자리 등 공공성을 확보하고, 공공의 영역이 민간의 영역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활동가는 “이는 거주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시설에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이 탈시설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지역사회 체계가 없는데 살 수 있느냐’ 혹은 ‘소득 보장이 되지 않는데 나가면 끼니를 챙길 수나 있냐’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체계 안에 있는 중증 장애인을 지원하는 복지 일자리 등을 포함해야 한다. 이 복지 일자리는 공공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인권감수성, 철학, 사회복지노동자에 대한 처우 등을 포함해 최저 서비스 기준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공공의 영역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의 영역과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뒤 3대 적폐 폐지 요구안과 사회복지노동자 노동권 보장 및 사회복지 공공성 강화 대정부 요구안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