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부당한 인권침해, 어떻게 맞서야 할까
사회복지 부당한 인권침해, 어떻게 맞서야 할까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04.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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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회복지사협회 시민위원회 ‘#metoo #with you #human right’ 아카데미 개최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는 지난 23일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강당에서 서사협 시민위원회 아카데미 ‘#metoo #with you #human right’를 개최했다.

현장에서 가장 밀접하게 행동하는 사회복지사가 권력으로부터 부당한 인권침해를 받지 않는 등 #metoo(미투), #with you(위드유) 운동에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아카데미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노선이 활동가와 마천종합사회복지관 김기홍 사회복지사,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소장의 #metoo #with you #human right 강연에 이어 분임 토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국성폭력상담소 노선이 활동가는 미투 운동에 대해 “이 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본인의 성폭력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왔다. 다만 (미투 운동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방송이나 sns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예전에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아 답답했는데, 요즘에는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슴으로 이야기를 듣고 눈물 흘리기도 하고, 정부와 국회에서 각정 대책을 마련하는 등 우리사회에서 커다란 이슈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반면 “최근 들어 ‘내 부인이 동석하지 않는 자리에서는 어떤 여성과도 식사를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펜스룰’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며 “국회에서는 여성보좌관을 더 이상 안 뽑겠다고 하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면 ‘미투 당한다’며 말을 못하게 하는 등 여성의 위치와 자리를 줄어들게 해 미투 운동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경계했다.

노 활동가가 생각하는 ‘미투 운동’은 “연극계 이윤택 사건이나 정치계 안희정 사건 등을 두고 ‘막강한 권력을 앞에 둔 상하관계’로 해석할 수 있으나 모든 성폭력은 두 사람 간의 권력관계에서부터 시작한다.”며 “단순히 사회적 권력뿐만 아니다. 위계관계 속에서는 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거대 권력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로 보고 의미를 확장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투 운동에 참가하는 피해자들 대부분은 ‘그때 내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왔다’는 죄책감들을 갖고 있어 무척 화가 난다.”며 “내가 생각하는 미투 운동은 ‘확성기’다. 귀찮고 시끄럽고 조용히 했으면 하지만 그 내용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변화의 아침을 함께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천종합사회복지관 김기홍 사회복지사는 ‘권력형 비리 그리고 내부고발’을 주제로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부고발자로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김 사회복지사는 “입사 초기만 하더라도 우수직원상을 받을만큼 조직에 충실한 직원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부터 ‘내가 (사회복지)일을 하는 게 아니라 기관장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연극을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니 모순투성이었다.”며 “기관의 잘못된 점을 문제제기할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강압적인 태도였고, 직원들 역시 침묵을 지키거나 ‘여기뿐만 아니라 모두 다 그런데 너만 왜 그러냐’는 반응이었다. 다른 곳도 똑같다면 사회복지를 그만 둬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마천부터 바꿔보자’고 생각했고, 비리에 대한 내부고발자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고발을 하고 나니 나를 극단적으로 바라본다.”며 “나는 영웅도 아니고 갈등유발자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다. 내부고발을 한 이유는 마땅한 권리를 침해받았기 때문이며, 그저 평범한 사회복지사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나는 사회복지사를 직업으로 선택해서 돈을 버는 노동자다. 반면 주변에서는 사회복지사를 전문가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오히려 내부에서는 봉사자 정도로 인식하는 것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라며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여전히 희생을 강요하고, 야근수당을 못 받으며, 3천배를 해야 하는 게 왜 문제인지조차 잘 인식 못하는 듯하다. 그것이 문제라고 주장했을 때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이해해주지 않던 게 힘들었고, 거대한 권력에 부딪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이 문제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함께 소리내주고, 지지해준 분들이 있어서 용기를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얼굴을 드러내고 내부고발 한 사람이 계속 그 직장에 다니면서 잘 지낸다면 더 많은 이들이 용기를 가질 것이고, 기득권도 압박 받을 거라는 생각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노조도 좋고, 기관의 작은 일들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줘도 좋고, 함께 행동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소장은 ‘사회복지 장난감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된 계기를 예로 들어 위드유 운동을 설명했다.

양 소장은 “페이스북에 보이는 사회복지의 모습은 천국과 같은데, 뒷이야기는 그렇지 않아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듣곤한다. 그때마다 선배로서 ‘미안하다’라는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다.”라며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지금은 리더십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기본이라도 지키면 많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에 대해 양 소장은 “지금의 관리자도 예전엔 순종적으로 일했을 것이고, 이 과정서 성찰할 기회가 부족했을 것이다. 지금 올라간 자리에서는 달라져야 하는데 예전 방식 그대로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복지 영역은 비판보다 순응이 강하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의식 없다고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면 이를 자신의 인생에 대한 부정이라 여겨 격렬하게 반응하고, 반격한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이길 수 있을까. 이기더라도 피 흘리고 쓰러지는 개인이 많을 것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패배의식이 싹트고, 참여하기를 두려워한 그 결과 참여한 사람만 소수가 된다. 이들을 소수로 만드느니, 온건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해 최소한 먼저 이야기 나선 이들이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장난감(레고)으로 1인 시위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어느 복지관에서 불법적인 지시에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만났다. 그들과 어떻게든 함께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마음으로 그 복지관 근처에 장난감 1인 시위물을 붙여놨더니 이걸 눈물 흘렸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많은 이들이 ‘이건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일이 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함께하지 못하는데, 문제제기를 한 사람들을 소수에 두지 않고자 시작한 일이다. 큰 결단이 아니더라도 재밌게 참여할 수 있고, 반대 측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싶더라도 딱히 트집 잡기 어려운 방식으로 계속 진행하다 보면 사회복지계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