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허무는 몸짓의 향연' 장애인 국제 무용제
'편견을 허무는 몸짓의 향연' 장애인 국제 무용제
  • 손자희 기자
  • 승인 2018.08.0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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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일의 장애인국제무용제,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 무용제(KIADA) 열려
아시아3개국 유럽4개국 팀 참가 14개 작품... 오는 5일까지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작품‘Mark:34’ 공연 무용수들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작품‘Mark:34’ 공연 무용수들

"I would love to say people need to gain sense of freedom and openness"

“관객들이 자유와 열린 마음의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아리스티디 론티니(Aristide Rontini) / 무용제 참가 장애인 무용수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 무용제(이하KIADA)가 개최됐다.

'It Moves Me'라는 제목의 현대무용으로 KIADA 첫 무대를 연 이탈리아의 지체장애 안무가이자 무용수 아리스티디 론티니(Aristide Rontini)는 이번 무용제를 통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빛소리친구들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문화체육관광부·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밀알복지재단이 후원한 KIADA가 지난 1일부터 5일간 서울 종로구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KIADA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장애·비장애 무용수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한국을 포함한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 등 총 7개 국가에서 온 14개 초청작을 선보인다. 해외초청작과 국내선정작 부분으로 공식프로그램이 구성됐으며, 부대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사진전, 무용수들과의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다.

장애를 가진 무용예술가들에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장애예술 현실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된 이번 KIADA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을 매개로 소통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작품‘Mark:34’ 공연 중인 청각장애인 김영민 무용수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작품‘Mark:34’ 공연 중인 청각장애인 김영민 무용수

이번 무용제의 이애현 예술감독은 “지난 1,2회 무용제는 그동안 장애무용의 수준들에 대해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3회 무용제는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이제는 도약하려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장애 예술의 수준이 높아지는데 기여하겠다.”며 큰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무용제 손봉호 대회장은 KIADA가 담는 의미를 '가능성'과 '소통'으로 설명했다. 

손 대회장은 “그동안 장애 예술은 미술과 음악 쪽에만 치우쳐 있었다. 무용도 ‘장애인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KIADA가 보여줬다.”며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앞으로 예술과 복지를 아우르는 의미와 상징성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KIADA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찾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세계 유일한 장애인 무용제임을 강조하며 “단순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서로 자극을 받아 배우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교류의 장이 되는 의미도 부여했다.

장애와 비장애 경계 허무는 몸짓 "배움이 큰 공연"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초청작 안무가 장혜림

KIADA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무용수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간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를 가진다.

99아트컴퍼니에서 한국무용을 바탕으로 창작무용을 하고 있는 안무가 장혜림은 청각장애인 김영민 무용수와 함께 작품‘Mark:34’를 지난 1일 선보였다.

장 안무가는 “성경 구절 중에 마가복음 7장 34절에 기록된 ‘에바다’는 ‘열리다’는 뜻으로 귀 먼 자들에게 치유가 일어나는 기적의 사건이다. 우리의 춤이 무대에 올려 졌을 때 청각장애인과 모든 사람들에게 치유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 안무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장애인 무용수와 호흡을 맞췄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고 말한다.

장 안무가는 “처음 장애인과 함께하는 공연에 논문이나 책을 찾아보며 준비를 했었다. 청각장애 무용수들이 고개를 숙였을 때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진동으로 소통하는 법을 터득했고 이제는 발로 쿵쿵 치면 올라오는 그런 자연스러운 신호들이 우리 사이에 생겼다.“며 “이번 작품을 함께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된 부분들이 많아 큰 배움이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 스스로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낯섦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관객들도 이번 무대를 보는 것 자체가 그 편견을 깨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그들이 표현하는 아름다움과 밝은 에너지들이 전달 될 것.“이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장애인 무용수들, "교육·정부 지원 필요"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김영민 무용수

특히 장애인 무용수들은 이런 공연을 통해 관심과 함께 교육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혜림 안무가와 함께한 청각장애인 김영민 무용수는 "청소년기에 학교에서 특별행사로 무용을 한 것을 계기로 시작해 벌써 무용을 한지 35면이 됐다."며 "무대에 서면 장애를 떠나 나를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이 너무 좋다."는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무용수로 활동하는 데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늘 안타깝다.

김 무용수는 "앞으로 현대무용, 발레, 고전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무용을 좀 더 배우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거의 없고, 배울 수 있는 단체가 한 두군데 있지만 예산문제와 교육과정 등의 이유로 원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해 아쉽다."고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장애무용수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지체장애 안무가·무용수 아리스티디 론티니 

지체장애가 있는 아리스티디 론티니 안무가는 “이탈리아 내에 아마추어 무용수나 비장애인 무용수들은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고, 다양한 사회적 기회가 있지만 장애인 무용수들에게는 기회가 없다.”며 목소리를 냈다.

이어 “장애인 무용수로서 전 세계의 장애인 무용수와 함께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 감사하다.”며 “세계 유일한 장애인 국제 무용제에 참석해보니, 각 국의 장애인 무용수를 위한 제도나 지원 등에 대한 현주소를 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론티니는 “장애인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을 개발하기 위한 보다 활발한 장기적 관점의 논의가 이뤄지기 바라며, 이미 음악과 미술 등에서는 장애예술이 활성화된 것 처럼 장애인 무용수들이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국내외초청팀 환영회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경숙원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국내외초청팀 환영회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경숙원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사진전
제3회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무용제 사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