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참정권 보장 “선거법 개정하라”
청각장애인 참정권 보장 “선거법 개정하라”
  • 조권혁 기자
  • 승인 2018.06.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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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권고 ‘외면한’ 선거토론방송… “2인 이상 수어통역사 배치하라”
장애벽허물기 단체가 청각장애인의 참정권을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다.
장애벽허물기는 20일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청각장애 유권자들이 선거 토론방송에 다중 수어통역사 배치하라는 요구가 외면당하자 관련법 개정으로 참정권을 확보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벽허물기’는 2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각장애인 유권자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그간 장애계는 선거 토론 방송에 한 명의 수어통역사만 배치되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다수의 후보가 나오는 선거토론방송에서 한 명의 수어통역사만 배치되면 누구에 대한 통역인지 알 수 없어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청각장애인 당사자와 장애계는 ‘다수가 나오는 선거토론 방송 등에 2명 이상의 통역사를 배치하라’는 요구를 담은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제출했고, 인권위는 지난달 9일 ‘지방선거 토론 방송 등 수어통역 서비스 개선’을 권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애벽허물기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다중 수어 통역은 G1(강원민방)과 OBS(경인방송) 등 일부 지역 방송에서만 진행됐을 뿐 지상파 방송은 한 명의 수어통역사만이 배치됐다.

장애벽허물기 윤정기 활동가는 “지난해 치른 대선에서 다섯 명의 후보가 방송토론에 출연했지만 수어 통역사가 한 명뿐이라 후보자들의 공약과 발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방송사들이 인권위 권고를 무시할 수 없도록 국회가 나서 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선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다중 수어가 제공되지 않는 현실이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는 질타도 나왔다.

수어통역사협회 조성현 회장이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대한 발언 중이다.
한국수어통역사협회 조성현 회장이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대한 발언 중이다.

한국수어통역사협회 조성현 회장은 “이번 지방선거 때도 청각장애인의 참정권을 위해 방송에서 수어 통역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했지만 선관위는 ‘방송의 기술적 문제로 수어 통역사와 수어 통역 창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반면 방송국 측에서는 ‘기술적 문제는 없다. 선관위 측에서 예산을 늘리거나 허락만 가능하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답변했다.”며 “청각장애인의 참정권을 배려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애벽허물기는 ▲선거방송은 수어 통역과 자막이 의무화될 수 있도록 할 것 ▲선거토론방송 시 2인 이상 출연할 경우 수어 통역사 2인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것 ▲수어 공보물을 수어로 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 ▲정당의 경선 과정에 청각장애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 ▲길거리 유세에 수어 통역 제공을 의무화할 것 등의 요구안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측에 전달했다.

장애벽허물기 관계자들이 청각장애인 참정권에 관한 요구안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 측에 전달했다.
장애벽허물기 관계자들이 청각장애인 참정권에 관한 요구안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 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