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사결정 침해 말라” 성년후견제 개선 공대위 출범
“장애인 의사결정 침해 말라” 성년후견제 개선 공대위 출범
  • 조권혁 기자
  • 승인 2018.10.17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 이상 장애인의 의사결정 권리 침해를 두고 볼 수 없다.” 강력 대응 예고
장애계단체들이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의 결정권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조권혁 기자
장애계단체들이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의 결정권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조권혁 기자

장애계단체들이 성년후견제도가 장애인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월 '성년후견제도의 개시가 피성년후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가 관련 소송을 진행하던 법률가들을 통해 제출됐다.

이에 장애계는 성년후견제도의 근본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헌법소원청구를 중심으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치추진연대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시민단체 등은 ‘성년후견제 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출범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공대위는 “성년후견제도는 권리를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성인이 후견인을 선임해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자 시작된 제도.”라며 “하지만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라고 하면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의 의사결정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미 사회적인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장애인은 의사결정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차별을 계속 겪고 있다.”며 “오히려 법제도가 이러한 차별을 공식화해 장애인의 의사결정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라지만, 의사결정 권리는 박탈되고 있다

이들이 성년후견제도가 판단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법상 성년후견제도를 판단하는 가정법원은 후견인과 후견제도의 개시에 대해 피성년후견인의 의사를 확인한 이후 판단하도록 법률상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쉽게 후견의 개시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공대위의 주장이다.

또한 성년후견제도의 유형 중 성년후견 유형은 성년후견개시 후 후견인에게 포괄적인 대리권한을 부여하면서 당사자의 모든 법률적 권한이 박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대위는 “이러한 결과 실제 현장에서는 장애인의 성년후견인 선임이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금융 관련 업무나 휴대전화 개설 등 각종 법률적인 의사결정에 있어 후견인의 동행을 요구한다.”며 “장애인 스스로 할 수 있는 의사결정들이 성년후견제도 도입으로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꼬집었다.

국제사회에서도 장애계의 지적과 같은 이유로 제도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UN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UN 장애인권리협약 보고서’를 ‘성년후견제도가 장애인의 결정권을 대리하는 대체의사결정 제도로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제도의 성격에 따라 폐기가 필요하다.’고 권고하며 성년후견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의사결정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대신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제도로 전환 돼야 한다고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공대위는 “더 이상 장애인의 의사결정 권리 침해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우선 성년후견제도의 유형 중 의사결정권리를 포괄적으로 대리하며 심각하게 권리를 침해하는 성년후견 유형을 폐지시키기 위한 활동을 시작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성년후견제도는 2013년 7월 1일 민법 개정으로 기존 한정치산·금치산 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질병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 또는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는 성년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