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탑승 제한한 에버랜드 ‘장애인 차별’
놀이기구 탑승 제한한 에버랜드 ‘장애인 차별’
  • 조권혁 기자
  • 승인 2018.10.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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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성물산에 위자료 지급 결정… “안전 가이드북 수정해야”
에버랜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이용거부 차별 구제 청구 소송에서 승소 후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관계자들 ⓒ조권혁 기자
에버랜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이용거부 차별 구제 청구 소송에서 승소 후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관계자들 ⓒ조권혁 기자

3년 간 진행된 ‘에버랜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이용거부 차별 구제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장애인 차별을 인정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37부는 시각장애인 김모씨 등 3명이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각각 200만 원씩 6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더불어 장애인 탑승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안전 가이드북을 수정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비장애인에 비해 놀이기구가 시각장애인에게 안전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은 객관적 근거 없는 막연한 추측.”이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시각장애인의 탑승을 제한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에서 정하는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장애계는 선택과 결정에 대한 중요한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이번 소송은 지금까지 안전이라는 미명아래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함부로 침해해도 된다’는 사회전반의 차별인식에 대한 첫 문제제기 였다.”며 “누구나 본인의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여가생활에서 조차 일어나지도 않은 사고와 그 위험성을 담보로 장애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불합리한 차별행위에 대한 첫 번째 전면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장애인에게 제한되지 않는 위험을 선택할 권리를 장애를 이유로 제한하는 것이 명백한 차별행위이며, 위험을 선택할 권리 역시 자기결정권임을 입증하는 첫 번째 판례.”라며 “그동안 위험과 안전을 이유로 장애인을 제한, 배제, 분리, 거부하는 차별행위에 대하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위험할 것 같다’는 막연한 추측만으로 장애인의 이용을 제한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이번 판결을 통해 그런 추측만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장애인에 대한 놀이기구 이용제한 소송은 지난 2015년 시작됐다.

지난 2015년 5월 15일 시각장애인 3명과 비장애인 3명이 에버랜드를 방문,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T-EXPRESS 등의 놀이기구 이용을 거부당했다.

이 소식을 접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에버랜드 측에 몇 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에버랜드 측은 이용거부에 대해 자세한 설명 없이 단지 ‘안정상의 이유’라고 언급, 차별 구제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진행 과정 중 지난 2016년 4월 재판부가 직접 에버랜드 놀이기구에 탑승해 현장 검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