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보장 약속한 文, 청와대는 4개월째 ‘담당부서 없다’ 답변
참정권 보장 약속한 文, 청와대는 4개월째 ‘담당부서 없다’ 답변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10.17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계 “모든 장애인 당사자가 국민의 한사람으로 참정권 보장되기 위해 민·관협의체 구성해 논의해야”
장애계 단체가 17일 청와대 분수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사전투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계 단체와 만나 참정권 확보 노력을 약속하며 면담을 약속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청와대는 ‘담당부서 없다’며 만남을 외면하고 있어 장애계 단체가 정부는 장애인 당사자 참정권 보장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장애계 단체와 당사자들은 17일 서울 청와대 분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정권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관협의체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이 약속했지만, 청와대는 ‘담당부서 없다’고 만나주지 않아… 당사자 참정권에 대한 개선의지 부족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피플퍼스트 등 장애계 단체는 지난 1월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대응팀(이하 참정권 대응팀)’을 구성해 선거기간 동안 전국 관리·감독과 정책개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다.

그 뒤 참정권 대응팀은 제7회 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였던 지난 6월 8일 삼청동 사전투표소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당시 사전투표를 하러 온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참정권 대응팀과 만나 ‘장애인 참정권 확보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참정권과 관련해 청와대 실무진과 구체적 내용을 향후 논의하기로 했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참정권 대응팀의 설명이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는 장애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같은 시민으로서 참정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참정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당사자들과 만나 ‘직접 신경쓰겠다’고 약속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와대는 ‘담당할 부서가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장애인 당사자 참정권에 대해 개선하려는 의지와 관심이 없는 것이며, 장애인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특별한 배려를 받아야 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정권은 모든 시민에 부여된 권리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모든 장애인 당사자가 투표를 하고 싶은 후보자에 투표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가 제공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관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국피플퍼스트 김대범 활동가 또한 장애인 당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정부가 만남을 수락해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그 어려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는데 왜 국민인 발달장애인 당사자와는 만나주지 않느냐.”며 “발달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공보물을 제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피플퍼스트는 지난 2016년부터 발달장애인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물과 알기쉬운 그림투표용지 제작을 요구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요구는 반영되지 않고 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가 당사자와 만나 논의를 거쳐 장애유형에 맞게 선거공보물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철마다 장애인 참정권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지만, 최근 실시한 지방선거에서도 참정권을 보장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정권 대응팀에 따르면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서울 사전투표 투표소 4곳 가운데 1곳은 휠체어 이용자가 아예 접근할 수 없었고, 세종시의 경우 청각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수어통역사가 배치된 곳은 전무했다.

또 발달·시각장애인은 동일한 정보를 유형에 맞게 전달받지 못했고, 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은 본인 확인이나 기표절차가 형식적으로 진행돼 공정한 선거를 보장받지 못했으며,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은 투표하는 날인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참정권 대응팀은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은 매번 다음 선거로 미뤄지고 있다. 다음 선거인 오는 2020년 선거에는 반드시 장애인 참정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