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각 시인, ‘스물두 강다리’ 출간
김종각 시인, ‘스물두 강다리’ 출간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18.07.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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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사문단이 강원도 문막시인, 김종각 시인이 ‘스물두 강다리’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김종각 시인의 첫 시집 해설에서 박효석 시인은 “김종각 시인의 작품들을 보면 그동안 그가 얼마나 수많은 고해(苦海)의 바다를 헤엄쳐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며 “그동안 그가 오랜 세월을 고해(苦海)의 바다를 헤엄쳐오면서 좌절과 방황, 불안감과 패배를 통하여 때로는 체념하다가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왔는지 그의 이러한 여정을 통하여 정박의 닻을 내릴 곳이 시를 통한 禪의 세계라는 것을 그의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편모슬하에서 성장해오면서 사람들 중심에서 벗어나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매사에 조심해가며 소심하게 살아온 그의 모습에서부터 험난한 삶의 파도를 헤쳐 가며 살아온 그의 적나라한 삶의 여정을 보면서 그가 시에 귀의한 것은 어쩌면 그의 타고난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 사람의 삶이 한 시대의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기록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김종각 시인의 시를 읽는 내내 들었다. 특히 이 시집의 표제 ‘스물두 강다리’를 비롯한 그의 고향에 대한 작품 ‘추억의 돌다리 방죽’이나 ‘수원지’ 등은 그 당시의 충청도의 정경이나 그 당시의 사람들이 살고 있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는 김종각 시인의 시의 산물일 것이다.

◇‘머리를 켜고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전문

나는
머리를 켜고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머리를 끄고 살아가는 세상이랍니다
머리를 켜고 살아간다고요?
당신은 존경스럽습니다
비·바람·파도를 이겨내며 항해하듯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며
바느질이 되신다고요?
당신은 대단합니다
아직도
머리를 켜고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머리를 끄고 살아가는 세상이랍니다
그것이 마음 편한 세상살이인가 봅니다
나는
머리를 켜고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위의 시에서 그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다. 아무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그는 스스로를 죄스러워하고 있다. 그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소심했던 당시의 심적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의 이런 상황이 시와 접근하게 만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는 깨달음의 문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시는 왜 쓰는가에 답이 인간은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물두 강다리’ 전문

오늘도 버티고 있습니다
미호천 모래밭 깊숙이
스물두 개 다리를 묻고
일백여 년 넘도록
경부선의 일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마로 가슴까지 차오르는
거센 물결에도
가물어 발목으로 내려가도
땡볕을 견뎌내며
발이 저릴 만도 한데
군말 하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의 발길에
꾸욱 꾸욱 밟혀도
철커덩 철커덩
신음소리 내면서도
미련스럽게 꿋꿋이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철길에 귀 대어보고
전해져 오는 소리 들리지 않으면
부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침목 하나하나 건너며
한때는 강 건너 친구 집
가는 지름길이기도 했습니다
기다리다 고향 소식 없으면
희미해지는 기억 찾아
지난 세월 하나하나 건너
다정하고 그리워지는
어린 시절 친구
찾아가는 길목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버티고 있습니다

위의 시는 오랜 객지 생활에서 고향에 대한 그의 그리움이 잘 표현된 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움이야말로 상상력(想像力-imagination)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볼 때 상상(想像)은 우리말로 ‘그리다’이기에 시는 그리움을 형상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한참을 걸어가야만 만나는 읍내 끝에 있는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경부선의 ‘스물두 강다리(철교)’에 대한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문득 잊고 있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된다. 비만 오면 강다리를 건너야만 친구에게 갈 수 있었기에 무서워도 건널 수밖에 없었던 그 ‘스물두 강다리’가 객지 생활에서 힘들 때마다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달래주었기에 100년 넘게 강물 모래 속에 다리를 묻고 있는 그 ‘스물두 강다리’는 어쩌면 그가 살아가면서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그리움의 영혼의 다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문에 썼다.

한편 이번 시집에 자서에는 김종각 시인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수줍은 마음으로

‘스물두 강다리’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40년 넘는 타관에서 지치고 무기력할 때마다 힘이 되어 준 강다리입니다.

사랑할 줄도 모르고 표현도 서툰 사람이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불덩이를 가슴에 담아두고 긴긴 세월을 지나왔습니다. 지금 훌훌 벗고 나니 부끄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이는 5년 전 詩의 바다에 배를 띄워주신 월간시사문단 손근호 발행인님, 순풍을 만들어 주시는 박효석 회장님과 빈여백 동인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웃 박원영 시인과의 시담(詩談)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주었습니다.

하늘에서도 걱정해 주시고 계실 큰 형님과 격려해 주시는 작은 형님, 누나와 동생들에게도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사랑스러운 지윤, 태영 두 딸과 사위 범석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구나. 응원해 주는 조카들아 고맙구나. 언제나 힘이 되어주시는 주변 지인들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의지가 되어준 죽마고우 창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 다른 출발점에 서서 더 열심히 하렵니다.

어머님께 ‘사랑합니다’라는 표현 한 번 못한 지금 소용없는 일인 줄 알지만 오늘은 더욱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이번 시집에 대표작 추천은 그림과책 손근호 시인이 선정 김종각 시인의 인생이라는 연작시를 감상해 보자.

인생1

人間은 죽음을 전제로 태어난다
나는
오늘도 죽음을 向해 발을 디디고 있다

인생2

人間은 탐욕을 갖고 태어난다
무거운 욕심의 억눌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죽어 가고 있다

인생3

부글부글 끓어야
맛있는 찌개가 되고 밥이 지어지듯
부글부글 끓는 과정을 인내해야
멋있는 인생이 되나 보다

인생4

개다리소반에
탁주 한 주발
풋고추
하나면 좋다

◇김종각 시인 약력

1952년 조치원 출생
2014년 월간 ‘시사문단’ 시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원주문인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한국시사문단낭송가협회 회원
북한강문학제 추진위원
‘봄의 손짓’ 공저(제10~제13호)
‘원주문학’ 공저(제45호)
북한강문학제 시와 사진전(제5~제7회)
제11회 빈여백동인문학상 수상
제13회 풀잎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