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 실효성 있나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 실효성 있나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6.15 18: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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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이용자-활동지원사-기관, 모두 지적하는 비현실적 대책”
▲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은 지난 14일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은 비현실적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은 지난 14일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은 비현실적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이 당사자와 활동지원사 모두에게 비현실적인 지침이라며 지적을 받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4일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휴게시간 자율 준수 분위기 조성 ▲고위험 중증장애인을 위한 가족 또는 다른 활동지원사에 의한 휴게시간 대체근무 지원 ▲노·사·정협의체 구성·운영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근무하는 활동지원사들은 이 대안이 ‘장애인의 안전과 노동자의 쉴 권리, 노동권을 보장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15일 서울 청와대 분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사자가 반대하는 휴게준수 지침이라며 임금저하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했다.

활동지원사노조,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를 역행하는 것

▲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전덕규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전덕규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복지부는 다음달 1일 개정된 근로기준법의 시행에 따라 장애인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세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에는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 이상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 줘야 하며,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이용자의 휴게시간 배려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율 준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업 지침과 이용자 준수사항 등을 안내·계획’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전덕규 사무국장은 “이는 마치 장애인이 노동자(활동지원사)의 인권과 쉴 권리를 무시한 것처럼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율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강제적’으로 휴게시간에 단말기를 중지하라고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노동시간이 매월 22시간가량 늘어나거나 임금이 18만원 줄어드는 결과 외에 실제 휴게는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 사무국장에 따르면 9시~17시까지 하루에 8시간 근무하는 활동지원사가 휴게시간으로 인해 18시에 퇴근하거나 또는 휴게시간을 갖는다 하더라도 당사자 근처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휴게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자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쉴 권리를 이용자가 ‘자율적’으로 준수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 “이용자의 생활, 안전 보장 못하는 실효성 없는 대책”

▲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호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호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침에는 고위험 중증 장애인을 위해 가족 또는 다른 활동지원사에 의한 휴게시간 대체근무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지원으로는 중증 장애인의 월 급여량 9시간 당 1시간 범위 내에서 대체 근무를 실시하고, 가족이 아닌 활동지원사에 의한 대체근무 시 별도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호 소장은 “4시간 근무 후 30분 휴게시간을 가질 경우, 대체근무 시 받는 금액이 하루 4,050원(2018년 활동지원사 시급 8,100원 기준)이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을 받으며 누가 30분을 일하려고 하겠냐.”고 꼬집었다.

또 이 소장은 복지부의 휴게시간 대안 지침이 당사자의 생활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활동지원사가 4시간 근무 후 30분 쉰다고 가정했을 때, 휴게시간 뒤 이어서 근무를 해야 하는데 멀리 갈 수도 없다. 이를 휴게시간이라 할 수 있냐.”며 “중증 장애인은 대체 활동지원사를 지원해주지만, 그 외에 당사자들은 활동지원사가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갈 수 없으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안전에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복지부에서는 이용자에게 휴게시간과 노동시간을 지키라고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면 이용자는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없을뿐더러 안전까지 보장받지 못한다.”며 “복지부의 휴게시간 대안마련은 이해가지 않는 지침이자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은 기자회견에서 △월급제, 교대제, 생활입금제 도입 등 제도 개선 △재가 노동자에 맞는 휴게시간 대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