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단체들이 모여 교류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장애계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제도 개선으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꼽으라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대표격에 속한다. 

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을 이끌며 장애인 복지증진을 위해 매년 장애계 5대 목표를 선정하고, 인식과 제도 개선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범 사무총장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지난 88 서울 패럴림픽 하계 대회 뒤 각자 자신의 장애유형별로 단체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단체별로 욕구도 다르고, 추구하는 바도 달랐다. 이렇듯 다른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단체가 필요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만들어졌다. 장애계 단체가 당사자 스스로 만든 단체라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각 단체의 힘을 결성하기 위해 하나로 모여 만들어진 단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단체 역량강화, 단체 교류협력, 제도개선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단체 역량강화 사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각 장애계 단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단체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개선 솔루션’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장애계 단체는 많은 법과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밖에 당사자들은 생활하는 데 아주 작은 부분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은 당사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함께 모여 정책적 건의를 한다면 쉽게 고쳐질 수 있는 부분, 이런 것을 고쳐나가는 사업이다.

우리가 제일 처음 다뤘던 제도개선 솔루션은 ‘장애인 당사자 영화관 현장할인 50%’개선이었다. 장애인당사자는 영화 현장예매가 50% 할인된다. 그러나 현장에 가서 예매할 경우만 할인 해준다. 그러나 보통 좋은 자리 확보를 위해 미리 예매를 하고 간다. 이런 부분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예약 할 때 지불을 했어도, 현장 가서 장애인임을 확인해주면 다시 반환하거나 할인해 주는 것으로 개선을 요구했다.

이는 법과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현장 부분을 실무자와 함께 풀어가며, 경험하고 각 단체에서 각 유형에 맞는 잘못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역량강화 사업이다.”

-역량강화 사업의 어려움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장애계 쪽에는 크게 보면 복지관 같은 ‘이용시설’과 생활하는 시설인 ‘거주시설’ 그리고 장애계 단체가 있다. 이용시설과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데 보건복지부의 실무자 지침 등이 있지만, 장애계 단체는 지침이 없다.

예를 들어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장애계 단체에서 실무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체계성을 갖지 못하고 있고, 오래된 사람이 교육을 해주거나 이런 것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따라서 단체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침을 만들었다. 내용 안에는 일반 총무 업무의 기한, 회계의 기본적 내용, 공문 작성 요령, 보도자료 작성 등을 지침으로 만들어 책자로 보급하는 것이다.”

-장애인 복지 발전을 위해 단체 간에는 어떤 교류와 협력은 하고 있는가.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를 매년 연말쯤 개최해 다음해 장애계가 공동으로 해결할 5대 과제를 정한다. 올해 5대 과제는 ▲고령 장애인 대책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개선 ▲국제협력 개발 확대 ▲지방선거에 대한 대책 강구 등이다.

또 지역 간 복지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마음교류대회’를 진행한다. 현재 13개 지역 시·도에 연합회를 결성했다. 지자체가 자치단체이다 보니 지역 간의 복지 격차가 발생한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고, 잘하는 제도를 확산시키기 위해 한마음교류대회를 개최한다.

또 장애계 단체장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최고지도자포럼’을 만들어 정책을 만드는 데 관여되는 국회 또는 국회의원, 장관, 해당 부처의 실·국장들이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는 등의 교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6월13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뤄진다. 선거철이 되면 항상 장애인당사자의 참정권 문제가 대두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선거연대 활동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대통령 선거, 총선, 지방선거 등 항상 장애인선거연대 활동을 해왔다. 장애인 복지가 발전하게 된 계기도 선거에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당사자는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가 도로도 막고, 여러 시위도 했다. 그러나 가장 민주적인 방식은 유권자로서 장애계 정책을 가장 잘 해 내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장애인선거연대는 △장애인참정권 실현 △장애계 관련 공약 제시 △직접 참여 등 3가지 방향으로 활동을 했다. 모든 국민이 갖고 있는 참정권이 장애인당사자에게 없는 경우가 많다.

투표를 하고 싶지만 투표소에 갈 수 없다던가, 어떤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인식하려 하지만, 그 정보다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등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후보들이 많은 공약을 내걸고 공약 이행 여부를 모든 국민과 시민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당사자와 관련된 공약은 없다.

이에 대해 장애계 현안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공약을 내고 싶지만 장애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어떠한 공약을 낼지 모르는 등 2가지 측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방선거라면 지역이 해야 할 일, 총선이라면 정당이 관심을 가질 만한 현안, 대선이라면 국가가 할 일 등을 공약을 만들어 제안한다. 현행 발달장애인지원법, 장애인차별금치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이런 식의 공약을 통해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단순 유권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동료 의원으로 장애인이 있다면, 장애계 정책에 관심을 갖고, 행정을 하는 사람도 의회에 장애인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의식하고 관련된 정책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증진을 위해 일자리 또한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일자리 대책에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등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무엇이 있는지

“지난 1991년 장애인고용촉진법의 제정으로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은 준수를 잘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의무고용 적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반대다. 50인 미만의 기업의 경우 의무대상이 아님에도 장애인당사자를 많이 고용하지만, 대기업은 선도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일자리를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특히 현 정부는 ‘공공일자리 81만 개 만들겠다’고 했지만, 그 안에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도 장애인의 일자리도 없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 일자리 1만 개’를 놓고 많은 요구를 했고 현재 고용노동부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

공공일자리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사회에서 일반경쟁 고용을 통해 진입이 어렵다보니 공공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안정된 일자리 속에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우리의 바람대로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논의해 나갈 생각이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장애계 단체들이 몇 년 동안 주장하고 나섰지만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한국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국내 모든 근로자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법에서 적용을 제외 시켜놓은 유일한 계층이 중증 장애인이다.

이러다 보니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당사자 수가 매년 들어나고 있다. 지금 현재 한 9,000 명 정도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이 조항을 폐지시켜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이지만 고용노동부는 ‘근로 능력이 그 만큼이 되지 않는데, 최저임금을 보장하면 장애인을 누가 고용하겠느냐’라는 우려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동의는 하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사용주가 다 주는 것이 아닌 근로 측정 이상만큼 국가가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고용노동부 산하 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근로 능력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근로 능력이 90% 이하인 당사자에게는 최저임금을 보장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짓고 있다. 이를 좀 완화하고 이를 고용주가 모두 다 부담하기 보다 고용장려금을 통해 보조를 한다면 장애인당사자가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을 보장 받을 수 있고, 따라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고 자기 생활을 사회에서 당당하게 해 나갈 수 있다.”

-최근 한국사회가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고령 장애인에 대한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장애와 고령 등 복합적 특성을 가진 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고령 장애인에 대한 문제는 올해 5대 과제이며 심각한 문제다. 국내 노인인구가 13%를 넘어 7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장애인 250만 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40%가 넘는다.

즉 일반 국민 비율 중에서 장애인 당사자는 상당히 고령화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령화 된 장애인당사자는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고, 지역사회에서 생활 등의 부분이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노인이 많이 가는 경로당이 동네마다 있지만, 경로당 내 장애인이 갈 곳은 없다.

중증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돌봄, 시·청각 장애인 지원 등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 수 없는 환경이 됐다.

특히 지역 내 돌봄 서비스에 관한 부분을 더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보다 장애가 있어 위험에 노출 될 수 있고, 여러 가지 생활에 불편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고령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령 장애인 뿐만 아니라 장애가 있는 청소년을 위해 기업과 협력 사업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장애계 단체가 교류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장애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학교 교육정도를 제외하고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 프로그램 속에 남들보다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이 사회에 나오는 순간부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더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나의 꿈은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A 은행과 함께 시행하는 ‘희망캠프’사업은 예를 들어 장애가 있는 한 친구가 목소리가 예쁘다고 하니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지만, 아나운서가 가져야 할 소양, 소질 등을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친구들에게 방송국과 연결해 아나운서도 만나게 하고, 실습해보고 꿈을 확실하게 하며 꿈을 응원하는 사업이다.

또 이·공계 학생들에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대학 진학 뒤 시·청각 장애인위해 학습 보조기구 지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아울러 B 제철의 지원으로 장애가 있는 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여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당사자 복지증진을 위한 활동을 한다. 향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우리는 제도 개선 등 여러 가지 연합 활동을 통해 당사자 권리증진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이 사업을 꾸준히 하는 것이 목표다. 단체 간 협력이 없다면 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또 간혹 장애계 단체에 비리사건이 터지면 전체 장애계 단체들의 얼굴이 뜨거워지고, 사회적으로 쌓아왔던 인식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따라서 역량강화를 통해 서로 교류를 통해서 장애계 단체가 당사자 권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내 긍정적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활동을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장애인에 관련된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아닌 사회 전반 공동의 가치 속에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4년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이 개정됐다. 그동안 여성과 아동만이 대상이었던 법에 개정되며 장애인이 포함됐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것이 성격으로 본다면 민간의 역할이 크지만, 장애계 단체들이 선도에 서서 저개발국가 또는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원조도 하고, 우리의 경험을 전달 해줘야 하기 때문에 장애계 단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