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보러 가자!”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동물원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동물원에 도착해 아들이 보고 싶어 하는 호랑이와 마주하자 “우와~ 어흥이다!” 흥분하며 소리친다.

문득 아들이 마주한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닐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다시피 호랑이는 맹수 중의 맹수로, 먹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동물이다. 호랑이가 앞발을 휘두를 때의 충격은 800kg 정도이며, 순간 시속을 80km까지 내는 무서운 동물이 내가 보는 ‘호랑이’는 아닌 듯 싶었다. 사육사가 직접 다가가 먹이를 줘도 덤비지 않는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니다. 

‘동물원 속 호랑이’는 자신의 습성을 잃은 채 관람객들이 원하는 대로 보이길 강요당하고, 사육 당한다.  

문득 사람은? ‘사회’라는 동물원 속 ‘호랑이’로 살아가는 사람은 주체일까, 객체일까. 

어찌 살아갈지, 섬뜩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