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Social welfare center?

2016년부터 지난 2년 동안 약 1,000명에 가까운 전국의 사회복지사와 공무원들이 제주도에 있는 스마트복지관에 다녀갔다. 아마도 그들은 건물이 없는 스마트복지관을 찾아오기 전부터 ‘스마트복지관도 사회복지관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스마트복지관을 운영하면서 우리나라 어느 사회복지사보다 사회복지관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고 또 고민해 왔다. 나는 '스마트복지관도 사회복지관인가?'의 질문에 당연히 '스마트복지관도 사회복지관입니다'라고 대답은 하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복지관 시범사업과 실제 사회복지 현장 간 인식의 간극이 쉽게 좁혀질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필자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 모두에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가 바로 사회복지관(또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에 관한 자기물음일 것이다. 
   
정체성(identity)은 사람으로 치면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개인이 가진 고유한 실체를 자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타인과 나를 구별하고 내가 나로서 자각하며 살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하나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부여해 주셨다. 그것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의 질문에 해답인 바로 자신의 이름(name)이다. 이름은 자기정체성을 알아가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사회복지관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旅程)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해보자. 

현재 우리는 ‘사회복지관’이라는 이름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을까?
사회복지관이 처음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이름으로써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우리는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사회복지관의 명칭은 [사회+복지관]의 조합일까? 아니면 [사회복지+관]의 조합일까? 얼핏 보면 [사회복지+관]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관’ 앞에 ‘지역’이라는 단어를 넣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사회복지관을 우리는 보통 ‘지역사회복지관’이라고 통칭한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지역+사회복지+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복지관]을 의미한다는 것은 사회복지사라면 금방 알 수 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에도 같은 맥락에서 사회복지관을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 그 정도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는 실제로 당연한 게 아닌 경우가 많다.

KASWC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Korea Association of Social Welfare Centers)의 영문약자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복지관을 영문으로 ‘social welfare center’로 표기한다. 영문표기만 보면 '사회복지(social welfare)+관(center)'을 의미한다. 사회복지관을 한글로만 보았을 때는 몰랐었는데 영문으로 보니 ‘사회복지관’의 의미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복지관협에 등록된 사회복지관은 436개에 불과한데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에는 ‘social welfare center’가 수천 개는 족히 넘을 것이다. 

사회복지관 이름에 쓰인 ‘social welfare(사회복지)'는 복지를 추구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 즉 사회보장제도와 같이 정책이나 제도가 지향하는 목적의 개념으로서 사용되거나 보통은 제도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지역사회복지관은 그런 제도적인 의미로 설립된 기관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주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실제로 실천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정리하면 사회복지관은 ‘지역사회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즉, 사회복지관의 ‘사회’는 social의 의미가 아니라 지역사회(community)를 의미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복지관의 영문표기도 ‘community welfare center’로 표기하거나 그냥 ‘community center’라고만 해도 사회복지관의 정체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community(지역사회)의 의미가 반드시 행정구역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관이 설치되는 경향을 살펴보면 인구에 대비해서 행정구역 단위로 설치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관 명칭 앞에 붙는 지역사회의 단위가 주로 행정구역 중심이다. 따라서 지역사회복지관의 영문이름도 이러한 맥락에서 표기하면 된다.

예컨대 복지관 이름이 '서울시사회복지관'이면 ‘서울시’라는 지역명(local community)이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Seoul welfare center'라고 표기하면 된다. 반면 '행복사회복지관'처럼 지역명이 안 들어간 사회복지관은 'Happy community (welfare) center'라고 표기하는 것이 사회복지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적절하다고 본다.

대한민국 사회복지관을 대표하는 기관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름을 아무 생각 없이 ‘사회(social)+복지(welfare)+관(center)’이라고 단순히 한글을 영문으로 직역해서 지었으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단지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복지관’의 이름을 [사회복지+관]으로 인식해 사용함으로써 사회복지관 고유의 정체성마저도 혼란을 빚을까 걱정이 된다.

그동안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회복지관을 ‘사회복지+관(social welfare center)’으로 말하는 가운데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할 사회복지관이 ‘관(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5월 21일 ‘사회복지관의 날’을 앞두고 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서 많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지금처럼 스마트복지관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사회복지관의 날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사회복지관의 날이 늘 상 해오던 관행에 비추어 우리만 아는 끼리끼리의 자축하는 날이 되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기념일을 계기로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여고 모두에게 선포하는 날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필자도 사회복지관이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중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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