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리프트 사고 첫 재판 "엄중한 책임 물어야"
휠체어 리프트 사고 첫 재판 "엄중한 책임 물어야"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7.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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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증진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민법 등 위반 주장
재판부 '현장 검증' 예정… 일정 조율 후 진행
신길역 휠체어 리프트 사건 첫 재판인 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단법인 두루 등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길역 휠체어 리프트 사건 첫 재판인 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단법인 두루 등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길역에서 발생한 휠체어 리프트 사고와 관련해 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신길역 1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던 한 모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한씨는 왼쪽에 설치된 역무원 호출 버튼을 누르기 위해 휠체어 방향을 돌리던 중 계단으로 추락했다. 신길역 환승 구간에는 승강기가 없어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한 씨는 의식을 잃은 채 3개월 여 간 병상에서 힘겨운 시간을 견디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이에 지난 3월 유가족과 장애계는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손해배상청구와 차별구제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6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단법인 두루 등은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휠체어 리프트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전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의 직무유기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송계약상 안전배려 의무·장애인차별금지법·공장물 관리 책임 등 위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자문변호사인 김진영 변호사가 소송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자문변호사인 김진영 변호사가 소송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변호인단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명확한 책임을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자문변호사인 김진영 변호사는 해당 사건이 ▲운송계약상 안전배려의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민법상 공작물 관리 책임 등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3조에는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고, 동법 제5조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이동편의시설 설치 기준 준수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제19조에는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 장애인이 접근·이용함에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동법 제19조4항에는 교통약자가 이동함에 있어 정당한 편의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이동편의시설로 △통로 △경사로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계단 등 총 5개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휠체어 리프트가 편의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휠체어 리프트는 승강기와 달리 계단 또는 경사가 있는 개방된 곳을 통과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다. 특히 추락하는 경우 심각한 상해, 나아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휠체어 리프트는 정당한 편의시설로 보고 있지 않고, 이를 개선할 것을 공고 하고 있다.”며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 법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통사업자에 구체화된 안전배려의무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책임에 대해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작물 관리 책임 등에 대해서도 위반했다고 제기했다.

민법 제758조제1항(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는 공작물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고 한 모씨는 신길역 내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려 역무원 호출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버튼이 왼팔로만 누를 수 있는 곳에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왼팔에 장애가 있는 원고는 오른팔로 버튼을 누르려는 과정에서 화를 당했으며, 버튼의 위치 또한 계단과 거리가 불과 90cm정도여서 휠체어 길이 180cm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휠체어 리프트는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로 휠체어 리프트 기준으로 방어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비장애인이 호출버튼을 안전하게 누를 수 있다 해서 호출 버튼이 통상 요구되는 안전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길역 역사 내 설치된 시설로 공작물에 포함된다. 따라서 피고는 설치 또는 보존 하자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휠체어 이용자와 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야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서울교통공사가 최소한의 조치를 했더라면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인이 느꼈을 무력감과 절망감, 극한의 공포와 분노, 유가족에게 남았을 씻을 수 없는 슬픔과 상처에 대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배상이 필요하다.”고 소송취지를 밝혔다.

본인에게 책임 전가하는 서울교통공사, 준엄한 심판 내려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장애계는 ‘이번 사건에 책임이 없다’는 서울교통공사의 태도를 규탄하고 나섰다.

장애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이 장애계 단체를 방문했고, 이날 면담에서 김 사장은 ‘법 대로 하자’고 답했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은 “서울교통공사는 유가족에게 어떠한 사과도 없었고, 전화나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또한 서울교통공사는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하기 전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본인들 책임이 없다며 고인이 된 당사자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준엄한 심판을 촉구했다.

또한 “이번 소송은 단순히 배상을 받기위한 소송이 아닌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진행하는 소송.”이라며 “또한 장애계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끔 살인기기 휠체어 리프트 철거에 대한 투쟁을 진행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장 검증을 받아들였으며, 일정 조율 뒤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