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개헌안, 장애인 기본권 잘 담았나
文정부 개헌안, 장애인 기본권 잘 담았나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4.1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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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사람’으로 확대, 자립생활권 보장, 차별금지사유서 ‘장애’ 포함 등은 긍정…
국가의 책임과 의무 누락한 것은 아쉬워
▲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평가와 장애인 기본권 강화 개헌 향후 과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평가와 장애인 기본권 강화 개헌 향후 과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 개헌안에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구체적 책임과 의무가 누락돼 이에 대한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0~22일까지 3일 동안 개헌안을 발표했다. 특히 1차 개헌안 안에는 ‘전문’, ‘기본권’ 개정 내용으로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사람’으로 확장했고, 기본권의 내용도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성별·장애 등으로 이뤄지는 차별에 대해 적극 차별 금지, 정책 근거 마련을 위해 국가에서 차별 상태를 시정하고, 실제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애인이 모든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참여하기 위한 편의제공과 정책적 고려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헌법개정장애인네트워크와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은 11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평가와 장애인 기본권 강화 개헌의 향후 과제’ 간담회를 열었다.

자립생활 규정은 ‘긍정’… 국가 의무 구체적 명시는 ‘미흡’

▲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가 ‘문재인정부 개헌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가 ‘문재인정부 개헌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자립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장애인의 권리만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국가의 의무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정부가 내놓은 개헌안 제36조3항은 ‘장애인은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누리며, 모든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현행 헌법 제34조제5항에는 ‘장애인’을 ‘신체장애자’로 표기해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규정하고 있다.”며 “반면, 정부 개헌안 제36조에서 ‘신체장애자’라는 표현이 ‘장애인’으로 바뀐 것은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부 개헌안에 장애인은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명시한 것에 대해 “장애인에 ‘자립생활 할 권리’를 명시한 것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활동지원서비스’나 ‘소득과 주거 보장’ 등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조항에 국가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아쉬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장애인이 모든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참여하기 위해 그에 따른 편의제공과 정책 고려 등이 필요하다.”며 “편의 제공을 위한 인적·물적·제도적 수단과 조치를 마련하는 데 비용이 들고, 경우에 따라 국가가 그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국가가 정책을 계획하는 단계서부터 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비장애인 중심으로 정책이 구성돼, 장애인에 대한 부분은 비용 등을 이유로 간과되기 쉽다.”며 “따라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가 특별히 규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 개헌안 제35조제2항 ‘사회보장권’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 변호사는 “사회보장은 국가의 시혜적 의무가 아닌 사람의 기본적 권리라는 인식이 확대됐음에도, 현행 헌법은 그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개헌안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장애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벗어나 적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에 사회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국민이 수동적으로 국가가 주는 대로 사회보장을 받는 것이 아닌, 국민이 능동적으로 사회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대상 확대·차별금지사유서 장애 포함’ 등 긍정적… 국가 의무·책임 누락 아쉬워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이 ‘장애인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이 ‘장애인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 또한 “장애계가 요구한 일부만 반영돼 미흡하지만, ‘국민′을 ‘사람’으로 확대한 것과 차별금지사유에서 ‘장애’를 포함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개헌안 제11조제1항에는 성별·장애·연령 등을 이유로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1조제2항에는 국가는 성별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 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조 정책조직실장은 “차별 금지 사유에 ‘장애’가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제11조2항에 ‘노력해야 한다’로는 차별에 대한 국가의 적극 구제조치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며 “‘적극 조치해야 한다’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사회권적 기본권인 교육·노동에 대해 국가의 책임이 빠졌다며 “권리이자 의무인 교육과 노동에서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조 정책조직실장에 의하면 정부의 개헌안 제32조(교육), 제33조(노동) 등에는 모든 ‘사람’이 아닌 ‘국민’으로 제한 됐으며, 특히 제33조(모든 국민은 노동조건에서 임신·출산·육아 등에서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고, 국가는 이를 위해 여성 노동을 보호하는 정책 시행해야한다)에는 ‘장애’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 정책조직실장은 “장애인 노동권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며, 신설이 어렵다면 최소한 ‘장애’를 고려한 내용이 추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 개헌안 제32조(교육권),제35조(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서 국민의 권리와 의무만 강조하고 있으며, 국가의 책임과 의무가 명시돼있지 않다. 특히 제32조제3항(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한다)에 ‘인권 교육’을 추가해 국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정부 개헌안 제10조(평등권 및 행복추구권 관련 조항)를 언급하며,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삶에 대한 통제권과 결정권을 침해 받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