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원 대 횡령 의혹 서울 종합사회복지관서 ‘추가 편취’ 의혹 불거져
2억 원 대 횡령 의혹 서울 종합사회복지관서 ‘추가 편취’ 의혹 불거져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04.11 08:57
  • 댓글 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복지관 직원 추가제보…모금액 현금으로 받아 차액 남겨 서류상 보고

비자금 장부를 운영하고,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돈을 빼돌린 의혹이 불거졌다.

A종합사회복지관에서 ‘비자금 장부’로 추정되는 파일을 만들어 자금을 관리하고, 이를 관장 등이 유용한 의심이 든다는 기사가 보도되자(본보 4월 4일 ‘서울 종합사회복지관, 2억 원대 횡령 의혹 ‘일파만파’’ 기사 참조) 이 복지관에서 근무했던 사회복지사가 또다른 횡령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A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했던 제보자 B씨는 재직 중 각종 사업수행 과정서 돈을 빼돌리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희망저금통 사업을 맡아서 진행했는데, 학교에 나눠준 저금통을 수거해오면 이를 은행에서 지폐 등으로 환전해 부장에게 전달했다.”며 “이 과정에서 전달한 액수와 실제로 입금된 금액 간에 차이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고발했다.

  ▲ 제보자가 보관 중인 희망저금통 지급현황 서류. 이 서류에 따르면 총 수입은 4,335,900원으로 기록돼 있다  
▲ 제보자가 보관 중인 희망저금통 지급현황 서류. 이 서류에 따르면 총 수입은 4,335,900원으로 기록돼 있다
  ▲ 희망저금통 결과보고서.최종 수입은 4,015,410원으로 기록돼 있어 30여 만 원의 차이가 난다.  
▲ 희망저금통 결과보고서.최종 수입은 4,015,410원으로 기록돼 있어 30여 만 원의 차이가 난다.

지난 2014년에 제작한 결과보고서에는 402만5,410원으로 보고돼 있으나, B씨가 자체적으로 정리해놓은 파일에는 433만5,900원으로 기록돼 있었다.

B씨는 “이처럼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의 경우 (담당자가) 정산해서 보고한 금액과 실제 서류와 금액 차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혹시나 싶은 마음에 각 학교별 합계액을 따로 적어놨는데, 이 액수와 서류상 액수가 다른 것을 확인했다.”며 “아동 급식사업의 경우도 (급식을 먹지 않아) 중단한 아동도 포함돼 사업비를 부풀려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바자회나 일일호프 티켓판매 대금도 현금으로 차장이나 부장에게 전달됐으나, 누가 얼마를 모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횡령했을 의혹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2014년 당시를 기록한 ‘비자금 파일’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마이 메모’ 파일의 ‘2017년 6~7월’ 기록을 보면 ‘이웃사랑 바자회’ 항목으로 30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추측되는 내역이 있어 B씨의 증언에 신빙성을 실어주고 있다.

▲ '비자금 장부'로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 메뉴' 2017년 6~7월 내역. 여기에도 바자회나 장터에서 비용을 돌려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 '비자금 장부'로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 메모' 2017년 6~7월 내역. 여기에도 바자회나 장터에서 비용을 돌려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B씨는 “2014년 당시에도 담당자가 지출서류를 만들어 결제 받지 않았다. 부장이 지정한 업체에서 사전에 조정한 단가로 (부장이) 만들어 온 서류에 사인만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해 ‘2015년~2017년 ‘마이 메뉴’ 기록 전인 2014년에도 횡령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당시에는 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B씨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돈을 빼돌리는 것 같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그 실체를 확인까지 했으나 액수가 소액인데다 이걸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몰라 관련 증거만 남겨두고 묻을 수밖에 없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당시 팀장급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A종합사회복지관이) 첫 직장이어서 내부사정을 몰랐고, 그렇게들 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A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횡령 의혹이) 게재된 기사를 읽은 후 ‘또다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웰페어뉴스와 서울시 등에 제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B씨와 비슷한 시기에 A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했다는 또 다른 퇴직자는 “B씨와 같이 횡령 의혹을 직접 목격한 적은 없으나 바자회나 일일호프를 하면서 1장당 1만 원짜리 티켓을 30여 장씩 배분받아 팔아야 했다.”며 “부당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다른 기관에서도 관행처럼 해오는 일이어서 수긍했고, (할당량을 못 채운다고 해도) 자기 돈을 채워 넣어야 할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의구심은 있었으나 정말 그럴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A종합사회복지관의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해당 구청 관계자는 “우리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가 이뤄지며 (A복지관의 비리 의혹을) 인지해 당황스럽다.”며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고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며, (구청에서의) 점검 과정서 내부고발자가 드러날까 봐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다. 서울시와도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 번씩 지도·점검 등을 하고 있으나 후원금 등 회계장부만 봐서는 금액을 누락하거나, 빼돌리는 돈을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점검만 할 게 아니라 지금과 다른 방식의 지도·감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사회복지기관 비리 ‘민간 위탁 시스템 한계’…내부고발 시스템, 기관장 임기제 및 직원 평가제 도입 등 구축돼야

종합사회복지관 등 사회복지계 내에서 연이은 비리와 횡령 의혹 등이 터져 나오자 자정을 촉구하고는 있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서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장재구 회장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결국 (사회복지기관의) 민간위탁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내부 고발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이 상호 견제할 수 있는 시설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지금은 기관장의 권한이 너무 크다. 인사위원회에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 인사시스템 개편 등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들은 크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목동종합사회복지관 유영덕 관장은 ▲기관장 임기제 ▲기관장 직원 평가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유 관장은 “직원들을 비롯해 서비스도, 시설(기관)도 평가를 받는데 유일하게 평가를 받지 않는 집단이 기관장들이다. 이들의 혁신이 없으면 조직원도, 서비스도, 운영체계도 혁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평가도 받지 않는 일부 폭압적이고, 비상식적이며, 비윤리적인 리더들 밑에서 신음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기관장에 대한 평가와 혁신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 관장은 “모든 시설장 임기는 위탁기간에 맞춰 5년으로 하고, 임기를 마치면 구조화한 평가지표에 따라 기관장 평가를 실시해 70점 미만이면 재임용하지 않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