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거권 문제 “강행 규정으로 실행력 높여야”
장애인 선거권 문제 “강행 규정으로 실행력 높여야”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8.07.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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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선거권 보장 현황과 개선과제 살펴
승강기가 없는 곳이 사전투표소가 마련되면서 장애인들의 참정권이 가로막혔다.
지난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소 현장. 승강기가 없는 곳이 사전투표소가 마련되면서 장애인들의 참정권이 가로막혔다. ⓒ웰페어뉴스 DB

장애인 유권자의 선거권 문제가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강행규정으로 실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현안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적 채널’ 마련에 심도 있는 논의도 제안됐다.

지난 23일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정치의회팀 김종갑 입법조사관의 글이 실렸다.

김 조사관은 “장애인 유권자에게 선거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투표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어떤 법적·제도적 장치를 운영하고 있는 가를 보면 민주주의가 얼마나 실질화·공고화 됐는가를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의 현실은 긍정적 평가와 비판적 평가가 교차한다.”고 분석했다.

이슈와 논점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신 국내·외 동향과 현안에 대해 발간하는 정보소식지다.

법과 제도적 변화… 20대 국회에 장애인 참정권 관련 18건 개정안 발의

그동안 장애인 유권자의 선거권 보장을 위한 변화가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미흡함을 지적받는 부분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김 조사관에 따르면 정보 제공은 1998년 공직선거 후보자 방송연설에서 수어방송을 의무화 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 시각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의 제출과 방송광고에 수어·자막이 도입됐다. 2015년 공직선거법에 점자형 선거공보의 제출이 의무화(대선·지역구총선·지자체장선거) 되고, 지난 4월 책자형 선거공보에 음성·점자로 출력되는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 표시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투표편의제공은 조금 앞서 시작됐다.

1960년 중증 장애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재자투표 신고를 허용한 이래, 1992년 부재자 투표 신고 범위를 신체적 장애인으로 넓혔고 2008년에는 교통 편의 제공에 대한 내용이 공직선거법에 신설됐다. 이어 2010년 장애인 거주시설 내 기표소가 설치되고, 지난 4월 투표접근 편의를 위한 제방시설의 설치와 적절한 투표소 위치 확보 등 필요한 사항을 ‘공직선거관리규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특히 변화는 계속 준비되고 있다.

20대 국회에 장애인 참정권 보장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18건.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제출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에서부터,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와 투표소 내 편의성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 발의돼 있다.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점자 선거 공보물.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점자 선거 공보물. 점자 선거 공보물 의무 대상이 한정돼 있고, 면수 제한으로 인해 정보 접근에 제약을 받고 있다. ⓒ웰페어뉴스 DB

법과 제도 실행력 높이려면 ‘임의’아닌 ‘강행’ 필요

그동안의 법과 제도적 변화와 계속되는 노력에도 여전히 미흡함이 지적되는 이유는 뭘까.

관련 규정이 ‘의무’가 아닌 ‘재량’으로 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0대 국회에 발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내용에는 ▲기표보조장치 ‘의무화’ ▲선거방송의 자막 및 수어 방영 ‘의무화’ ▲1층 또는 편의시설 있는 ‘곳에만’ 투표소 설치 등 강행 규정을 담은 내용들이 눈에 띈다.

김 조사관은 “임의가 아닌 강행규정으로 변경해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개선내용으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와 음성형태 선거정보 제공 ▲발달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 제작 및 제공 ▲(사전)투표소 1층 설치가 어려울 경우 승강기·경사로 등의 편의시설 구비 ▲투표소 수어통역사 배치 의무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자막 제공, 특정비율 이상의 자막 방영 ▲점자 투표 용지와 투표 보조기구 투표소 비치 ▲투표보조인 배치 등을 꼽힌다.

더불어 새로운 개선 방안의 검토도 제시됐다.

시각장애인 투표보조기구의 경우 점자틀에 인주가 묻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이용하는 일회용 점자틀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또 정보접근과 관련해 구·시·군 선거방송토론회가 주관하는 장애인 유권자 대상 공약설명회 활성화로 정보습득의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정치적 채널’의 필요성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김 조사관은 “제도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현안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적 채널’.”이라며 “일정 비율의 장애인 후보 공천을 의무화 하거나, 장애인 후보 추천 보조금의 확대, 장애인 비례대표 의석 할당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0대 국회에 제출된 장애인 참정권 보장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20대 국회에 제출된 장애인 참정권 보장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