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사 휴게시간 지침 “무책임한 제도”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지침 “무책임한 제도”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7.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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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고려하지 않은 지침으로 이용자-활동지원사-중개기관 모두 “실효성 없는 대책”
정의당 윤소하 의원 “다른 ‘시간’으로 보상하는 등 방안 모색 필요”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전국활동지원사노조 등 단체는 3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보건복지부의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지침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침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전국활동지원사노조 등 단체는 3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보건복지부의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지침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침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달부터 시행한 개정 근로기준법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 이용자, 중개기관 모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3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정의당 장애인위원회,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휴게시간 보장 및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 단가 개선 ▲사회서비스 재가노동자에 맞게 휴게 관련 법령 정비 등을 촉구했다. (관련기사_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대안, 실효성 있나)

고위험 중증 장애인 위한다던 대체 근무 지원, 이용자 안전 위협·가족에게 책임 전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정영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정영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도 장애인활동지원 제공인력 휴게시간 세부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침 안에는 휴게시간 자율 준수 분위기 조성 고위험 중증 장애인을 위한 가족 또는 다른 활동지원사에 의한 휴게시간 대체근무 지원 노·사·정협의체 구성·운영 등을 담고 있어 노동자의 휴게를 보장하고 고위험 중증 장애인을 위해 대체 근무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노동권과 이용자의 안전 모두를 보장하지 못하고, 고위험 중증 장애인을 또 다시 가족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함 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침.”이라고 질타하고 나섰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정영만 활동보조위원장은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못하는 이유를 현실과 비교해 설명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복지부의 지침에서 휴게시간 대체 근무를 지원하는 대상으로 규정한 고위험 중증 장애인의 경우, 대체 인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도 노동강도에 비해 낮은 활동지원서비스 단가로 활동지원사들이 기피하는 상황에서, 휴게시간 대체 근무에 대한 대체 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결국 위험에 노출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중개기관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현장에 내려보낸 지침에는 개정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으면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은 활동지원사에게 휴게시간 준수를 요구할 수 밖에 없고, 실질적인 휴게시간이 아닌 (노동시간을 측정하는)단말기를 법에 맞게 4시간에 30분 혹은 8시간에 1시간 중지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활동지원사가 일하는 환경에서 휴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휴게공간을 별도로 마련할 수도 없고, 30분이나 1시간의 휴게를 위해 장애인 당사자의 근처에서 이동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 휴게시간이 추가되면 예를 들어 9시~17시까지 하루에 8시간 근무하는 활동지원사가 18시에 퇴근하게 돼 실질적 휴게가 아닌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법 취지와 달리 근무환경이나 소득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 위원장은 “휴게시간이 추가되면서 근무시간이 매월 22시간 늘어나거나 또는 임금이 18만 원 줄어드는 결과만 있을 뿐, 실제 휴게 보장이 될 수 없다.”며 “이미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수입으로 이탈이 많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개기관은 활동지원사에게 휴게시간을 지키라 하지만, 당장 대체인력이 없어 휴게시간을 준수한다면 이용자가 방치되고 있는 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게시간 지침으로 다시 가족에게로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질타도 나왔다.

정 위원장은 “고위험 중증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부족해 현재도 12~20시간을 가족이 감당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휴게시간 지침에 가족이 대체할 수 있다는 명시가 들어가면서 다시 가족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고위험 중증 장애인이나 활동지원사의 노동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의 안전과 노동자의 노동권이 모두 보장되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덧붙였다.

휴게시간 보장위해 다른 지원 방안 모색해야… 활동지원서비스 대해 정부ㆍ당사자 논의로 해나갈 것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활동지원사의 특수성을 감안한 개선이 요구도 나왔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활동지원사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것은 노동자의 휴게시간 보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 당연한 권리가 지켜져 환영한다.”면서도 보건복지부의 휴게시간 지침에는 “실효성이 없는 지침.”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활동지원사의 휴게시간과 장애인의 이용권, 선택권 존중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독일은 불가피하게 휴게시간이 단축될 경우 다른 ‘시간’으로 보상하게끔 돼있다. 우리 역시 이런 제도를 응용해 분기별 또는 반기별 일정기간 휴게시간을 모아 사용하고, 이에 따른 대체인력은 사회서비스원 활용 등 업무 형태에 따른 다양성이 법에 담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당사자들이 목숨을 걸어 확보한 제도이며, 이는 노동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활동지원서비스 관련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정부와 당사자와 함께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들은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휴게시간 보장 및 대체인력 확보 위한 추경예산 편성 ▲장애인활동지원 급여 단가 개선 ▲사회서비스 재가노동자에 맞게 휴게관련 법령 정비 ▲복지부 약속 문서 전달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