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上下知有之(태상하지유지, 노자의 도덕경 中) 최고의 리더는 있다는 존재만 느끼게 하는 리더라고 한다. 하지만 대개의 많은 리더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 내려하는 속성이 있다. 그것이 리더의 덕목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들어내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이때 주로 손대는 것이 ‘관리와 통제’이다. 형식적 업무들은 주로 관리와 통제 속에 가장 많이 포진해 있다.

계획서, 보고서, 평가서 등은 관리와 통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들이다. 그리고 이 도구들은 주로 기획팀의 주요 업무가 된다. 기획팀은 이를 근거로 조직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많은 리더들이 ‘기획팀이니, 전략팀이니’ 하는 조직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조직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부조직인 시군구, 정부 등도 관리와 통제를 위하여 계획서, 보고서, 평가서를 요구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매카니즘(Mechanism)이 지도점검과 사회복지시설 평가이다.

리더들은 하소연한다. ‘현장이 답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상부의 관리와 통제로 인해 힘들다. 그러니 정작 하고 싶은 현장의 일을 할 수가 없다!’ 이렇게 관리와 통제로 인한 부작용을 잘 알고 있는 리더이지만, 자신이 경험한 똑같은 관리와 통제방식을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지시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임파워먼트와 당사자주의로 실천할 것을 주문한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권한부여·권한위임) 와 당사자주의를 외치는 리더들이지만 정작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관리와 통제방식을 사용한다. 매우 모순적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임파원먼트와 당사자주의는 조직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조직구성원들이 임파워먼트와 당사자주의에 의해 사회서비스를 실천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이 먼저 임파워먼트와 당사자주의에 의해 일하고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경험하고 있지 못한 것이 실천으로 나올 리가 만무하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사회복지조직에 인사평가가 필요가 있을까? 다면평가, 상향평가, 교차평가가 의미가 있는 것일까? 사회복지조직의 계획서와 보고서가 이렇게 학제적일 필요가 있을까? 사업평가는 꼭 1년에 4번 해야 하는 것일까? 1번으로도 족하지 않을까? 프로그램 하나를 위해 3~4번의 기안을 해야 하는 것일까? 모두 관리와 통제의 방식 속에서 작동하는 과업들이고 들어가는 비용과 여력도 만만치 않다.

리더의 결정에 의해 버려줘야 할 과업들이다. 구성원들에게 자발성과 창의성을 원한다면 먼저 이러한 과업들의 형식들을 깨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직구성원들에게는 임파워먼트와 당사자주의를 실천하라. 

‘그럼 관리와 통제는 어떻게 누가 하는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관리와 통제는 리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사회가 하는 것이다. 조직의 핵심가치와 규범으로 조직 구성원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리더가 있다는 존재만 알고 있고, 조직 스스로가 관리하고 통제하는 문화를 ‘건강한 조직문화’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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